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하반기 수출 증가율은 상반기보다 둔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증가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올해 수출은 2008년 금융 위기 이전 수준을 초과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무역협회와 산업연구원의 하반기 전망을 종합해 보면 하반기 남유럽 재정 위기의 확산, 위안화 절상을 통한 중국의 출구전략, 환율의 하향 등 수출 위협 요인이 있지만 세계경기 회복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여 수출 증가 추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무역협회가 지난 6월 17일 발표한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하반기 수출은 2222억 달러 내외, 수입은 22.7% 증가한 2180억 달러 내외로 무역수지는 42억 달러 내외의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하반기 수출 전망액 2222억 달러는 전년 동기 대비로는 11.8% 상승이지만 상반기 대비로는 0.3% 감소된 수치다. 산업연구원이 예상한 수치도 이와 비슷해 하반기 수출액은 2298억 달러로 15.6%의 수출 증가세를 전망했다. 하반기 수출 증가율은 상반기의 3분의 1 수준으로 예상된다.
[2010 하반기 한국 경제 대전망] 상반기보다 ‘둔화’…증가세는 ‘유지’
전년 동기 대비 11.8% 상승 전망

하반기 수출에 영향을 미칠 요인 중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세계 주요국의 재정긴축 정책이다. 최근 촉발된 남유럽 재정 위기는 유럽연합(EU)의 지원 방안의 시행을 둘러싼 유럽 각국의 이해 관계 및 위기국들의 구조조정 노력 여하에 따라 위기의 재발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하반기에 영국과 일본 등 대규모 재정 적자국으로 위기가 확산될 경우 금융시장의 동요와 실물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불가피하다.

그리고 상반기 우리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5%를 초과한 중국의 경우도 지방정부 재정 악화, 부동산 시장 거품 붕괴 조짐, 인플레이션과 이에 따른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하반기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

환율의 경우 하반기 한국은행은 금리 인상 및 중국 위안화 절상의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원화 절상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수출에 제약 조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하반기 원자재 가격은 병동성이 큰 보합세 속에 완만한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70~85달러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비철금속은 공급과잉이 지속돼 가격 상승보다 소폭 하락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우리 수출의 10대 주력 산업별로 살펴보면 상반기에 반도체·디스플레이·자동차(부품 포함)가 전체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 10대 주력 산업 수출은 하반기 16%, 연간 22% 증가로 2008년 규모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10대 산업의 총수출 대비 비중은 2009년 하반기 74.1%에서 2010년 74.3%로 다소 높아질 전망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IT 산업군은 2009년 하반기부터 증가세를 유지, 2010년 하반기에도 22%, 연간 29%의 높은 증가율로 제조업 수출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는 ‘윈도7’ PC로의 교체, 스마트폰·아이패드 출시 등으로 하반기 52.5%, 연간 69.7% 증가가 예상된다.

디스플레이는 중국 수요와 세트 산업 선전으로 하반기 18.1%, 연간 28.7%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전도 3D TV 시장을 형성, 브랜드 파워 제고 및 경쟁력 강화에 따른 생활가전 증가, 중국 수요 지속으로 하반기 10.7%, 연간 26.1%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보통신 기기는 휴대전화 수출 단가 하락과 해외 생산 확대로 감소세가 지속되면서 하반기 2.4%, 연간 4.0%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소재 산업군은 기저효과와 함께 수출 단가 상승과 재고 조정 완료로 수출 여건이 개선되면서 하반기 24%, 연간 26% 증가가 예상된다. 기계 산업군은 자동차와 일반 기계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조선의 부진으로 하반기 5%, 연간 12%의 상대적으로 낮은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조선은 해운 시황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주 선박의 연기 및 취소가 예상돼 고전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