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 컨버전스’

요즘 변화의 속도가 숨 가쁘다. 하루가 다르게 혁신 제품이 쏟아진다.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기업 생태계에서 벌어진다. 모두가 현기증을 호소한다. 새로운 변화를 이끌기는커녕 뒤처지지 않기 위해 몸부림을 쳐야 할 지경이다.

기업 경영에도 비상이 걸렸다. 어느 순간 기존의 방식이 먹혀들지 않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시장도 보이고, 고객의 행동도 이해되고, 광고를 하면 매출이 오르고, 전략을 짜면 성과도 났는데 이제는 더 이상 아니다.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무에서 기적을 창출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면서 전성기를 누릴 수 있도록 해줬던 비즈니스 논리와는 다른 패러다임이 몰려오고 있다.

도요타의 대량 리콜 사태는 기존 기업이 직면한 문제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다. 도요타 사태는 단순히 품질관리 소홀에서 발생한 것이 아니다. 도요타의 품질과 기술력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진짜 문제는 마케팅 마인드의 부족이다. 아직도 생산 지향적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저자는 자동차 산업은 이제 더 이상 자동차 제조업이 아니라고 말한다. 단순히 자동차라는 하드웨어 기기만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 중에 휴식을 취하거나 업무를 볼 수 있는 공간을 설계하는 작업이며, 새로운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을 창출하는 정보산업에도 속한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미래 자동차 산업은 정보기술(IT) 산업이면서, 동시에 모바일과 미디어 산업이 된다. 도요타는 이런 변화를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고 제조업 틀에 묶여 있다가 화를 당한 것이다.

이제 이런 변화를 놓쳐서는 생존할 수 없다. 불황이나 경기 타령만 하고 있다가는 멸종의 길을 걸을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때와 같은 또 한 번의 구조조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에는 재무구조나 인력 구조의 조정이 아니라 마케팅의 구조조정이다.

저자는 마케팅의 개념을 ‘마켓의 변화에 따라 상품 구조, 비즈니스 모델 등의 구조를 조정해 가는 작업’으로 확장시킨다. 저자는 새로운 비즈니스의 문법, 즉 마케팅 패러다임으로 ‘융합’, ‘쌍방향성’, ‘개인 맞춤화’ 등을 제시한다. 시장은 개인화하고 고객들은 점점 스마트해진다.


[Book Review] ‘마케팅 구조조정’ 메스를 들어라
트레이더는 결코 죽지 않는다


마르크 피오렌티노 지음/정기헌 옮김/264쪽/다른세상/1만4000원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금융 트레이더들의 세계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파리에서 재기를 꿈꾸는 스타 트레이더를 주인공으로 삼아 그가 쓴 2개월간의 투자 일지를 소설적으로 구성했다.

매일 불안과 환희가 교차하는 트레이더들의 숨 막히는 일상과 내부 정보 유출도 마다하지 않는 금융시장의 어두운 일면 등 흥미로운 내용이 많다. 실전 노하우가 중간 중간 들어있어 트레이닝 입문서로도 유용하다.


[Book Review] ‘마케팅 구조조정’ 메스를 들어라
한국 대표 로펌 김앤장 이야기


김진원 지음/288쪽/마고북스/1만6000원

한국에서 김앤장의 존재는 독보적이다. ‘법조계의 삼성’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일본 로펌들도 벤치마킹한다는 아시아 최고의 로펌 김앤장의 성공 비결을 담았다.

신민당사 농성 사건을 맡아 10명의 피고인 전원에게 무죄 판결을 내린 장수길 판사는 결국 그 일로 법복을 벗어야 했다. 정권에 밉보인 그는 변호사 개업도 쉽지 않았다.

이때 서울대 법대 동기인 김영무 변호사가 새로운 형태의 로펌을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Book Review] ‘마케팅 구조조정’ 메스를 들어라
철학 개념어 사전


채석용 지음/443쪽/소울메이트/1만5000원

100개의 철학 개념어를 사전 형식으로 담았다. 이 책의 미덕은 ‘간단명료한’ 서술에 있다.

복잡한 철학 개념어를 애매모호한 말로 두루뭉수리하게 넘어가는 대신 설사 잘못이 있더라도 이를 최대한 명확하게 표현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을 동시에 다루고 있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Book Review] ‘마케팅 구조조정’ 메스를 들어라
반복되는 금융위기: 두 개의 위기, 하나의 교훈


김용덕 지음/408쪽/삼성경제연구소/2만 원

김용덕 전 금융감독위원장의 금융 위기 분석서다. 김 전 원장은 1997년 외환위기 직후 5년간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과 국제담당차관보로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극복을 위해 뛴 경험도 갖고 있다.

이 책에 ‘두 개의 위기, 하나의 교훈’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유다. 글로벌 금융 위기에 대응해 G20 정상회의에서 추진하고 있는 금융 규제 감독 강화 논의에 초점을 맞춰 국제금융 체제 개편 움직임을 분석했다.


경제·경영 베스트셀러(6.17~6.23)

1. 김미경의 아트 스피치/김미경 지음/21세기북스/1만5000원
2. 오리진이 되라/강신장 지음/쌤앤파커스/1만4000원
3.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티나 실리그 지음/이수경 옮김/엘도라도/1만2000원
4. 유머가 이긴다/신상훈 지음/쌤앤파커스/1만3000원
5. 혼창통/이지훈 지음/쌤앤파커스/1만4000원
6. 스위치/칩 히스 외 지음/안진환 옮김/웅진지식하우스/1만5000원
7. 아웃라이어/말콤 글래드웰 지음/노정태 옮김/김영사/1만3000원
8. 화폐 전쟁2/쑹훙빙 지음/홍순도 옮김/랜덤하우스코리아/2만5000원
9. CEO 안철수, 영혼이 있는 승부/안철수 지음/김영사/1만900원
10. 삼성을 생각한다/김용철 지음/사회평론/2만2000원

장승규 기자 sk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