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기업 부문_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2008년을 빛낼 인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허문찬기자  sweat@  20080102
2008년을 빛낼 인물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허문찬기자 sweat@ 20080102
지난 2002년 설립된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주력으로 하는 종합 생명공학 회사다. 2008년 코스닥에 입성한 후 셀트리온은 단기간에 코스닥 대장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 매출액 1450억 원, 영업이익 720억 원에 이르러 영업이익률이 50%대에 육박하는 알짜 기업이다. 시가총액은 2조 원대를 넘어섰으며 코스닥 전체 기업 중 1~2위를 다투고 있다. 하지만 정작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의 이력을 살펴보면 바이오와는 거리가 있다.

30대 초반 대우자동차 최연소 임원으로 스카우트됐던 서 회장은 대우차의 워크아웃을 계기로 월급쟁이 생활을 마감한다. 이때 놀더라도 모여서 놀자는 심산으로 사무실을 하나 내고 옛 직장의 동료와 후배들을 불러 모았다.

당시 사무실에서 누군가 “요즘 바이오산업이 뜬다더라”는 말을 했고 서 회장은 이 말에 필이 꽂혔다. 아무런 아이템이 없었기에 서 회장은 무작정 ‘바이오’ 한 단어만을 가슴에 품고 해외로 나갔다. 전 세계 40여 개 나라를 돌아다니며 무작정 전문가들을 만났다. 햄버거 하나로 한 끼를 때우며 1년을 미국에서 방황하기도 했다.

‘2013년 바이오시밀러 시장 본격화’

이렇게 돌아다니며 ‘바이오시밀러’가 앞으로 유망하게 될 것이란 정보를 얻었다. 바이오시밀러란 쉽게 말해 특허가 만료되는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의 복제약을 의미한다. 업계에서는 오리지널 바이오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시작되는 오는 2013년부터 본격적인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열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0 올해의 CEO] “목숨 걸고 하니 길이 보이더군요”
지금은 회사가 탄탄대로 위에 올라있지만 사업 초기 자금 확보 문제 등으로 서 회장은 숱한 고비를 넘겨야 했다. 한창 어려움에 내몰렸을 때 서 회장은 자살 결심을 세 번이나 했다고 한다.

“정말 죽고 싶은 심정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죽으려고 결심하니 새로운 각오가 생기는 거예요. 목숨을 걸고 나니 길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사업 초기의 경험 때문에 창업하려는 사람들에게 서 회장은 목숨까지 걸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창업을 하겠다고 결심하는 순간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 능력, 더 나아가 목숨까지 걸 수 있어야 합니다. 또 그 정도가 됐을 때 자기가 평상시 생각하지도 못했던 초인적인 힘이 나오게 마련입니다.”

서 회장은 평소 복 받을 일을 해야 복이 온다는 것을 무척 강조한다. 경영자가 앉아서 복을 기다리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철학이 바탕이 돼 처음으로 발생한 순이익을 출연해 장애인 복지재단을 설립했으며 매년 수억 원씩 계속 출연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직원들에 대한 대우가 대기업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직원들이 최고의 직장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일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서다.

약력 : 1957년 충북 청주 출생. 77년 제물포고 졸업. 83년 건국대 산업공학과 졸업. 90년 건국대 대학원 경영학과 졸업. 83~86년 삼성전기. 86~91년 한국생산성본부 전문위원. 92~99년 대우자동차 상임고문. 2002년 셀트리온 대표이사 회장(현).


김재창 기자 cha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