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투자 전략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 완화가 결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시작해 G20 정상회의를 거치고 중국의 물가 불안 소식과 유럽의 재정 위기가 다시 부각되는 등 11월 글로벌 금융시장은 극심한 혼란을 겪었다. 여기에 지난주 서해안 연평도의 피폭 소식까지 전해져 국내 증시에는 지정학적인 위험까지 가세하는 형편이었다.물론 충격은 단기간에 극복되는 모습이다. 북한의 도발로 야기된 지정학적인 긴장이 장기화된 적이 없다는 경험이 빠른 안정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연·기금과 우정사업본부 등 대형 수급 주체들은 국내 주식시장이 단기적 충격에 따른 조정 국면에 진입하면 충분한 자금 여력을 바탕으로 저가 매수 기회로 삼는다는 점도 코스피지수의 추가 하락을 견제하고 있다.
여기에 아일랜드 재정 우려 역시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어갔다. 하지만 유럽 재정 위기 문제는 긴장의 강도가 떨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신청이 이뤄졌고 이에 따른 재정 개혁 목표가 제출됐으며 구제금융의 규모가 곧 결정될 예정이다. 그리스도 3차 구제금융 지원 계획이 곧 승인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유럽 재정 위기 문제도 한고비를 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유망
결국 지난주 연평도 피폭에 따른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를 정점으로 11월 주식시장의 추가 상승을 억제했던 논란들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12월을 앞둔 주식시장에 연말 랠리를 기대하게 한다. 12월 주식시장은 11월 불거졌던 대내외 적 악재들이 해소되면서 다시 한 번 유동성에 힘입은 강세 흐름이 기대된다.
지난주 미국 10월 소득 및 소비 관련 지표는 모두 전망치를 웃돌아 양호한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10월 개인소득과 소비 지표는 모두 전망치를 0.1%포인트 웃돌며 전월 대비 0.4%와 0.5% 개선됐다. 지난주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 개선으로 연말 소비 시즌에 대한 기대가 고조됐고 이에 부응해 최근 코스피 정보기술(IT) 업종 지수도 상대적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당분간 코스피 업종 중 IT 업종의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다만 IT 업종에 대한 투자는 단순히 미국 연말 소비 시즌만 겨냥할 것이 아니라 연말 이후 재고 청산과 그에 따른 수급 개선 등 일련의 순순환 전환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금년 하반기부터 국내 증시가 반등하는 가운데 IT 업종은 상대적 약세를 기록했는데, 이는 과잉 재고에 따른 반도체 가격 약세 흐름과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
D램 고정가격(1Gb DDR3 1066Mhz 기준)은 11월 말 현재 지난 4월 대비 47.6% 하락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D램 가격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북미와 유럽의 PC 재고 때문이다. 현재 주요 PC 업체들의 재고는 4주 수준이지만, 대만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업체들의 재고는 8주 정도로 상당히 긴 편이다.
하지만 이런 ODM 업체들의 과잉 재고가 연말 미국 소비 시즌, 블랙 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기간 동안 대부분 소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1월 반도체 수급은 재고 소진, 감산, 중국 춘제 수요를 겨냥한 리스토킹(Restocking:재고 확보)의 사이클이 기대돼 내년 초 반도체 D램 가격은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11월에도 D램 고정가격은 7.97% 하락해 약세 추이가 지속됐다. D램 약세에도 불구하고 11월 코스피 IT 업종은 10.3%의 수익률을 올려 코스피 업종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보통 사이클 주식이 항상 가장 나쁠 때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기 때문이다.
결국 11월 소비 시즌 이후 악성 재고 소화와 그에 따른 수급 개선 기대가 시장에 작용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정황을 고려해 IT 업종을 연말 소비 시즌만 겨냥할 것이 아니라 과잉 재고 청산과 리스토킹이라는 일련의 순순환 과정이 진행되는 내년 1월 말까지 보유하는 전략으로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IT 업종 중 사이클 주식으로 분류되는 삼성전자·하이닉스·삼성전기·KH바텍·대덕전자가 유망한 것으로 판단된다. 김중원 HMC투자증권 애널리스트 0200970@hmcib.com
1973년생. 이스턴 일리노이대와 UBC연세MBA를 졸업하고 엔터기술, 교보증권, 솔로몬투자증권을 거쳐 HMC투자증권에서 시황과 계량분석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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