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다크호스’
2010년 상반기 베스트 애널리스트 선정에서도 눈에 띄는 신인들이 등장했다. 업계의 ‘다크호스’로 불리는 이들은 길게는 3년, 짧게는 1년의 애널리스트 경력으로 시니어급 선배들을 제치는 이변을 연출했다.올 상반기에 특히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친 ‘루키’들은 제약·바이오 부문에서 선전한 이승호 애널리스트, 제지·교육 부문의 김지효 애널리스트(이상 LIG투자증권), 조선·중공업·기계 부문의 이봉진 애널리스트(KTB투자증권) 등이다.
세대교체를 주도하고 있는 세 애널리스트의 공통점은 모두 현업에서 실력을 갈고닦았다는 데 있다. 현장 경험을 통해 시장에서 평가받는 기업 가치는 물론 실질적인 투자 가치를 정확히 평가해 낼 수 있는 노하우가 이들이 선전하게 된 배경이다.
발로 뛰는 보고서로 인정받아
이승호 애널리스트는 제약 및 바이오산업 부문에서 3위에 올랐다. 2009년 8월부터 시작된 경력에 비하면 깜짝 놀랄만한 성과다. 이 애널리스트는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약학 석·박사 과정을 마친 인재다.
2003년부터 6년간은 동아제약 연구소 연구기획팀에서 일했다. 이곳에서 그는 국내외 제약 시장의 동향과 치료 영역별 신약 개발 현황, 글로벌 다국적 제약사의 사례 분석, 연구 과제 관리 및 신약 평가 등의 업무를 수행했다. 각 제약사의 연구·개발(R&D) 현황을 파악하고 기술 가치를 평가할 때 그간의 경력이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되었음은 물론이다. 조선·중공업·기계 부문 5위에 오른 이봉진 애널리스트는 서울대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 경영학과에서 재무관리를 전공했다. 이후 신용 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에서 조선기계 업종(5년), 부동산 사업성 검토(2년) 등의 업무를 담당하다가 2007년 12월에 애널리스트로 입문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신용 평가사에서 상장사뿐만 아니라 비상장사까지 다양한 회사를 탐방하고 생산 시설을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비상장사인 현대삼호중공업·두산엔진 등도 직접 탐방했고 조선기자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등 50개 이상의 업체를 직접 방문하고 분석한 사례는 증권가에서 흔하지 않은 장점이다. 교육·제지 부문 5위에 오른 김지효 애널리스트는 2008년 10월에 애널리스트로 입문했다. 이화여대 경영학과와 동 대학 MBA를 수료한 후 PCA생명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서 인턴십 과정을 거쳤다.
김 애널리스트는 자신의 장점을 ‘발로 뛰어 만든 리포트’라고 말한다. 고참급 선배들은 어차피 ‘고수’임을 알기에 기업 탐방을 중심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했다고. 특히 주목받지 못하는, 실적 개선이 없는 기업도 똑같은 비중으로 방문해 산업 전체의 큰 그림을 보려고 노력한 것이 이번 조사에서 상위권에 오른 비결이다.
‘예림당, 아동 콘텐츠 리딩 플레이어로 도약’ 리포트는 기존 사업을 통한 성장 및 안정성과 ‘전자책’ 등 출판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가 조화를 이룰 것이라는 점을 잘 짚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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