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사결과 분석

종합식품 부문은 연매출 1조 원 이상인 ‘1조 원 클럽’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CJ제일제당·한국야쿠르트·농심 등 3사의 경쟁이 치열했지만 CJ제일제당이 21.9%로 당당히 1위에 올랐다.

CJ제일제당의 1위 비결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국내 최대 식품 기업이라는 명성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내 최초로 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을 받았을 정도로 일찍부터 식품 안전에 남다른 노력을 기울여 온 것도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빙과 업계에서는 빙그레가 29.3%로 롯데삼강(20.1%)·롯데제과(18.2%)·해태제과(10.7%) 등을 제치고 가장 안전한 식품 기업에 뽑혔다. 국내 빙과 시장의 점유율만 보면 롯데제과가 37%로 빙그레(27%)를 앞서지만 신뢰도 측면에선 빙그레의 우세가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셈이다.

특히 빙과 업체들이 제품 가격을 대폭 올린 반면 빙그레는 전년 가격으로 공급하기로 결정한 것도 소비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물론 안전을 위한 빙그레의 노력도 호평을 받았다.
[2010 상반기 대한민국 최고 안전식품 기업] 소비자 신뢰 기업 수익성도 ‘굿’
빙과 부문, 빙그레가 롯데 제쳐

막걸리 부문에서는 국순당의 선전이 돋보였다. 전체 응답자의 46.4%의 지지를 얻어 2위 서울탁주(16.4%)를 멀찌감치 따돌렸다. 국내 막걸리 시장은 급성장 중이다. 2008년 약 3000억 원 규모였던 게 지난해 4200억 원으로 커진 데 이어 올해는 550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현재 막걸리 시장의 1위 업체는 서울탁주제조협회(서울탁주)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막걸리 시장점유율은 서울탁주가 50%, 국순당이 20% 정도로 추산된다. 사정이 이런데도 국순당이 서울탁주를 제치고 1위에 오른 것은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생막걸리의 전국 유통이 가능한 데다 ‘백세주’로 다져진 전통주 선두 업체의 이미지가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베이커리프랜차이즈 부문에서는 SPC그룹의 파리바게뜨(파리크라상)가 CJ그룹 계열의 뚜레쥬르를 누르고 최강자의 위용을 과시했다. 전국 2400여 개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 파리바게뜨는 1986년 국내 베이커리 시장에 진출한 후 1997년부터 1위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매출 1조 원을 돌파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치킨프랜차이즈 부문에서는 BBQ치킨이 교촌치킨을 따돌렸다. BBQ의 1위 등극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제너시스BBQ 그룹은 BBQ치킨을 비롯해 국내외 3750여 개 가맹점을 운영하고 있는 국내 최대 프랜차이즈 그룹이다.

더구나 2005년 튀김유로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100% 이용한 ‘BBQ 올리브 치킨’을 개발해 튀김 치킨의 품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10 상반기 대한민국 최고 안전식품 기업] 소비자 신뢰 기업 수익성도 ‘굿’
치킨 부문, BBQ가 교촌 따돌려

두부·김치·육가공 등 냉장식품 부문에서는 예상대로 풀무원이 전체 응답자의 55.5%를 얻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목우촌(14%)·CJ제일제당(10.8%)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풀무원은 ‘바른 먹을거리 제공’이라는 기업 철학을 비교적 잘 지켜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게다가 고객의 알 권리 충족, 고객 만족 등의 가치를 중시하는 경영이 지속성을 띠면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2010 상반기 대한민국 최고 안전식품 기업] 소비자 신뢰 기업 수익성도 ‘굿’
라면은 역시 농심이었다. 전체 응답자의 47.2%가 농심의 손을 들어줬다. 전통의 삼양식품은 25.7%에 그치고 말았다. 농심은 국내 라면 시장의 ‘지존’이다.

라면 시장의 규모는 작년 기준으로 1조7000억 원. 농심은 ‘신라면’이 시장점유율 25%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을 비롯해 ‘안성탕면’, ‘짜파게티’, ‘너구리’ 등이 5위권에 포진해 있을 정도로 막강하다. 이러다 보니 소비자들의 인식 속엔 ‘라면’이라고 하면 ‘농심’을 떠올릴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가 경쟁사를 월등히 앞서 있다.

우유 부문에서는 서울우유가 44.7%를 얻어 정상에 올랐다. 서울우유는 70년의 역사가 말해주듯이 한국을 대표하는 유가공 기업이다. 낙농인들이 모여 만든 조합 형태로 운영되기 때문에 과감한 투자와 변신이 어려울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 어느 회사보다 발 빠른 혁신으로 시장을 선도해 온 점이 좋은 점수를 얻은 배경으로 풀이된다.

분유 부문에서는 남양유업이 30.3%를 얻어 한국파스퇴르(28.6%)를 근소한 차로 따돌렸다. 남양유업이 이번 조사에서 1위에 오른 것은 지난 수십 년간 시장점유율 선두 자리를 지켜 온 저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남양유업이 국내 최초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주관하는 CCMS(소비자불만 자율 관리 프로그램) 인증을 획득하는 등 안전 관리 활동을 게을리 하지 않은 것도 1위 등극에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2010 상반기 대한민국 최고 안전식품 기업] 소비자 신뢰 기업 수익성도 ‘굿’
제과 부문은 롯데제과와 오리온이 접전을 펼친 가운데 소비자들은 근소한 차로 롯데제과(30.5%)의 손을 들어줬다. 오리온(24.6%)이 ‘닥터유 프로젝트’ 등 다양한 안전 활동으로 비교적 좋은 경영 성과를 냈지만 제과 업계에서 유일하게 식품 업계 ‘1조 원 클럽’에 합류한 롯데제과의 높은 인지도를 따라잡는 데는 실패했다.

음료 부문은 롯데칠성음료가 30.5%로 웅진식품(19.1%)과 코카콜라(14.9%) 등 경쟁사들을 여유 있게 따돌리며 가장 안전한 식품 기업에 선정됐다.

재계 순위 10위권 안에 드는 ‘롯데’라는 브랜드 파워, 업계를 리드하는 1위 기업이라는 인지도가 소비자들이 가장 안전한 음료 기업으로 꼽은 이유로 분석된다.

권오준 기자 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