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 비즈니스 성공 사례

성공한 펫 숍들의 키워드는 ‘원스톱’이다. 가게 전세 계약 2년 기간이 끝나면 문을 닫는 동물병원이나 애완 용품 가게가 수두룩한 것이 현실이다. 온라인의 경우에는 반년도 안 돼 유야무야 사라지는 쇼핑몰이 많다.

세월을 견디고 살아남은 펫 숍들은 ‘닥터펫동물의료센타’와 쿨펫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쿨펫’처럼 진료에서부터 미용까지를 한곳에서 책임지는 곳이 많다. 고객들이 반려동물을 위한 사료를 사고 아픈 곳을 치료하고, 나아가 분양을 받거나 맡기는 일이 가능한 펫 숍을 선호하는 것이다.

원스톱 동물병원의 틈바구니에서 온라인 쇼핑몰, 반려동물 출입 카페, 분양과 경매 전용 사이트 등 일종의 틈새시장을 노린 사업들은 경쟁이 더욱 치열하다.

10년 넘게 명맥을 유지하며 업계 선두권을 지켜 온 업체들을 찾았다.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여느 사업과 같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펫 비즈니스 업계에 섣불리 뛰어들지 말라는 것이었다.

[재미있는 펫 비즈니스 세계] 원스톱 서비스 ‘인기’…상품 차별화 ‘필수’
저가 경쟁에 휘말린 애완 용품 시장


애완 용품 쇼핑몰 1위 업체는 2002년 설립된 오도그(www.ohdog.co.kr)다. 오도그는 다양한 상품과 저렴한 가격으로 인터넷 쇼핑몰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애완 용품 시장은 2002년 월드컵을 앞두고 특수를 누렸다.

한국의 ‘보신탕’이 세계적인 논란거리가 되면서 우리 애완 문화를 널리 알리려는 국가적 노력의 후광을 입은 것이다. ‘TV동물농장’, ‘주주클럽’ 등의 방송 프로그램이 만들어졌고, 그만큼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한창 붐이 일어나기 전인 1999년에 만들어진 곳으로 애견 용품 쇼핑몰 ‘도그카페(www.dogcafe.co.kr)’가 있다. 도그카페는 12년째 방문자나 매출 규모에서 1~2위 자리를 유지해 온 쇼핑몰이다.

도그카페 설립 당시에는 온라인 쇼핑몰이 태동 단계였을 뿐만 아니라 취급 품목이 애견 용품인 경우는 더욱 희귀했다. 펫 비즈니스의 성장 가능성을 높이 산 홍종배 대표의 예측이 맞아떨어져 2001년 정식 법인을 설립했다.

“1일 방문자는 대략 하루 1만6000명 정도로 보고 있습니다. 매출에서 사료가 30%를 웃도는 비중을 차지하고 간식과 미용 용품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연매출 35억 원을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진 도그카페는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하다가 2004년께 정점에 올랐다. 2007년부터 지체되던 것이 최근까지 주춤하는 모양새다. 도그 카페만이 아니라 반려동물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다시 경기가 살아 남에 따라 매출이 늘고 있다.

월드컵 이후 우후죽순 생겨난 온오프라인 펫 숍들이 1~2년을 넘기지 못하는 가운데 도그카페가 굳건히 버틸 수 있던 이유는 차별화된 상품과 콘텐츠 때문이다. 도그카페는 반려동물에 들어가는 비용을 기록할 수 있는 견계부, 몸 상태를 점검하는 건강수첩 등을 제공한다.

초기에는 언론사에 반려동물 산업과 관련된 보도 자료도 직접 배포했다. 포털 온라인 광고 등에 들어가는 마케팅 비용을 최소화하는 대신 선택한 전략이었다.

홍종배 대표는 “오픈 마켓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상황에서 저가 가격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고객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도그카페에서만 볼 수 있는 자체 상품과 관련 정보가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펫 숍에서 부수적으로 이뤄지는 또 하나의 거래는 반려동물의 분양과 경매다. 펫 숍에서 적극적으로 주선하기보다 고객들 사이에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자유롭게 얘기가 오가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펫 숍의 주인이 이익을 볼 수는 없다. 여러 가지 이유로 소위 ‘업자’들에게 바가지를 쓰는 것보다 회원 간 거래가 더 믿을만하다고 여기는 고객들도 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모십니다’
[재미있는 펫 비즈니스 세계] 원스톱 서비스 ‘인기’…상품 차별화 ‘필수’
‘러블리퍼피(www.lovelypuppy.co.kr)’는 인터넷으로 강아지를 분양, 경매만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충남 아산시에 강아지를 키우는 견사가 따로 있다. 이종호 대표는 직접 키우는 강아지 60~70마리에 동네 이웃들의 강아지를 더해 분양과 경매를 한다고 밝혔다.

