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 부문_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

2009.09.18
/양윤모기자yoonmo@hankyung.com
2009.09.18 /양윤모기자yoonmo@hankyung.com
올 연말 금융권 최대의 화제는 누가 뭐래도 하나금융지주의 외환은행 인수 건이다. 더욱이 하나금융을 이끌고 있는 김승유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전을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승부사’로서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보여줬다.

은행권에선 그를 ‘치밀한 전략가’이자 ‘타고난 승부사’라고 평한다. 부드럽고 온화한 스타일이고, 최근 미소금융 탄생 과정에서도 확인됐듯이 ‘따뜻한 시장경제’ 신봉자이기도 하지만 판단과 실행에 관한 한 철저하게 ‘냉정한 카리스마’를 갖췄다는 것.

하나금융의 역사는 20년간 회사를 이끌며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주도해 온 김 회장의 스토리와 함께한다. 김 회장은 1965년 한일은행에 입사한 뒤 1976년 하나금융의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1991년 전무로 일하던 당시 한국투자금융이 하나은행으로 전환하는 것을 주도했다. 1997년에는 윤병철 초대 행장의 바통을 이어받아 하나은행의 대형화를 추진했다. 1998년 충청은행, 2000년 보람은행, 2002년 서울은행을 인수했으며 2005년에는 대한투자신탁증권을 합병했다.

순이익 1조 눈앞…금융 위기 전 수준 회복

김 회장이 ‘승부사’로 평가받는 것은 단지 덩치 키우기에만 주력했기 때문이 아니다. 항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회사를 합리적인 조건에 인수한 게 그 이유다. 충청은행 인수를 통해 지역 기반을 넓혔고 보람은행 인수로 자산관리와 프라이빗뱅킹 부문에서 특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

또한 서울은행을 인수하면서 KB·우리·신한 등과 리딩 뱅크 경쟁을 시작했고 대한투자신탁증권을 인수하면서 은행업과 증권업을 아우르는 금융지주사의 기틀을 마련했다.
[2010 올해의 CEO] '따뜻한 승부사’…외환銀 인수로 ‘점프’
이번 외환은행 인수 성공을 통해 김 회장은 다시 한 번 “역시 김승유”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를 통해 총자산이 316조 원으로 늘어나며 단번에 신한을 제치고 ‘빅3’에 오르게 됐다. 물론 이 과정에서 김 회장은 우리금융 인수에도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고 M&A 조기 성공 가능성이 큰 외환은행을 낙점했고 전력을 다한 결과 1개월도 안 돼 인수 작업을 마무리한 것이다. 또 외환은행 인수는 시너지 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점 중복이 적은 데다 국제금융 및 기업금융에 강한 외환은행을 인수함으로써 개인 금융에 보다 특화된 하나은행을 보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환은행 인수와 함께 금융 위기 후 주춤했던 경영 실적도 제자리를 찾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3분기까지 전년 동기 대비 6264억 원 증가한 7398억 원의 누적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로써 올해 순이익 1조 클럽 가입이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약력 : 1943년생. 경기고,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경영학 석사. 65년 한일은행. 71년 한국투자금융. 80년 한국투자금융부사장. 91년 하나은행 전무. 97년 하나은행장. 2005년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현).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