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 순위 - 정치·사회
정치·사회 분야의 싱크탱크 중 단연 주목받는 곳은 희망제작소다. 희망제작소는 지난해 조사에서도 12계단이나 순위가 상승하며 2위에 올랐는데, 올해는 작년 1위였던 한국교육개발원을 밀어내고 영예의 1위를 차지했다.반면 1972년 창립돼 한국 교육정책 수립과 집행에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교육개발원은 희망제작소에 밀려 2위에 머물렀다.
희망제작소는 잘 알려진 대로 시민운동가인 박원순 변호사가 상임이사로 재직하며 이끄는 단체다. 지난 2005년 설립 제안을 시작으로 2006년 3월에 창립된 희망제작소는 정부나 기업으로부터 받는 출연금이 전혀 없이, 철저하게 시민들의 자발적인 후원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올 10월 현재 6000여 명의 회원들이 보내는 후원금이 한 달에 7000만~8000만 원에 이른다. 신규 연구소 대폭 줄어
설립 4년 차의 순수 민간 연구소가 1위를 차지한 데는 연구소가 표방하는 ‘실사구시’의 정신이 지금의 사회 환경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거대 담론이나 이념적 틀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 사회혁신센터, 기후 환경 연구, 소기업 지원, 노년층 사회 지원 센터 운영 등 풀뿌리 시민운동을 전개하고 있다는 평이다.
100%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단체의 성격은 헤리티지재단 등 외국의 유수한 연구소들이 후원 회원들의 힘으로 운영되는 것에서 착안했다. 지난해와 1, 2위가 바뀐 것 외에도 올해 조사에서는 20위권 안에서도 순위 변동 폭이 매우 컸다.
더욱이 뉴라이트전국연합·바른사회시민회의·한국발전연구원 등 보수 성향 단체들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들 단체는 작년 조사 순위에 비해 각각 11, 10, 16 계단이나 상승했다. 한국발전연구원은 작년 조사에서 처음으로 순위권(29위)에 진입한데 이어 올해는 1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와 박세일 이사장이 이끄는 한반도선진화재단 등도 각각 4계단을 뛰어오르며 보수 단체 약진에 일조했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도발 등 국내외적으로 강화되고 있는 보수적 사회 분위기와 일치하는 결과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연구소 가운데서는 역사문제연구소가 7계단 뛰어오르며 7위를 차지해 체면을 유지했고, 복지국가소사이어티도 8계단 상승하며 처음 10위권(9위)에 올랐다.
한편 지난해 조사에서 일곱 곳이나 되는 연구소들이 새롭게 순위에 진입했던 반면 올해 조사에서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36위), 국민참여당 참여정책연구원(40위)만이 새로 얼굴을 알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의 핵심인 보건의료·바이오산업을 국가 핵심 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설립된 정부 출연 기관이다. 참여정책연구원은 자유진보주의를 표방하는 국민참여당의 부설 연구 기관으로 이론과 현장을 연결하는 활동을 내세우고 있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