여러 마리를 길러 팔고 있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에 강아지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러블리퍼피의 장점이다. 동물을 키울만한 공간을 마련해야 하므로 대도시에서는 하기 힘든 창업이라고 볼 수 있다.

고양이도 따로 신청을 받아 소규모로 거래가 이뤄진다. 순수하게 분양과 경매만 하기 때문에 수입이 그리 많지는 않다.

사업을 시작한 2001년에는 인터넷만으로 강아지를 산다는 데에 고객들의 거부감이 있었다고 한다. 이제는 사진과 동영상으로 강아지를 고르고 배송을 받는 방식에 고객들도 익숙해져 있다.

사후 관리가 까다로운 것이 분양 경매 사업의 어려운 점이다. 새 집을 찾은 강아지가 설사를 하는 등 약간의 이상 징후만 보여도 고객들의 보상과 환불 요구가 이어진다.

“예전에는 이왕 식구로 받아들였으니 잔병치레를 해도 끝까지 보듬고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고객들이 많았어요. 요즘은 점 한 개, 짝짝이 눈 같은 사소한 부분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요. 치료비용을 우리 쪽에 청구하는 경우가 늘었고 아주 가끔은 돌려보내는 분도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어나고 그 종류도 다양해졌지만 그에 비례해 유기동물의 숫자도 많아졌다. 작고 예쁜 종을 사들여 키울 때는 사람처럼 아끼다가 병들고 늙으면 버리는 일부의 행태는 우리 애완 문화의 그늘이다.

홍대 앞에 있는 애견 카페 ‘바우하우스’는 개를 데리고 갈만한 카페가 별로 없다는 단순한 아이디어에서 탄생한 곳이다. 10년째 바우하우스를 운영 중인 허준혁 대표는 “어느 정도 사업성이 있다고 봤고 홍대 앞의 자유스러운 분위기에 어울릴 것 같아 카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마포·강서·서대문·은평 등 주변에 사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졌고 애견인들 사이에서 금방 입소문을 탔다. 디지털카메라로 동물의 사진을 찍어 주고 싸이월드 클럽에 올리는 방법이 효과가 좋았다. 반려동물의 주인들이 너도나도 사진을 퍼가면서 홍보에 힘을 받았다.

“개를 데리고 오는 손님들도 있지만 보러 오는 고객들도 많습니다. 여러 가지 사정으로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지만 카페에서라도 보고 만지고 놀고 싶어서 방문하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키우는 개만 해도 열다섯 마리 정도 됩니다.”

중간에 가게를 이전, 확장하면서 바우하우스는 애견 목욕과 애견 호텔 서비스도 추가했다. 확장에 따른 유지비용을 충당하기 위해서였는데, 손님들의 반응이 좋았다. 동물의 크기와 털의 길이에 따라 목욕과 숙박비용이 달라진다. 호텔에는 하루 평균 20마리 정도가 묵고 있다.

반려동물을 데리고 함께하는 애견 카페 사업은 대규모로 변신하고 있는 중이다. 여행 중 하루 이틀 맡아 주는 것을 넘어선 애견 호텔들도 많아졌다. 대표적으로 경기도 용인에는 애견 테마파크인 ‘페티앙캐슬’이 있다.

호텔과 훈련소를 중심으로 애견 카페와 용품점을 갖췄다. 1박2일에 출연한 ‘상근이’ 덕에 유명해진 경기도 남양주의 ‘도그파크’도 호텔과 훈련 위주의 시설을 꾸며놓은 곳이다.

반려동물 관련 사업의 난점은 손님의 까다로운 요구와 급속한 전파력이다. 생명체를 다루는 일이어서 일반 상품처럼 취급할 수 없고 고객들의 충성도 역시 다른 상품과 비교할 바가 아니다. 바우하우스 허 대표의 말이다.

“일반 카페에서는 커피 맛이 없다고 손님이 불평해도 퍼져나가는 범위에 한계가 있어서 큰 타격이 없잖아요. 반면 반려동물을 키우는 분들은 동호회 한두 개쯤 가입하지 않은 분들이 없거든요. 조금만 불만이 있어도 크게 퍼져나갑니다.

차 마시는 곳인데 반려동물도 들어올 수 있는 카페 정도로 생각하고 창업을 하면 큰코다칩니다. 정해진 매뉴얼이 없는 일이기 때문에 반려동물 문화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있어야 합니다.”

김희연 객원기자 foolfo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