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천진의 남성 upgrade_22
인간의 성욕과 식욕은 모두 뇌가 조절한다. 위의 대부분을 소실한 위암 환자가 공복감이나 식욕을 느끼는 것이나, 고환암 환자가 고환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어도 성욕을 느끼는 것은 바로 뇌 속에 성욕중추와 식욕중추가 있기 때문이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성욕중추와 식욕중추가 대뇌의 거의 같은 장소에 있다는 것이다.인간에게 “성욕과 식욕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라는 질문에 인간의 뇌에서 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인간과 동물의 성행위에서 가장 큰 차이점은 사랑과 정서적 유대감이다.
결혼한 성인 남성에게 섹스가 생활의 일부로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다면 스트레스나 우울증으로 고민하는 경우가 적다. 이 남성에게 부부간의 사랑과 섹스는 최상의 스트레스 해소법인 것이다.
그 이유를 뇌의 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까지 뇌와 성의 상관관계에 대해 많은 성의학자들이 연구해 왔다. 더욱이 성행위 수행에 관련된 뇌의 해부학적 구조를 이해하면 인간이 왜 살아 있는 동안에 평생 성행위를 영위하고 싶은지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그 비밀은 바로 뇌에 있다. 인간을 포함해 척추동물의 뇌는 대뇌·간뇌·중뇌·소뇌·연수의 다섯 부위로 나뉜다. 대뇌를 제외한 나머지 4가지인 뇌간(간뇌·중뇌·소뇌·연수)은 태아 때부터 발육해 세상에 나올 때 이미 완성된다. 이 뇌간은 생명 유지에 직결돼 있기 때문이다.
나머지 대뇌피질은 태어나면서 성장과 발육을 통해 주름을 형성하는데, 대뇌피질은 복잡한 사고·기억·이해·추리·판단이라는 정신 활동에 주로 관여하고 대뇌피질 아래쪽에 있는 동물적 대뇌인 변연계는 본능이나 정서 등 기본적인 생명 반응 발달에 관계한다.
이에 따라 대뇌는 대개 본능적으로 성욕을 일으키지만 지성으로 억제하기도 하고 성적 상상력으로 성욕을 증가시키기도 한다. 간뇌는 대뇌와 중뇌의 중간 부분으로 시상과 시상하부로 이루어진다. 자율신경의 중추인 시상은 후각 이외의 모든 감각을 전달하고 주로 내장 운동·소화·생식·수면 등 생명 활동 조절에 직접 관계한다.
지적 활동 많이 할수록 섹스 욕구 강해
또한 내분비계의 중추로 뇌하수체 운동도 지배한다. 인간의 성행위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대뇌와 간뇌다. 어느 학자는 대뇌피질을 ‘섹스하고 싶어 하는 뇌’, 간뇌를 ‘섹스하는 뇌’라고 구분하기도 한다. 대뇌피질을 ‘섹스하고 싶어 하는 뇌’라고 부르는 것은 성적 흥분을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명령하는 뇌라는 의미를 갖기 때문이다.
간뇌를 ‘섹스하는 뇌’라고 부르는 것은 간뇌에서 음경의 발기를 유발시키는 신호를 보내기 때문이다. 간뇌의 뇌하수체에서 성선자극호르몬(Gonadotropin)을 분비, 남성의 성기능을 수행하게 한다.
뇌는 성행위에 관련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호르몬 분비에서부터 성행위까지 모든 것을 통제하고 기억한다. 현대인들은 지적 활동을 많이 하기 때문에 전두엽이 발달돼 나이가 들어도 ‘섹스하고 싶어 하는 뇌’ 와 ‘섹스하는 뇌’의 기능이 잘 유지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나 성행위의 실제 기능을 수행하는 전립선과 음경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과거 시대보다 상대적으로 많아졌다. 성욕과 마음은 굴뚝같은데 적절한 성행위에 따른 사랑과 정서적 유대감을 맺지 못하면 인간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발기부전 환자는 성공적으로 치료를 받았을 때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인간은 사랑이 있으면 활기차게 일하고 사회 조직에서 이탈하는 경우가 드물다. 사랑이 없는 경우에는 삶의 의욕을 상실하기 쉽고 아무런 보람도 없이 기계처럼 무의미하게 살아가는 인생이 되기 쉽다.
실연당하고 남성의 기능을 상실한 사람의 눈을 보면 생기가 없고 기운이 없어 보인다. 그 이유는 인간의 성은 사랑을 느끼는 뇌가 종합적으로 조절하고 최종적으로 명령하기 때문이다.
박천진 강남 J비뇨기과 원장
1991년 연세대 졸업. 비뇨기과 전문의(전립선·남성의학). 미국·대한비뇨기과학회·남성과학회·전립선학회 정회원. 세브란스병원 외래교수. 전 수도통합병원 비뇨기과과장. 강남J비뇨기과 대표원장(현). www.manclini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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