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론: 새로운 시작’
돌이켜 보면 1982년은 놀라운 해였다. 그해 스티븐 스필버그가 ‘E.T.’를, 스티븐 리스버거가 ‘트론’을 발표했다. 흥행 면에서는 ‘E.T.’의 압승이었다. 컴퓨터 그래픽의 본격적인 활용, 가상현실을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영화 ‘트론’은 당시 관객들에게 지나치게 낯설었다.그러나 ‘트론’은 비디오 시장에서 기적적으로 부활했고 1990년대까지 컬트적인 인기를 누렸으며 2010년에 이르러 최첨단 3D 기술을 통해 새롭게 재창조됐다.
최고의 비디오 게임 회사 사장 케빈 플린(제프 브리지스 분)이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선언한 뒤 이틀 만에 실종된다. 슈퍼컴퓨터가 케빈과 그의 게임 ‘트론’을 통째로 삼켜버린 것이다.
그리고 21년이 흘렀다. 케빈의 아들 샘(개럿 헤들런드 분)은 아버지를 찾아 나서고, 이제 트론 안의 가상 세계 ‘그리드’에서 슈퍼컴퓨터와 죽음을 불사한 게임을 펼쳐야만 한다.
제임스 캐머런의 ‘아바타’가 개봉된 게 2009년 12월이었다. ‘아바타’ 이후 일반적인 2D로 촬영된 영화들이 너도나도 3D로 컨버팅할 만큼 ‘아바타’는 영화 기술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되어버렸다.
그리고 불과 1년 만에 3D 입체 기술은 ‘아바타’의 기억이 희미해질 만큼 무서운 속도로 발전했으며 ‘트론: 새로운 시작’은 ‘아바타’의 뒤를 잇는 새로운 3D 혁명을 예고한다.
무엇보다 조셉 코신스키 감독은 가상 세계에 대해 진보적인 개념을 선보였던 원작을 진화시키는데 매우 영리한 선택을 했다. 원작 ‘트론’이 당시 모든 장면에 일일이 색을 넣고 윤곽을 그리며 실사와 2D 애니메이션을 결합하는 등 당시로선 최첨단 기술을 활용했다면 ‘트론: 새로운 시작’은 디지털 세계를 최대한 사실적으로 보이게 하는 최첨단 기술을 활용했다.
그리드가 100만 개의 프로그램이 존재하는 도시인 동시에 영화 속 케빈 플린이 창조해낸 도시이기 때문에 건축에서부터 차량·소품·의상에 이르기까지 전부 한 사람의 취향이 만들어낸 통일성을 갖춰야 했다.
‘타이타닉’, ‘스타트렉’, ‘트랜스포머’, ‘2012’를 담당했던 시각효과 전문 회사 디지털 도메인이 창조해낸 이 가상 세계는 미래 지향적 비주얼 쇼크의 극대치를 보여준다. 원작 ‘트론’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았던 라이트 디스크 전투 신은 실로 유혹적인 엔터테인먼트 자체다.
카페 느와르
음악 교사 영수(신하균 분)는 학부모(문정희 분)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다. 영수를 사랑하는 동료 교사 미연(김혜나 분)은 질투심에 사로잡혀 괴로워한다.
그러나 외국 출장에서 남편이 돌아오자 미연은 이별을 통보한다. 이별 후 절망에 빠진 영수는 우연히 밤거리에서 치한에게 쫓기던 소녀 선화(정유미 분)를 구해주고 가까워진다. 한국 영화 평론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한 정성일의 감독 데뷔작.
아메리칸
무기를 직접 제작해 목표물을 제거하는 노련한 암살 요원 잭(조지 클루니 분)은 스웨덴에서 임무를 마치고 사진작가로 신분을 위장한 채 이탈리아로 향한다.
그는 은퇴를 고려하지만, 이탈리아에서 미스터리한 의뢰인 마틸다에게 새로운 무기를 제작해 주라는 임무를 맡는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누군가 늘 자신을 감시하고 있다는 걸 깨닫는다. 이젠 그 자신이 타깃이 된 것이다. 1970년대적인 정서를 간직한 스릴러.
라스트 갓파더
덜 떨어진 영구(심형래 분)는 아버지를 찾아 뉴욕에 왔다. 아버지 돈 카리니(하비 케이틀 분)는 마피아 대부였으며 영구는 이제 조직 후계자로서 마피아 수업을 받게 된다.
괴로운 수업에 지쳐가던 중, 라이벌 조직 본판테의 외동딸 낸시(조슬린 도너휴 분)를 위험에서 구해주고 친구가 된다. 영구를 못마땅하게 여긴 이들의 음모로 돈 카리니와 본판테 조직 사이에 불화가 생기고 영구의 뜻하지 않은 활약이 시작된다.
김용언 씨네21 기자 eun@cine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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