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뒷마당의 제국’

이 책 표지 사진을 보면 청바지를 입은 저자가 무성하게 우거진 채소밭 아래 앉아 있다. 무릎에는 통통한 거위와 닭이 올라가 있고, 앞쪽으론 귀를 쫑긋 세운 토끼도 보인다.

막 수확한 당근과 토마토, 파프리카가 바닥에 뒹굴고 있다. 울타리 너머로 멀리 보이는 초고층 건물의 스카이라인만이 이곳이 뉴욕의 한복판임을 말해준다.
[Book Review] ‘도시 농부’의 유쾌한 반란
유명 잡지 기자를 거쳐 한때 잘나가던 요리 전문가이자 평론가였던 저자는 6개월 동안 브루클린에 있는 자신의 집에 도심 농장을 만드는 유쾌한 모험에 나섰다.

인생의 방향을 잃고 중년의 위기에 빠져 백수 생활을 하던 그에게 ‘뉴욕 매거진’이 도심 농장 체험기 연재를 제안해 온 것이다.

조건은 매우 까다로웠다. 아파트 공터 텃밭 가꾸기와는 차원이 다르다. 70㎡의 땅에서 6개월 동안 직접 농사를 짓고 가축을 길러 한 달간 그것만으로 자급자족해야 한다. 허용되는 것은 소금과 후추, 커피뿐이다. 치킨이 먹고 싶다면 직접 기른 닭을 자기 손으로 도살해야 한다.

뉴욕 한가운데 100년 만에 다시 생긴 이 놀라운 농장은 먹을거리 사회운동인 ‘로커보어 운동’과 연관이 있다. 지역을 뜻하는 로컬(local)과 라틴어의 ‘먹다’라는 뜻을 가진 보어(vore)의 합성어인 로커보어는 자신이 사는 곳에서 키우고 만든 음식이 더 안전하고 환경에도 이롭다는 믿음에서 출발한다.

미국에서는 점점 많은 사람이 농업 관련 대기업을 새로운 ‘공공의 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했으며, 그에 맞서 도시 농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로커보어 운동은 단지 사랑하는 가족과 자신의 건강을 위한 개인적 결정이 아니다. 그것은 과격하고 혁신적인 정치적·도덕적 실천이다.

하지만 오늘날 ‘스스로 먹을 것을 기른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이 책은 잘 보여준다. 도심 농장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모든 일이 처음이어서 어설픈 악전고투의 연속이다. 가축들은 이유 없이 죽어나가고, 가족들은 동요한다.

울타리를 만들다가 손가락이 잘리고, 난데없는 토네이도가 수확을 앞둔 농장을 휩쓸어 간다. 먹을거리를 스스로 기른다는 것이 진정 어떤 의미이고 무엇을 요구하는지 잘 보여준다.


[Book Review] ‘도시 농부’의 유쾌한 반란
케인스를 위한 변명


피터 클라크 지음/이주만 옮김/312쪽/랜덤하우스/1만3000원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경제학자 케인스의 삶과 사상의 핵심을 정확하고 알기 쉽게 정리했다. 21세기에도 케인스는 살아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 대출) 부실 사태와 유럽 채무 위기를 거치면서 케인스에 대한 평가는 또 한 번 엇갈린다.

케임브리지 현대사 교수인 저자의 필치는 경쾌하면서도 핵심을 놓치지 않는다.



[Book Review] ‘도시 농부’의 유쾌한 반란
투자, 음모를 읽어라


정철진 지음/356쪽/해냄출판사/1만5000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음모론’을 투자와 연결해 풀어냈다. 저자는 막대한 돈과 권력을 바탕으로 경제와 사회를 움직이는 음모 세력을 ‘그놈들’이라고 부르며, 안전한 투자를 위해서는 이들의 정체와 수법에 대한 통찰이 필수라고 말한다.

핵심 키워드는 기축통화인 달러와 패권국 미국의 몰락이다. 세계가 정치적·경제적 과도기를 맞는 2012년께 울트라 버블과 슈퍼 공황의 가능성이 높다.



[Book Review] ‘도시 농부’의 유쾌한 반란
1초 만에 재무제표 읽는 법


고미야 가즈요시/김정환 옮김/226쪽/다산북스/1만3000원

재무제표를 어려워하는 직장인을 위한 입문서다. 누구나 1초만 재무제표를 봐도 회사 경영의 모든 것을 파악할 수 있다.

일반인이 복잡한 재무제표 계정을 모두 알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재무제표를 작성하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풍부한 사례를 동원해 알기 쉽게 구성돼 있다. 기본편과 실전편이 함께 나왔다.



만델라스 웨이
[Book Review] ‘도시 농부’의 유쾌한 반란
리처드 스텐절 지음/박영록 옮김/268쪽/문학동네/1만2800원

오랜 아파르트헤이트(흑백 격리 정책) 체제를 끝내고 민주선거로 남아공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에 당선된 넬슨 만델라가 걸어온 길에서 배우는 삶과 리더십에 대한 15가지 통찰을 정리했다.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 편집장 출신인 저자는 만델라의 자서전 작업을 위해 3년 동안 최측근에서 만델라를 동행 취재한 경험을 갖고 있다.

저자가 함께 쓴 만델라의 자서전은 ‘자유를 향한 머나먼 길’이란 제목으로 1993년 출간됐다.



경제·경영 베스트셀러(6.24~6.30)

1. 김미경의 아트 스피치/김미경 지음/21세기북스/1만5000원
2.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티나 실리그 지음/이수경 옮김/엘도라도/1만2000원
3. 유머가 이긴다/신상훈 지음/쌤앤파커스/1만3000원
4. 오리진이 되라/강신장 지음/쌤앤파커스/1만4000원
5. 혼창통/이지훈 지음/쌤앤파커스/1만4000원
6. 화폐 전쟁2/쑹훙빙 지음/홍순도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2만5000원
7. 스위치/칩 히스 외 지음/안진환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5000원
8. 화폐전쟁/쑹훙빙 지음/차혜정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2만5000원
9. 아웃라이어/말콤 글래드웰 지음/노정태 옮김/김영사/1만3000원
10.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안철수 지음/김영사/1만900원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