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뉴스

<YONHAP PHOTO-2035> Russia's Prime Minister Vladimir Putin takes part in a video conference, dedicated to the bomb blasts, in the Siberian city of Krasnoyarsk March 29, 2010. Putin will break off a trip to Krasnoyarsk and return to Moscow on Monday, his spokesman told reporters. At least 37 people were killed and 65 injured in the suicide bombings, which tore through packed metro trains during the morning rush hour. REUTERS/Ria Novosti/Pool/Alexei Nikolsky  (RUSSIA - Tags: DISASTER CRIME LAW POLITICS)/2010-03-29 21:15:25/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Russia's Prime Minister Vladimir Putin takes part in a video conference, dedicated to the bomb blasts, in the Siberian city of Krasnoyarsk March 29, 2010. Putin will break off a trip to Krasnoyarsk and return to Moscow on Monday, his spokesman told reporters. At least 37 people were killed and 65 injured in the suicide bombings, which tore through packed metro trains during the morning rush hour. REUTERS/Ria Novosti/Pool/Alexei Nikolsky (RUSSIA - Tags: DISASTER CRIME LAW POLITICS)/2010-03-29 21:15:25/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러시아는 사실상 ‘마피아 국가’이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러시아 마피아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

위키리크스가 25만 건에 달하는 미국 외교 전문을 공개, 전 세계 외교가를 뒤집어 놓고 있는 가운데 불똥이 러시아와 러시아 마피아 문제로 튀고 있다. 더욱이 푸틴 총리를 ‘(범죄 집단의) 두목’으로 묘사한 문건에 이어 실질적으로 마피아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지목하면서 외교적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위키리크스가 폭로한 전문에 따르면 미국 외교관들은 크렘린이 각종 범죄자들을 보호해 준 대가로 검은돈을 받고 있으며, 러시아 최고위급 지도자들 사이에선 뇌물 수수가 만연해 마치 개인적인 조세 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자금 세탁 △개인적 착복 △범죄단체 보호 등을 통해 거액을 빼돌린 러시아 집권층이 키프로스의 비밀 금고 등을 통해 거액을 해외로 빼돌린 정황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 정계라는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뇌물의 규모만 연간 3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미 외교 당국은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러시아 스파이들은 마피아와 공생하며 각종 정보를 취득하고 있었으며, 러시아 사법 당국과 경찰·검찰 등이 모두 범죄단체와 범죄 조직망의 사실상 후견인 역할을 하며 범죄자들을 보호해 주고 있다고 지적됐다.

더구나 푸틴 총리는 집무실에서 각종 불법행위를 자행한 것으로 미 외교 당국이 여러 소스를 통해 파악했다고 가디언은 덧붙였다. 이와 함께 미 외교 전문에는 푸틴 총리가 미 외교관들이 푸틴 총리를 ‘배트맨’,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배트맨의 하수인 격인) ‘로빈’이라고 부르는 것을 매우 불쾌하게 여겼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영국 BBC방송도 위키리크스 자료를 인용, “스페인 주재 미 외교 당국이 스페인 검찰과 접촉한 결과 러시아·벨라루스·체첸이 사실상 마피아 국가이며 이들 국가의 비자금이 스페인으로 흘러왔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스파이들, 마피아와 공생’ 주장도

스페인 검사인 호세 페페 그린다 곤잘레스가 러시아 등 국가에 대해 “정부와 범죄 집단이 하는 활동을 사실상 구분할 수 없다”고 말한 것을 외교 전문에 기록한 것이다. 곤잘레스 검사는 “전직 러시아 정보 당국 요원이었던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가 ‘러시아 정보기관이 러시아 내 조직범죄를 컨트롤한다’고 말했는데 그 생각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곤잘레스 검사는 스페인 내에서 활동하는 러시아 범죄단체 조사를 맡아 온 베테랑 수사관으로 60여 명 이상의 러시아 조직범죄자를 체포한 경력이 있다. 앞서 미국 외교 전문에는 러시아를 ‘마피아 국가’로 평가하고 푸틴 총리를 ‘(범죄 집단의) 두목’,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우유부단한 정치인’으로 묘사하는 부정적인 내용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총리 공보실장은 “우선 문서 원본을 보고 단어나 표현의 번역이 정확한지 확인해야 한다”며 “어느 위치에 있는 외교관이 그런 평가를 했는지, 어떤 문서에 관련 내용이 담겨 있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지만 미국에 대한 불만이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위키리크스가 미국 외교 전문을 대거 공개한데 따른 각국의 외교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아랍권 등 일부 국가들은 자국 정상 등 주요 인물들에 대한 미국 측의 평가와 폄훼에 대해 공개 비난을 자제하면서도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나타냈다. 베네수엘라 등 남미 국가들도 미국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우고 있다.

김동욱 한국경제 국제부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