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자본시장

베트남의 주식거래 시장은 2000년에 개장한 호찌민거래소(HOSE)와 2005년에 개장한 하노이거래소(HASTC) 2개로 이뤄져 있다. 두 거래소는 각각의 기준에 따라 상장 및 주식의 거래를 중개하고 있다.

2010년 12월 현재 호찌민거래소에는 274개 회사가, 하노이거래소에는 358개 회사가 상장돼 있다. 비상장 주식 거래 시장으로 하노이거래소에 UpCom(unlisted public company market) 시장이 형성돼 있는데 주로 민영화가 진행 중인 국유 기업들의 주식이 거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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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유 기업 중심으로 주식 거래 활발

상장 시장 규모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2010년 12월 현재 베트남 국내총생산(GDP) 1022억 달러의 35% 정도에 달한다. 호찌민거래소가 하노이거래소보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4.4배 정도 규모가 크다.

베트남의 주식거래소는 오전에만 장이 열리고 동시호가는 호찌민거래소와 하노이거래소에서 각각 2시간 정도만 운영된다. 거래 시스템 전산화 및 자동화 시스템 미비, 주식 매매 계약 체결과 주식 대금 결제일 불일치(체결 3일 뒤 결제) 등으로 주식이 활발하게 거래되지는 않지만 거래 규모와 마켓의 크기는 개장 이후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

베트남 증권시장의 특징은 그래프에서 보다시피 지수의 등락이 크다는 점이다. 길지 않은 주식거래 시장의 역사이지만 지수의 등락은 베트남을 투자자의 천국 혹은 지옥으로 만들어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옥석을 가리기 위한 노력과 함께 국가 주요 산업에 속한 회사들이 속속 상장돼 그동안의 거품을 걷고 점점 안정화되는 상황이다. 상장 업체들은 배당을 많이 실시해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베트남에서는 1년에 2회 액면(1만 동, 약 0.5달러) 배당을 실시하는 기업들이 많다. 배당을 주로 하는 상장 기업은 국유 기업들이다. 상장 업체들 중에는 은행업이 시가 총액의 40%가 넘는다.

베트남에서는 대부분의 주요 국내 은행이 국유 형태로 설립·운영됐는데 10여 년 전부터 정부가 민영화와 상장을 장려해 왔고 여타 수출 경쟁력이 있는 산업들은 외국인 투자 기업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기 때문이다.

베트남에는 증권회사가 105개, 자산운용사가 46개로 경제 규모에 비해 금융 투자 업체 수가 많은 편이다. 하지만 모든 증권사나 자산운용사가 모두 활발하게 영업 활동을 하는 것은 아니다. 증권업이나 자산운용업 허가만 받아두고 실질적으로 영업을 하지 않거나 영업을 하더라도 적자를 기록하는 회사가 상당수를 차지한다.

베트남의 증권사의 주요 업무 영역은 크게 증권의 위탁매매, 자기매매, 투자자문, 증권의 인수(underwriting) 및 증권 예치(depositary) 등으로 구성된다. 베트남의 증권사들은 일찌감치 치열하게 경쟁해 온 때문인지 증권의 위탁매매에 만족하지 않고 부동산 사업 등 일반 기업의 증권에 대한 자기매매 형식의 투자도 적극적으로 수행해 왔다. 이런 투자 행태로 증권업의 수익원 및 위험은 우리나라의 증권업과 다소 다른 양상으로 나타날 때가 많다.

자산운용사는 해외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펀드가 일부 있지만 베트남 내국인에게 수익증권을 판매하는 형태의 펀드는 아직 베트남 내 간접투자 시장이 충분히 성숙하지 못해 그다지 많지 않은 실정이다.

