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진에너지 - 선파워의 기술과 웅진그룹의 추진력이 만났다’
이번 주 ‘화제의 리포트’는 한국투자증권의 신은주·박기용 애널리스트가 펴낸 ‘웅진에너지-선파워의 기술과 웅진그룹의 추진력이 만났다’를 선정했다. 웅진에너지는 지난 6월 30일 신규 상장된 태양광발전용 부품 기업으로 국내를 대표하는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으로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웅진에너지는 태양광발전용 셀 및 모듈 제조 회사인 미국 선파워와 웅진그룹이 합작해 2006년 11월 설립된 태양광발전용 잉곳(ingot) 및 웨이퍼 생산 업체다.
잉곳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협력사를 찾던 선파워와 태양광 관련 사업에 대한 의지를 가진 웅진그룹이 결합, 조인트벤처로 설립됐다. 이에 따라 웅진에너지는 설립 때부터 선파워의 주력 공급 업체로 성장해 왔다.
웅진에너지에 대한 투자 의견은 ‘매수’, 12개월 목표 주가는 1만3000원을 제시한다. 목표 주가는 12개월 선행 주당순이익(EPS) 903원으로 보고 시장 주가수익률(PER) 9.3배에 50%를 할증해 14배를 적용해 산정했다.
50% 할증률은 향후 2년간 연평균 영업이익 증가율이 38%에 달하는 점을 감안했다. 글로벌 태양광 업체들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이익률에도 불구하고 평균 15배 이상의 PER를 받고 있다. 웅진에너지의 2010년 매출액은 1249억 원, 영업이익은 521억 원으로 예상된다.
웅진에너지에 대한 투자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 정도로 정리된다. 첫째, 세계적 태양광발전 관련 기업인 선파워의 주력 공급 업체라는 점이다. 선파워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이 회사 부품의 효율이 경쟁사 대비 높다는 점이다.
경쟁사의 평균 효율은 17% 수준인데 비해 선파워의 제품은 2010년 6월 기준 24.2%에 달한다. 선파워는 현재 필리핀에 있는 두 곳의 공장에서 576MW의 태양광 모듈을 생산 중이며 말레이시아에 총 1.1GW 규모의 새 생산시설을 건설 중이다. 올해부터 부분 가동에 들어가 2014년에 마무리할 계획이다.
최고 수준 생산기술 가지고 있어 웅진에너지는 2016년까지 여기에 소요될 잉곳과 웨이퍼를 장기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에 따라 웅진에너지도 제2 공장을 2011년 완공할 계획이다.
공급처를 미리 확보하고 증설을 진행하기 때문에 웅진에너지의 공장 증설은 안정적으로 매출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증설 규모는 현재 생산 규모인 350MW의 186%에 달하는 650MW로 2012년에는 총 1GW의 잉곳 및 웨이퍼 생산능력을 갖추게 될 예정이다.
웅진에너지의 2공장이 가동되기 시작하면 매출 증가는 물론 규모의 경제를 통한 수익성 개선도 예상된다. 동시에 매출처 다변화를 통해 기존 95%에 달하던 선파워에 대한 매출 의존도는 60%까지 낮아질 것으로 회사는 전망하고 있다.
또 선파워는 웨이퍼 가공 공장을 직접 운영한다. 이 때문에 웅진에너지는 선파워에 대부분 잉곳만을 공급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셀 및 모듈 업체들은 웨이퍼 형태로 재료를 공급받기 원한다. 부가가치가 더 높은 웨이퍼의 매출이 늘어나면 회사의 수익성도 더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생산능력이 확대되면 원재료인 폴리실리콘 구입 가격에 대한 협상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웅진에너지는 선파워의 시장 지위를 바탕으로 유리한 가격에 원재료를 공급받고 있다.
잉곳 생산에서 폴리실리콘은 원가의 60%를 차지한다. 선파워는 OCI 등 다양한 공급처를 통해 폴리실리콘을 구매하고, 이를 웅진에너지가 잉곳 형태로 가공한다.
