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순위 - 과학·기술

과학·기술 분야 싱크탱크 1위는 삼성전자다. 2008년 이후 3년 연속 정상을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연구·개발비는 6조459억 원으로 상위 10위까지 기업을 모두 합한 것보다 많았다.

과학·기술 분야는 전문가 설문 조사가 아니라 연구·개발비 규모로 순위를 선정하는 기존 방식을 그대로 유지했다. 연구 분야가 세분화돼 있어 설문 조사로는 객관적인 평가가 어렵다고 봤기 때문이다.

또한 전체 순위를 민간 기업과 정부 출연 연구소를 각각 나누어 산정했다. 민간 기업이 제품 개발 기술에 집중하는 반면 정부 연구소들은 기초 기술 개발에 무게중심으로 두고 있어 같은 잣대를 들이대기는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 부문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의 통계를, 정부 부문은 각 연구소 경영 공시 자료를 근거로 삼았다.

IT·자동차 분야 투자 집중

[2010 대한민국 100대 싱크탱크] 삼성전자 ‘독주’…원자력연구원 ‘주목’
전체적으로 보면 기업 연구소 순위는 한국의 주력 수출 품목과 그대로 겹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휴대전화, 액정표시장치(LCD)의 글로벌 리더다. LG전자(2위)도 휴대전화와 TV, 가전 시장의 강자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하이닉스반도체(4위)도 빼놓을 수 없다.

자동차에서는 현대차(3위)와 GM대우(5위), 르노삼성(9위)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간판 철강 기업인 포스코(6위), 전기차용 2차전지를 개발한 LG화학(10위)과 삼성SDI(8위), 발광다이오드(LED)로 주목받는 삼성전기 등도 마찬가지다.

정부 출연 연구소 중에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1위)의 독주 속에 최근 원자력 붐을 타고 순위가 오른 한국원자력연구원이 2위를 차지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5위→4위)과 한국기계연구원(10위→6위)도 작년보다 순위가 뛰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10위)은 새로 10위권에 진입했다.

삼성전자는 매년 매출액 대비 9% 이상을 연구·개발비로 쏟아 붓고 있다. 2008년 기준으로 삼성전자의 연구 인력은 4만2100명(전체 임직원의 26%)에 달하며 국내 6개 연구소를 포함해 미국·영국·러시아 등 세계 9개 나라에 18개의 연구소를 가동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연구·개발 조직은 3계층으로 짜여 있다. 1~2년 내에 시장에 선보일 상품화 기술을 개발하는 각 사업 총괄 산하 사업부 개발팀, 3~5년 후의 미래 유망 중·장기 기술을 개발하는 각 사업 총괄 연구소, 그리고 미래 성장 엔진에 필요한 핵심 요소 기술을 개발하는 종합기술원 등으로 체계화돼 운영된다. 이 중 종합기술원은 무한 탐구를 실현하며 미래를 주도할 최첨단 기술의 산실로 설립된 삼성전자의 중앙연구소라고 할 수 있다.

LG전자도 미국·중국·러시아·독일·이스라엘 등 전 세계에 걸쳐 30여 개의 연구·개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우면 R&D 캠퍼스, 서초 R&D 캠퍼스, 안양연구단지, 서울대 DTV연구소, 가산 R&D 캠퍼스, 가산동 MC 단말 연구소를 연결하는 R&D 서클을 구축해 놓고 있다.

세계 자동차 업계의 떠오르는 강자로 평가받는 현대차도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현대차의 연구·개발 중심은 경기도 화성시의 남양만 간척지를 매립해 세운 현대·기아차 기술연구소다.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환경기술연구소는 차세대 친환경차 개발, 친환경차용 전기 동력 시스템 개발,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 기술 개발 등 미래 환경 기술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정부 출연 연구소 중에서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을 주목할 만하다.

1959년 설립된 후 중수로와 경수로 핵연료의 국산화, 세계적 수준의 연구용 원자로인 ‘하나로’ 개발, 한국 표준형 원전(KSNP) 개발에 성공하며 한국 원자력산업을 이끌어 오고 있다. 2020년까지 세계 3대 원자력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