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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NHAP PHOTO-2359> Commuters walk past the entrance of a branch of Switzerland's largest bank UBS on October 4, 2010 in Lausanne. Swiss government-appointed experts said on October 4 that tougher capital standards should be imposed on Switzerland's two biggest banks, UBS and Credit Suisse, that far exceed new international "Basel III" proposals. The commission of financial experts recommended in a report that the capital ratio for the two banks should amount to 19 percent of risk-weighted assets, including 10 percent in high- quality common equity.   AFP PHOTO / FABRICE COFFRINI
/2010-10-04 22:54:02/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Commuters walk past the entrance of a branch of Switzerland's largest bank UBS on October 4, 2010 in Lausanne. Swiss government-appointed experts said on October 4 that tougher capital standards should be imposed on Switzerland's two biggest banks, UBS and Credit Suisse, that far exceed new international "Basel III" proposals. The commission of financial experts recommended in a report that the capital ratio for the two banks should amount to 19 percent of risk-weighted assets, including 10 percent in high- quality common equity. AFP PHOTO / FABRICE COFFRINI /2010-10-04 22:54:02/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스위스의 대형 은행 UBS가 직원들에게 옅은 색 란제리만 입도록 했다.”(AFP통신) “UBS 직원들은 꽉 조이는 속옷을 입어서도 안 되고 속옷이 밖으로 비쳐서도 안 된다.”(캐나다 CTV)

스위스 은행 UBS가 고객들을 객장에서 직접 상대하는 소매 영업 부문의 직원들에게 배포한 이른바 ‘드레스 코드’가 외신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스커트 길이는 무릎 중간 부분까지 오는 것이 이상적이고 반드시 짙은 회색이나 검은색 정장을 착용해야 하며 담배를 피운 뒤에는 반드시 양치질을 해야 한다”는 식의 꼼꼼한 주문을 직원들에게 내놓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당신의 직장에도 드레스 코드가 있습니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UBS는 남성과 여성 직원으로 나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등을 담은 드레스 코드 가이드라인을 배포했는데 그 분량만 43페이지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배포된 드레스 코드에 따르면 UBS는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직원들에게 점잖은 색의 정장을 입도록 하는 것은 물론 여성에게는 옅은 색(살색) 속옷을 입도록 했다. 남성 정장은 회색·검정색·네이비블루의 3가지 색상만 입을 수 있도록 했다.

얼굴색과 어울리지 않는 넥타이도 매지 못하도록 했다. 남성의 양말 색깔과 길이도 엄격히 제한했다. 다리를 포개고 앉을 때 맨살이 보여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셔츠 깃의 너비는 손가락이 통과할 정도여야 하고 재킷 소매의 길이는 1.5∼2.5cm로 규제했다.
UBS은행의 상세한 ‘드레스 코드’ 눈길
이와 함께 여성의 스커트 길이는 무릎 중간 부분에 닿도록 했다. 미니스커트는 금지 아이템이 됐다. 또 블라우스와 속옷이 너무 달라붙어서는 안 되고 첨단 유행에 따른 안경은 금지 품목이다.

속옷은 고급품으로 세탁하기 쉬운 품목을 사 입을 것을 권고했다. 재킷도 단추가 있는 것만 입을 수 있고 앉아 있을 때는 단추를 꼭 풀어놓도록 했다.

여성은 장신구가 7개, 남성은 3개를 넘어서는 안 되고 남성은 귀고리를 착용할 수 없도록 했다. 여성은 아침에 향수를 사용할 수 있지만 점심시간에는 향이 다른 향수를 뿌려서는 안 된다. 향이 강한 향수도 금지 품목 리스트에 올랐다.

가이드라인은 여성 직원들에게 “파운데이션과 마스카라, 그리고 약한 립스틱 등으로 가벼운 메이크업만 하는 게 개인의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손톱에 검은색 매니큐어를 칠해서는 안 되며 네일아트도 금지된다”고 명시했다.

미니스커트 금지…남성은 귀고리 안 돼

UBS은행의 상세한 ‘드레스 코드’ 눈길
남성 직원들에겐 “염색을 하지 말라”며 그 이유로 “나이 든 피부색과 대조되는 머리 색이 당신을 인위적으로 보이게 할 것”이라고 꼽았다. 대신 염색한 여직원에겐 정기적으로 머리 색을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머리 염색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세세하게 가이드라인으로 제시돼 있다. 또 직원들은 점심 식사로 마늘이나 양파가 포함된 음식을 피해야 하고 흡연자들은 흡연 후 반드시 양치질해 담배 냄새를 없애도록 했다.

이 같은 UBS의 복장 지침이 알려지자 이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주요 언론과 블로그 등 인터넷을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UBS가 대차대조표나 은행 실적보다 직원들이 근사하게 보이는데 더 중점을 두는 것 같다”고 일침을 놓았다.

대니얼 설리번이라는 블로거도 “UBS의 복장 지침이 어린 자녀를 둔 부모보다 훨씬 엄격하다”며 “보수적인 학부모들이 보기에도 비현실적인 주문을 직원들에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스위스 현지 라디오 방송인 월드라디오스위스 역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몇년간 어려운 시기를 보낸 UBS가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직원들의 외모를 가꾸는 길을 선택한 모양”이라고 비꼬았다.

이에 대해 UBS 대변인은 드레스 코드가 너무 상세한 규정을 담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테스트 기간을 거쳐 스위스 내 모든 지점에 이를 배포하더라도 전 직원의 약 10%인 1500명만 이를 적용받게 될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태완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