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별 순위-중국

1949년 중국이 천안문 광장에서 건국을 선포한 이후 1970년대 말까지 사회주의 계획경제 체제 아래서 중국에는 엄밀한 의미의 기업이 존재하지 않았다. 생산 주체는 국유 기업이었으며 정부는 기업에 자재를 분배하고 기업의 자금은 정부 혹은 국유 은행이 공급했다.

그러나 1970년대 후반 시작된 개방과 개혁을 계기로 중국은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기 시작했고 주요 공산품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이때부터 중국 기업도 거대한 국내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 중국 경제가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면서 중국 기업은 경제성장의 선도자였고 성장은 다시 기업을 만들고 발전시켰다. 그 결과 2010년 세계 500대 기업에 국유 기업을 중심으로 중국의 43개사가 포함됐고 미국과 일본 다음으로 가장 많은 수를 기록했다.

1998년 5개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전벽해다. 초기에는 시노펙·차이나모바일·중국공상은행 등 석유화학·전기통신·은행 등 고도로 독점적인 업종의 기업들이 세계 500대 기업군에 영입됐지만 점진적으로 자동차·공정건설·해운·전자·기계제조·자동차·신에너지 등 경쟁이 치열한 업종에서도 중국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대부분 정부 소유의 국유 기업

10위권에 든 중국 기업을 제외하고 한중일 100대 기업에 포함된 주요 중국 기업을 산업별로 살펴보자. 광업 분야의 대표적인 기업으로 선화에너지가 22위에, 중메이에너지가 76위에 올랐다. 중국은 전력 발전량의 70%가 석탄에 의존하고 있고 향후 공업화와 도시화로 전력 소비가 늘어남에 따라 광업은 주요 산업이다.

선화에너지는 선화그룹이 주주 개혁을 단행하면서 2004년 설립된 중국 최대 석탄 회사로 석탄 생산과 판매, 발전 및 송전사업을 주로 하고 있다. 이 밖에 탄광·종합철도망·항만 사업 등을 통해 자사 석탄 판매의 운송을 직접 관리하고 있다.

지배 구조를 살펴보면 모기업인 선화그룹은 중국 국무원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국영기업이다. 선화그룹은 선화에너지의 지분 81.21%를 소유하고 있으며 메릴린치 계열사들이 나머지 16.23% 지분을 갖고 있다.

주요 수출 국가는 한국이 780만 톤으로 가장 많고 이어 대만·일본 등 주로 아시아 국가들과 거래하고 있다. 중메이에너지도 해외 생산뿐만 아니라 일관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 2010년 상반기에만 석탄 생산이 27% 증가했고 순이익도 1조2000억 원 정도 된다. 최근 중국 석탄 회사들은 이미 사업을 다각화하며 정밀화학이나 신·재생에너지 쪽으로도 진출하고 있다.
[2010 한중일 100대 기업] 에너지 메이저 ‘양강’…은행·건설 ‘약진’
보험 분야는 차이나라이프(9위)와 함께 핑안보험그룹(24위), 차이나퍼시픽보험그룹(48위)이 대표하고 있다. 핑안보험은 1988년 설립된 종합 금융그룹으로 최근 대대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며 국내외 투자 및 은행업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중국의 주요 보험사별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차이나라이프가 전체 생명보험 시장의 40%에 해당하는 1838억 위안(2007년 기준)의 보험료 수입을 기록했고, 핑안보험이 719억 위안으로 2위, 차이나퍼시픽이 467억 위안으로 3위에 올랐다.

이에 비해 중외합자 생보사들은 전체 생보 시장의 8%에 불과할 정도로 미미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삼성생명과 중국항공그룹이 합작한 중항싼싱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국의 주요 기업군에 속한 은행은 중국의 4대 국유 은행(공상은행·중국은행·건설은행·농업은행) 외에 중국초상은행·중국중신은행·상하이푸둥개발은행·중국민생은행·중국흥업은행 등이 100위권 안에 속했다.

