모바일 주식거래 최강 증권사는
지난해부터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휴대 기기를 통한 주식거래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MTS)을 이용한 주식거래는 기존 PDA나 휴대전화로도 가능하긴 했지만 지난해 1월 미래에셋증권과 KB투자증권이 업계 최초로 스마트폰 주식거래를 시작한 이후 봇물 터지듯 모바일 거래량이 급증했다.지난 1월 모바일 주식거래 대금은 총 15조3225억 원으로 전체 거래 대금의 약 5%를 차지하고 있다. 모바일 주식거래에서 선두 증권사는 어디일까.
1990년대 중반 인터넷의 보급과 함께 홈 트레이딩 시스템(HTS)이 투자자를 객장에서 떠나게 한 것과 같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이용한 MTS는 언제 어디서나 주식거래가 가능하게 했다.
증권사들은 향후 모바일 거래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각자 다양한 콘텐츠와 시스템을 선보이는 한편 스마트폰이나 아이패드를 공짜로 지급하며 투자자 모시기 경쟁이 한창이다.
수수료 무료·스마트폰 지급 등 경쟁 치열
모바일 주식거래 시장 역시 키움증권·미래에셋증권 등 온라인 리테일 영업에 경쟁력을 가진 증권사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모바일 주식거래 대금 기준으로 키움증권이 1월 한 달 동안 3조2321억 원을 기록해 업계 1위를 차지했다.
키움증권의 HTS인 ‘영웅문’의 모바일 버전인 ‘영웅문S’ 애플리케이션은 출시 석 달 만에 키움증권 모바일 거래량을 3배 증가시켰다. 전체적으로 구동 속도가 빠르고 업계 최초 도입된 ‘쾌속 주문’과 ‘게시판’이 특징이다.
전체 모바일 거래량에서는 키움증권에 뒤졌지만 스마트폰 거래량만 두고 보면 가장 많은 거래량(2조8365억 원)을 기록한 미래에셋증권이 키움증권의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업계에서 가장 먼저 스마트폰 주식거래를 시작한 미래에셋증권은 수수료 무료 등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이용자가 꾸준히 증가, 상시 접속자가 약 3만4000명에 이른다. 미래에셋증권은 원래 지난해 말까지 스마트폰 주식 매매 수수료 무료 이벤트를 열 계획이었으나 2011년 12월 31일까지 1년간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3위 하나대투증권의 ‘스마트하나’ 애플리케이션은 다른 증권사와 달리 스마트폰을 통해 회원 가입이 가능하며 관심 종목이나 매매 주문 등 기본 화면이 HTS와 동일한 점이 최대 장점이다.
4위 삼성증권의 ‘엠팜프로’는 국내 최초로 가상화 서비스(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데이터센터 서버상의 가상운영체제를 구동)를 구현해 아이폰·안드로이드폰·바다폰 등 앞으로 출시될 어떠한 스마트폰 운영체제(OS)에 관계없이 모바일 트레이딩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5위 대우증권의 ‘스마트’는 기본적인 주식거래에서부터 ELW 거래와 펀드를 비롯한 각종 금융 상품 거래, 리서치 자료 열람과 은행 거래 등 70개 이상의 다양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시장 선점을 위한 증권사 간 수수료 및 마케팅 경쟁이 치열해 모바일 주식거래가 급증하고 있지만 실적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초기부터 경쟁이 과열되면서 0.1%대였던 모바일 수수료가 온라인 수준인 0.015%로 낮아졌고 많은 증권사들이 스마트폰 지급이나 수수료 무료 이벤트 등을 하고 있어 초기 개발비도 뽑지 못한 곳도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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