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 높은 차
자동차를 살 때는 디자인·배기량·가격 등 여러 가지 기준에 따라 결정할 것이다. 여러 기준 가운데 최근 많은 이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연비다. 고유가 시대에서 소비자들은 연료 효율성이 높은 차를 선호하며 합리성을 추구하고 있고 자동차 제조업체들도 이에 따라 연비를 높이기 위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차 중 연비왕은 어떤 차일까. 현재 한국에서 판매되는 차종 가운데 일본 제조업체의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연비왕 1~3위까지 휩쓸었다. 1위는 도요타의 하이브리드카 프리우스로, 공인 연비가 리터당 29.2km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도요타의 한국 진출과 함께 선보인 프리우스는 저속에서는 전기모터만으로도 주행이 가능하며, 일정한 속도가 지나면 가솔린 내연기관이 작동하고 전기 모터가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차 값이 3790만 원으로 다소 비싸지만 수년간 기름 값을 환산해 보면 경제적이다. 1년에 2만km씩 주행한다고 가정할 때 5년간 유류비는 총 587만 원(휘발유 1714원 기준)으로 마티즈 크리에이티브(1009만 원, 연비 리터당 17km)의 절반 정도 수준이다.
2, 3위는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와 인사이트로, 연비는 각각 리터당 23.2km, 리터당 23.0km로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혼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IMA(Integrated Motor Assist)는 주동력은 엔진이, 보조동력은 모터가 담당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래서 조금 더 일반 내연기관에 가까운 주행 성능을 확보한 것이 장점이다.
현재 국산차에서 가장 높은 연비를 보유한 차종은 기아의 프라이드 1.5 디젤 모델로 수동변속기가 리터당 22.0km까지 나오지만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자동변속기는 리터당 18.3km 수준이다. 국산차 중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연비가 리터당 20km를 넘는 차는 없다.
최근 출시된 현대 엑센트 모델 중 내년 상반기 시장에 선보일 엑센트 디젤 1.6 모델이 리터당 20km를 넘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최근 발표에 따르면 리터당 19.6km(자동변속기)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엑센트 디젤 모델의 연비가 내년 실현되면 국산 완성차 중에서는 프라이드를 넘어 최고 연비가 된다. 하이브리드 차량 사면 세금 혜택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중에서는 렉서스 RX450h가 리터당 16.4km(자동변속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연비를 기록했다. RX450h도 하이브리드 기술이 적용돼 큰 차체에도 불구하고 연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었다. 하이브리드를 제외한 SUV중에서는 기아의 스포티지R 2.0 디젤이 리터당 15.6km로 높은 연비를 보였다.
순위를 살펴보면 연비왕 톱10에 수입차 6종, 국산차 4종이 올랐다. 1위부터 5위까지 수입차가 모두 휩쓸었으며 국산차 중에서는 기아차 3종이 톱10에 들었다. 국산차 중 연비가 높은 차는 모닝·마티즈·프라이드 등 모두 경차로 기아 모닝을 제외하고는 모두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차들이다.
정부 공인 연비는 총 5등급으로 1등급을 받으려면 리터당 15km를 넘어야 한다. 1등급과 5등급은 평균 주행거리로 볼 때 연간 유류비가 약 300만 원까지 차이가 난다.
한편 정부는 2012년 말까지 하이브리드 차량 등 친환경차 구매 시 개별 소비세와 교육세 등 최대 130만 원, 취득·등록세 최대 140만 원 감면 등 최대 310만 원까지 세금을 지원해 주고 있다.
현재 감세 혜택을 적용받는 모델은 현대 아반떼 하이브리드와 기아 포르테 하이브리드, 도요타의 프리우스와 캠리 하이브리드, 혼다의 시빅 하이브리드와 인사이트, 렉서스 RX450h 등 7종이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