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해외 펀드 전망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현대증권 김용희 애널리스트가 펴낸 ‘2011년 중국·인도·러시아 펀드 유망’을 선정했다. 2010년 해외 펀드 시장은 침체돼 있었다. 하지만 2011년에는 넘치는 글로벌 유동성에 따라 해외 펀드 투자 열풍이 다시 한 번 불어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10년 해외 펀드 시장의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해외 채권형 펀드가 고수익과 안정성을 겸비하며 큰 인기를 모았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8조1000억 원이 유출된 반면 해외 채권형 펀드에는 2조4000억 원이 유입됐다.
<YONHAP PHOTO-0666> The central business district of Hong Kong is seen on September 16, 2008. Hong Kong share prices plunged 6.5 percent in early trade following the collapse of US investment bank Lehman Brothers, dealers said.  AFP PHOTO/MIKE CLARKE/2008-09-16 14:43:53/
<저작권자 ⓒ 1980-200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The central business district of Hong Kong is seen on September 16, 2008. Hong Kong share prices plunged 6.5 percent in early trade following the collapse of US investment bank Lehman Brothers, dealers said. AFP PHOTO/MIKE CLARKE/2008-09-16 14:43:53/ <저작권자 ⓒ 1980-200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둘째, 중국 본토 펀드로 자금 유입이 집중됐다. 이유는 중국 경제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셋째, 글로벌 유동성 효과로 원자재, 특히 금과 농산물 가격이 크게 뛰며 관련 펀드도 우수한 성과를 냈다. 또 신흥국의 소비 확대로 럭셔리 펀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반면 유럽·일본·금융주 펀드는 성과가 좋지 않았다.

2010년 글로벌 자산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미국 경제의 민간 자생력 회복이 예상을 밑돌아 시도된 2차 양적 완화가 글로벌 자산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글로벌 유동성이 자산시장에 빠르게 유입됐고 미 국채 수익률이 최저 수준까지 하락하며 글로벌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이 동반 상승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미국의 2차 양적 완화 효과는 특히 이머징마켓 주식시장과 상품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 중에서도 신흥 아시아 국가, 중남미 국가, EMEA(동유럽·중동·아프리카), 상품시장으로 자금 유입이 증가하며 위험 자산 투자가 확대됐다.

세계 펀드 시장도 이의 영향을 받았다. 2010년 해외 뮤추얼 펀드 시장에서는 글로벌 이머징 마켓(GEM) 펀드, 신흥 아시아 펀드 등 이머징 마켓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급증한 반면 선진국 중심인 글로벌 펀드에는 유입이 부진했다.

더욱이 빠른 경기 회복을 보였던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는 견조한 경기 펀더멘털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지며 자금 유입이 급증했다. 이 밖에 자원 부국인 중남미와 EMEA 펀드로도 자금 유입이 증가했다.

2011년 글로벌 자산시장을 전망해 보면 미국·유로존·일본 등 주요 선진국의 저성장과 저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경기 회복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흥국은 인플레이션 상승으로 금리 인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브라질과 인도 외에도 중국·인도네시아·러시아도 금리 인상에 동참하면서 경제성장의 속도 조절이 예상된다.

달러 약세 지속될 듯
[화제의 리포트] 중국·러시아 ‘유망’…상품 펀드 ‘주목’
주목할 것은 2011년에도 달러 약세와 글로벌 유동성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신흥국의 자본 유입 규제와 선진국의 경기 회복에 따른 실질금리 상승, 달러 강세 전환으로 글로벌 유동성 효과는 점차 약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2011년 해외 펀드 전략으로는 중국·러시아·인도 등 증시 저평가와 이익 성장을 겸비한 국가를 최선호주(Top Picks)로 추천한다. 2010년에는 인도네시아·터키·인도 등 이익 성장 우수 국가들이 글로벌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하지만 2011년에는 벨류에이션 장세가 전망돼 저평가된 국가 중에서도 높은 이익 성장이 전망되는 국가들이 우수한 성과를 보일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 주요국의 증시 성과, 기업 이익 성장, 밸류에이션 추이를 보면 대부분의 국가에서 주당순이익(EPS)이 증가한 반면 밸류에이션은 하락했다.

반면 인도네시아는 이익 성장보다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해 타 국가 대비 고평가 수준을 보였다. 브라질 또한 신흥국 중 평균 대비 가장 높은 밸류에이션 수준을 보이며 고평가로 나타났다.

현재 주요 신흥국 가운데 러시아와 중국이 저평가 수준이며 인도 증시는 평균 수준을 보였다. 이에 따라 중국·러시아·인도가 이익 성장과 저평가 매력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어 투자 매력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함께 경제성장이 지속되는 국가를 주목해야 한다. 2011년 신흥국 경제는 성장률 둔화가 예상된다. 중국과 인도는 경제성장률이 소폭 하향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고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네시아와 러시아 경제 역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반면 2010년 고성장을 지속했던 브라질·터키·대만은 경제성장 둔화가 예상된다.

한편 긴축과 자본 통제 수위가 높은 국가는 유동성 위축이 우려되니 주의해야 한다. 2011년에는 주요 신흥국의 긴축 기조와 자본 통제가 심화될 전망이다. 인도네시아와 터키 등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넘어서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있다. 브라질은 외국자본 유입 급증과 환율 고평가 등으로 자본 통제 가능성이 높고 인도네시아와 중국도 물가 상승 및 핫머니 규제 가능성이 높은 국가다.
[화제의 리포트] 중국·러시아 ‘유망’…상품 펀드 ‘주목’
신흥국의 긴축정책 유의해야

자산의 종류별로 해외시장을 전망해 보면 이머징 마켓의 인플레이션으로 채권보다 주식의 수익률이 좋을 것으로 보인다. 2010년에는 저금리와 디플레이션 우려가 지속되면서 주식시장 대비 채권시장이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2011년에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으로 채권 대비 주식시장의 매력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이머징 마켓의 주식은 전체 자산군 중에서도 우수한 성과가 예상된다.

국가별로 중국의 수익률이 가장 좋고 인도·러시아·인도네시아·브라질 순의 성과가 기대된다. 2011년에는 신흥국 간에도 펀더멘털의 차별화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국·인도·러시아 펀드는 경제 및 증시 펀더멘털 개선으로 우수한 성과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섹터별로 보면 글로벌 유동성 효과와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회복으로 상품시장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투자 환경 개선으로 글로벌 리츠도 상승 추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화제의 리포트] 중국·러시아 ‘유망’…상품 펀드 ‘주목’
김용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1970년생. 97년 한양대 공대 졸업. 2006년 DUKE MBA 졸업. 2006년 현대증권 IB본부. 현대증권 투자컨설팅 센터 펀드리서치 팀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