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순위 - 여성·노동

올해 여성·노동 분야 최고의 연구 기관 1~4위까지의 순위는 지난해와 변동이 없어 어느 정도 평가가 굳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이 분야 최고의 연구 기관으로 한국노동연구원이 꼽혔다.

그리고 한국여성정책연구원(2위)·한국고용정보원(3위)·한국직업능력개발원(4위)으로 이어지는 배열은 지난해 그대로 유지됐다. 노동 관계 문제를 다루는 정부 출연 연구 기관인 한국노동연구원은 1988년 설립 이후 노동 정책 전문 연구 기관으로 역할을 수행해 왔고 양적으로 크게 성장해 왔다.

하지만 그동안 노동 패널 조사 등 고용노동부 연구 용역의 86%를 수행하는 노동문제 싱크탱크 역할을 해 왔지만, 올해부터 정부 프로젝트 중단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노동 패널 조사는 비농촌 지역에 거주하는 5000가구를 패널로 선정해 경제 상황, 소득과 소비 활동, 교육과 훈련 상황 등을 심층 조사하는 사업이다. 노동연구원은 지난해 원장과 노조의 갈등으로 3개월간의 장기 파업과 1개월간의 직장폐쇄 내홍을 겪은 뒤 박기성 원장이 사임해 1년 가까이 원장이 공석인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2년간 쌓아 온 역량을 바탕으로 올해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2위인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그동안 여성의 경제활동·인권보호·성평등 실현 등과 관련된 법률 및 제도 수립 등을 통해 관련 법률 제정 등에 필요한 정책 자료 및 정보를 제공했다. 국회의원 비례대표 후보 여성할당제, 국공립대학 양성평등채용목표제 등 여성의 사회 참여 확대를 위한 제도화에도 기여해 왔다.

2010년엔 ‘녹색 성장 시대 여성 일자리 확대와 일가족 양립 기반 강화’, ‘휴먼 뉴딜을 위한 젠더 관점의 사회 통합 기반 구축’, ‘성 주류화 제도의 실효성 및 사회적 수용성 제고’ 등의 주제를 사회에 제기해 대외적인 관심을 모았다.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 6위 ‘안착’
[2010 대한민국 100대 싱크탱크] 한국노동硏, 내홍 딛고 1위 자리 지켜
올해 평가에는 새로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리스트에 포함됐다. 이화여대 한국여성연구원은 올해 첫 평가에서 6위에 올라 높이 평가됐지만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올해 설립돼 아직 인지도가 낮은 까닭에 가장 낮은 순위인 22위에 그쳤다.

1977년에 이화여대 부설 연구 기관으로 설립된 한국여성연구원은 학술지 ‘여성학논집’을 출간하며 연구 및 교육, 학술 행사 등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995년에는 산하 기구로 아시아여성학센터를 설립하고 여성학의 기반을 닦고 국제적인 학문 교류 등 활동을 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올해 8월 종합 재무 설계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FP센터의 산하에 은퇴 설계를 특화한 ‘은퇴연구소’를 설립했다. 은퇴연구소는 고령화 추세에 따라 중요성이 더해가고 있는 은퇴 및 재무 설계에 관한 연구 및 조사 기능을 수행한다. 선진 은퇴 시장에 대한 연구 조사와 더불어 체계적인 노후 준비 방안 등을 제시할 계획이다.

올해 가장 순위가 크게 오른 연구소는 전국공공서비스노조 사회공공연구소로 지난해 21위 최하위에서 올해 9계단 올라 12위에 랭크됐다. 사회공공연구소는 민주노총 산하 공공 서비스 노조가 출연해 2008년 설립됐다.

신자유주의 세계화 및 노동 배제적 구조조정에 맞서 사회공공성 의제를 공론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올해 ‘한국 사회의 부동산 계급과 부동산 정치’, ‘올바른 공공부문 혁신을 위한 공공 기관 대안 평가 토론회’ 등 사회공공포럼을 개최했다.

반대로 가장 큰 폭으로 순위가 떨어진 곳은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이다. 지난해 8위였으나 올해는 16위로 8계단 미끄러졌다. 민주노총 정책연구원은 현재 거의 휴업 상태로 올해 2월 이후 원장은 공석이며 홈페이지조차 운영되지 않고 있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