현재 주식시장을 제외한 부문에서는 금융 투자 업자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예를 들면 채권은 하노이거래소에서만 거래되는데 채권의 평가 기관이나 평가 시스템이 아직 정비되지 않아 채권시장이 성숙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베트남에서는 대출금리가 상당히 높아(17~18%) 기업들이 채권 발행 형태로 자금을 조달하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에 채권시장이 향후 급속히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한편 베트남 주식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에 비추어볼 때 주식을 대상으로 한 옵션이나 선물시장도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은 거래 시스템의 미비 등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지만 한국거래소(KRX)가 베트남 증권시장의 시스템을 개선하는 사업을 2010년부터 진행 중이어서 시스템이 완비되면 선물시장 역시 공식적으로 개설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금융 투자 업계는 일본이나 중국계보다 베트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일찌감치 관심을 기울여 왔고, 그 활동 역시 활발하다. 현재 한국계 증권회사가 합작회사 형태로 4개의 법인에 투자하고 있고 현지 사무소를 가지고 시장조사 등을 활발히 하고 있는 금융 투자회사도 13곳에 이른다.

이는 투자와 라이선스에 대한 규제가 중국에 비해 까다롭지 않지만 베트남 경제의 고성장률과 큰 변동성 등에 따른 금융 투자업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사무소 중에는 한국에서 설정된 베트남 펀드를 운용하는 4개의 자산운용사 사무소(한국투신운용·미래맵스운용·동양투신운용·골든브릿지투신운용) 외에도 각 증권회사들이 시장조사 및 투자처를 발굴하기 위해 설립한 사무소들이 많다. 다만 펀드 설정 및 투자 시점이 베트남의 증권시장이 최고 고점을 기록하던 시점(2006년 당시) 전후여서 펀드 자체의 수익률은 아직 좋지 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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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등 새로운 투자 상품 발굴 기회

한국계 증권사로는 미래에셋증권·클릭앤폰(Click&Phone)증권·우리CBV증권·KIS베트남증권 등이 합작법인 형태로 설립돼 베트남 증권사들과 경쟁하고 있다. 골든브릿지의 현지 계열사인 클릭앤폰증권은 최근 하노이거래소에 상장됐다.

베트남 주식시장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한국의 증권사를 통해 연계 계좌를 이용할 수도 있고 베트남 현지를 방문해 현지 증권회사에서 증권 거래 계좌를 개설할 수도 있다. 부동산은 아직까지 원칙적으로 외국인의 소유를 허용하지 않는 반면 주식시장은 상당히 개방돼 있다고 보면 된다.

베트남 주식시장은 변동성이 커 높은 수익을 올릴 기회도 있지만 투자 결정 이전에 반드시 베트남 주식시장의 위험 요소를 잘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에서도 2005년에 각종 베트남 투자 펀드가 설정되면서 베트남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는데, 어느덧 5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 이전부터 개인들이나 개별 기업의 베트남 투자는 물론이고 금융 투자회사를 통한 베트남 투자 역시 여러 가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런 시행착오 과정을 거쳐 한국계 자본으로 이뤄진 증권사가 베트남 시장에 상장될 정도로 성과를 달성했다. 그동안의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이제 베트남 시장에 대한 보다 다층적인 접근과 새로운 형태의 투자가 가능해졌고 그러한 투자에 힘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베트남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주식거래를 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기술적인 측면과 증권시장에 대한 관심의 측면에서 베트남 시장은 이미 한국과 시차가 별로 없이 그 발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2005년을 전후로 한국에서 일었던 베트남 붐과 함께 일었던 버블도 가라앉고 있는 시점에서 이제는 증권뿐만 아니라 채권·직접투자 등의 다양한 투자 상품을 발굴하고 새로운 투자 방법으로 베트남 시장에 접근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물론 이머징 마켓 자체의 높은 리스크와 변동성·불확실성이 있지만 산업국가로의 발전 가능성이 있는 국가를 꼽을 때 항상 빠지지 않는 나라가 베트남이다. 오토바이와 청바지로 거리를 뒤덮는 젊은 인구가 넘실대는 젊은 나라 베트남에 대한 관심을 계속 기울일 필요가 있다.

우리의 경험과 노하우 축적을 고려할 때 베트남 시장은 충분히 가치 있고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할 때 베트남인들의 강한 인내와 생활방식, 성장에 대한 강한 의지 등을 고려하면 만족스러운 투자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Digimax U-CA 5, Kenox U-CA 5 / Kenox U-CA 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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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법무법인 지평지성 파트너·하노이 사무소장

서울대 법대 졸업. 사법연수원 제28기 수료. 브릿지증권 준법감시인. 골든브릿지 베트남대표사무소장. 법무법인 지평지성 파트너변호사·하노이 사무소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