건설은행(41위)은 2003년 12월 30일 국무원의 승인을 거쳐 4대 국유 은행 중 가장 먼저 구조조정에 돌입했고 다음해 주주 개혁을 마무리, 주식회사로 전환했다. 최근 경영 실적을 보면 건설은행은 4대 국유 은행 중 순이익 규모는 공상은행 다음으로 두 번째다.
<YONHAP PHOTO-2088> Security guards ride past a China Unicom office in Beijing September 7, 2010. China Unicom, the country's No.2 mobile operator, said on September 28, 2010 that it had sold $1.8 billion in convertible bonds, sending its shares to a three-week low on concern about the offering's dilutive effect. Picture taken September 7, 2010. REUTERS/Christina Hu (CHINA - Tags: BUSINESS)/2010-09-28 18:05:53/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Security guards ride past a China Unicom office in Beijing September 7, 2010. China Unicom, the country's No.2 mobile operator, said on September 28, 2010 that it had sold $1.8 billion in convertible bonds, sending its shares to a three-week low on concern about the offering's dilutive effect. Picture taken September 7, 2010. REUTERS/Christina Hu (CHINA - Tags: BUSINESS)/2010-09-28 18:05:53/ <저작권자 ⓒ 1980-201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건설·건축 분야에서는 중국중철이 가장 높은 순위(30위)에 올랐다. 중국중철은 100% 자회사 28개를 포함해 43개 계열사를 거느린 중국 최대 철도 건설 회사다. 중국 내 대형 철로 건설 사업뿐만 아니라 고속도로와 초대형 교량 및 철로 터널 건설의 선두 기업이다. 중국 정부의 사회간접자본 투자 확대 정책에 힘입어 국내에서 새로운 건설 계약을 수주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도네시아 등 해외 철도 공사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한편 세계 건축 시장에서 중국건축공정총공사(35위)로 대표되는 중국 건설사들이 시장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중국건축공정총공사는 개발도상국 중에서 최대 규모의 다국적 건축 회사이며 세계 최대의 주택 건설 업체이기도 하다. 최근 30년 동안 해외 100여 개 국가에서 5000개 이상의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중국의 수많은 자동차 업체 중에서 상하이 자동차(40위)만이 순위에 들었다. 중국의 자동차 제조업체의 특징은 체리자동차를 제외하고 모두 중외 합자기업이라는 점이다. 중국의 최대 자동차 회사인 상하이자동차그룹은 1978년 상하이시트랙터자동차회사를 시초로 1985년 상하이폭스바겐을 설립했고 1995년에는 지주회사 격인 상하이자동차공업총공사를 출범시켰다.

그리고 1997년에는 상하이GM과 상하이자동차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상하이자동차그룹은 6개 사업 부문으로 크게 나눠져 있는데 이 중 완성차, 부품, 자동차 금융 관련 회사들을 상하이자동차주식회사 산하로 집약시키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05년 쌍용자동차 인수에 착수해 지분 48.92%를 가졌던 것도 이러한 구조조정의 일환이었다.

철강 업체 중에서는 중국 최대 철강 업체 상하이바오스틸그룹의 자회사 바오산철강이 43위에 올랐다. 바오산철강은 중국 정부의 철강 업체 대형화 정책에 힘입어 연간 조강량이 3130만 톤(2009년 기준)으로 세계 2위 수준이다.

바오산강철은 2007년에는 2860만 톤을 생산해 5위였지만 2009년부터의 세계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생산량이 크게 늘며 아르셀로 미탈에 이어 포스코와 신일본제철을 제치고 세계 2위 자리에 올랐다.

바오산강철 외에도 허베이철강그룹·우한철강 등도 인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불리며 상위 10위권 업체 중 중국 기업이 4곳을 점유하고 있다. 중국은 이로써 국가별 생산량 1위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통신 업계에서는 차이나텔레콤(54위)의 독보적인 입지가 뚜렷하다. 상하이와 광둥성을 비롯한 20개의 성, 중국 전체의 60% 이상의 유선통신 및 인터넷 서비스를 차이나텔레콤이 장악하고 있다. 유선전화 시장은 포화 상태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인터넷 이용자가 급증, 주력 사업이 유선전화에서 광대역 인터넷 사업으로 이동하고 있다.

부동산 부문에서는 1984년 설립된 완커그룹(94위)이 1988년부터 주택 개발 사업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중국 최대 주택 개발 회사로 자리 잡았다. 매출 실적을 살펴보면 주택과 건물 분양이 99%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밖에 99위 상하이전기그룹은 전력발전설비·송배전설비·중공업설비·환경보호설비 등을 주 사업으로 하고 있다. 최근 고효율·친환경 제품이 시장 주류로 부상하면서 풍력발전설비와 원자력발전설비를 비롯해 쓰레기 분소, 오수 처리 등 관련 사업도 새로운 발전 기회를 맞았다.

마지막으로 100위에 오른 에어차이나(중국국제항공공사)는 운송량과 자산면에서 중국 최대 항공사로, 69대 비행기에 1만3600석을 확보하고 있다. 국제선 43개, 국내선 71개를 운항하며 1주일에 평균 1000개의 스케줄을 진행한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