비록 2011년 말 선파워의 폴리실리콘 공급이 끝날 예정이지만 웅진에너지는 같은 기간 다른 회사에 비해 두 배 이상의 생산 규모를 달성할 전망이므로 국내 경쟁사 중 최고의 협상력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웅진에너지는 웅진그룹의 다른 계열사인 웅진폴리실리콘을 통해 연간 1500톤의 폴리실리콘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이에 따라 웅진에너지는 양대 대주주 회사를 통해 원료의 공급에서부터 제품 판매에 이르기까지 안정적인 수급 구조를 갖추게 되는 것.
현재 웅진에너지는 전 세계 잉곳 및 웨이퍼 시장의 3.8%를 점유하고 있다. 그리고 이는 증설을 통해 더욱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부가가치인 단결정 잉곳 시장만 놓고 볼 때 전체의 10.4%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웅진에너지는 높은 기술력으로 경쟁사의 수익성을 넘어서고 있다. 현재 순매출 기준으로 파악되는 웅진에너지의 실적을 타 업체들과 비교하기 위해 총매출 기준으로 환산하면 2009년 영업이익률은 25.9%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외 경쟁사들의 영업이익률 평균치인 2.6%와 비교하면 월등한 수준이다. 즉, 이 수치는 웅진에너지의 원가 절감 및 이익 창출 능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지나친 선파워 의존은 ‘위험 요소’일 수도
웅진에너지는 타사 대비 높은 기술 수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계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생산 효율을 더욱 높이고 있다.
단위시간당 생산되는 잉곳의 양을 늘려 같은 고정비용당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 또 ‘멀티 풀링 기술’을 활용해 석영 도가니 1개당 생산하는 잉곳의 수를 늘리고 포트 로스(pot loss:원재료 잔여물)을 줄여 원가를 절감하고 있다.
태양광 산업의 밸류 체인 전 단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되는 요소는 효율과 수명이다. 태양광발전 시스템을 설치할 수 있는 공간은 아직까지 제약이 있으며 높은 초기 비용을 회수할 수 있도록 최소 20년 정도의 장기 운용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요소는 모두 잉곳과 웨이퍼의 품질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선파워가 웅진에너지의 잉곳에 대해 높은 가격을 주고 있는 것도 효율과 수명이 확실하게 보장되기 때문이다. 선파워는 셀 제조업체 중에서도 가장 까다로운 원재료 품질 수준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기준에 부합하는 제품을 생산한다면 이미 높은 수준의 품질을 갖추고 있다는 방증이 된다. 특히 태양광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고품질 제품에 대한 수요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웅진에너지가 생산하는 단결정 잉곳 및 웨이퍼 시장이 더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물론 웅진에너지는 리스크도 안고 있다. 먼저 선파워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점이다. 2009년 연간 매출액 기준으로 선파워에 대한 웅진에너지의 매출 비중은 95%에 달한다.
또 원재료인 폴리실리콘의 조달 역시 선파워가 대신하고 있어 웅진에너지의 독자적인 사업 능력에 대한 의구심도 있을 수 있다.
이에 대비해 웅진에너지는 폴리실리콘 제조업체와 무역 업체를 통해 원료의 직접 구매를 진행 중이다. 또 제2 공장 생산량 중 일부는 현대중공업 등에 공급해 선파워 의존도를 60% 수준까지 낮출 계획이다.
환율 변화에 따른 실적 변동성도 큰 편이다. 선파워에 대한 매출 비중이 크다는 점은 수출 비중이 높다는 것을 뜻한다. 이에 따라 웅진에너지는 지난 5월 27일 국내 은행과 선물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향후 1년간 6550만 달러, 추가적으로 1년간 7200만 달러다. 이는 예상 환노출 금액의 71%, 37% 수준이다. 따라서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환율 변동에 대한 리스크가 남아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도체 웨이퍼 업체들의 태양광 시장 진입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실리콘 잉곳 및 웨이퍼 제조 기술은 반도체용 제조 기술과 본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태양광 시장의 수익성이 더 높아진다면 반도체 웨이퍼 업체들이 진입할 수 있다.
하지만 반도체용 웨이퍼 생산 업체들은 장기 공급 계약을 통해 제품을 공급하지만 현재 반도체 웨이퍼의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이다. 따라서 반도체 웨이퍼 업체가 태양광 시장까지 진입하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정리=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