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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장교동 서울고용노동청에서 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열린 '2010 대한민국취업박람회'에서 취업 지원자들이 면접을 하고 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0.09.10
10일 서울 장교동 서울고용노동청에서 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열린 '2010 대한민국취업박람회'에서 취업 지원자들이 면접을 하고 있다. /강은구기자 egkang@hankyung.com 2010.09.10
공공 기관의 내년 청년 인턴 채용 규모가 올해보다 1000명 늘어난 1만 명으로 확정됐다. 인턴 채용을 처음 시행한 2008년(2800명)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기획재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1년 공공 기관 청년 인턴제 운영 계획’을 12월 16일 발표했다.

내년에 채용하기로 한 1만 명은 284개 공공 기관 전체 정원의 4%에 달한다. 한국전력 773명을 비롯해 국민건강보험공단(455명), 한국토지주택공사(300명), 한국농어촌공사(206명) 등이 청년 인턴을 대거 모집한다.

정부는 내년 공공 기관 정규직 신규 채용 인원의 20% 이상을 근무 성적이 우수한 인턴 가운데서 뽑기로 했다. 내년 공공 기관 신규 채용 규모는 1만 명 수준이다. 정부는 특히 단순히 채용 인원만 늘리는데 그치지 않고 그동안 운영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점도 대폭 개선하기로 했다.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정규직 전환 비율을 높이는 것이다. 일자리 제공은 물론 취업 역량 제고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 청년 인턴제의 취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인턴들이 공공 기관에서 일하다 보면 아무래도 다른 취업 준비자들에 비해 시험 등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며 “인턴을 하는 기관에서 보다 많이 채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년도 공공 기관 정규직 신규 채용 인원의 20% 이상을 인턴 중에서 뽑게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우수 인턴은 정규직 채용 때 가점을 부여하거나 서류 전형을 면제하는 등 우대하기로 했다.

정규직에 준하는 채용 절차를 적용해 인턴 채용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공정성 논란도 잠재우기로 했다. 정규직 전환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인턴 지원율도 함께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우수 인턴을 가리기 위한 내부 평가 제도를 마련하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근무 조건은 공공 기관이 자율적으로 결정하고 근무시간은 탄력적으로 적용하기로 했다. 근무 기간은 5~12개월, 급여는 월 70만~100만 원(주 30~40시간) 수준에서 기관별로 결정하도록 했다. 업무는 단순 사무 보조나 잡무는 되도록 맡기지 않고 명확한 업무를 부여하도록 했지만 보안상 책임 있는 임무는 주지 않을 방침이다.

정부는 청년 인턴이 소속된 공공 기관에 정규직으로 채용되지 못하면 민간 기업 등에서 다른 일자리를 구하는 것을 적극 돕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인턴에 대한 취업 교육을 확대하기로 하고 각 공공 기관이 인턴의 수요를 반영한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할 계획이다. 청년 인턴 1명당 1개 이상의 교육 프로그램에 의무적으로 참여하게 할 방침이다.

정부, 취업의 ‘발판’되게 할 것
공공 기관, 내년 인턴 1만 명 채용
이와 함께 인턴 기간에 취업 시험을 보는 인턴에게는 특별 휴가를 주고 일정 비율의 우수 인턴에게 입사 추천서를 발급하는 방법 등으로 취업 활동을 지원하기로 했다. 계약 기간이 끝날 때까지 취업하지 못한 인턴은 공공 직업 알선 기관에 직업 알선을 의뢰해 주기로 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11월 청년 실업률이 6개월 만에 다시 6%대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정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공공 기관 인턴이 단순한 ‘시간 때우기’가 아닌 취업의 확실한 발판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정부는 청년 인턴제가 전체 공공 기관의 참여를 통해 효과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올해 말까지 기관별 세부 시행 계획을 제출하도록 했다. 내년에는 주기적으로 청년 인턴제 추진 상황과 실적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 평가 결과는 공공 기관 경영 실적 평가에 그대로 반영된다. 공공 기관별 청년 인턴 채용 규모와 시기, 정규직 전환 계획 등은 조만간 최종 확정되는 대로 발표할 예정이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