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토 켄지 한국닛산 대표이사

올해 4월 한국닛산에 취임한 나이토 켄지 신임 대표이사는 한국에 온 지 2개월 만인 5월 25일 공식 석상으로는 처음 데뷔 무대를 가졌다. 닛산의 중형 세단 M 시리즈의 신형 모델을 발표하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서 나이토 대표는 한국어로 10분 동안이나 연설을 계속했다. 한국어 연설을 위해 5일 동안 집중 연습을 했다는 그의 말을 듣는 순간 한국 시장에 대한 뜨거운 열의를 느낄 수 있었다.

그는 1985년 와세다대를 졸업한 뒤 곧바로 닛산 본사에 입사해 25년 넘게 근무하고 있다. 입사 1년 뒤부터 세일즈(영업)를 맡은 뒤 뉴질랜드·남아프리카·태국에서 해외 세일즈를 담당한 해외 영업 전문가다.
[Focus] “도요타 제치고 수입차 3위 올라설 것”
2005년 국내에 진출한 한국닛산의 대표이사로 일본인이 발탁된 것은 처음이다. 여기에 대해 물어보자 “닛산은 글로벌 컴퍼니로서 일본이든, 한국이든, 유럽이든, 미국이든 관계없이 그 포지션에 맞는 능력 있는 사람이 온다. (일본인이라고 해서) 특별한 의미는 없다. 태국과 중국에 한국 직원도 많다”고 답했다.

한국닛산의 조직이나 운영 방식을 어떻게 바꿀 것이냐는 물음에는 “두 달밖에 되지 않아 큰 변화는 없다. 크게 바뀔 것 같지는 않다. 다만 시장은 항상 변하기 때문에 시장 상황이 바뀌면 임기응변으로 그때그때 맞춰 변화할 것”이라며 여운을 남겼다.

개인적으로 한국에서의 특별한 목표나 각오가 궁금해졌다. “개인적이라기보다 회사 차원에서 연간 닛산 브랜드로 4000대, 인피니티 4000대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지난해 수입차 판매 1위 BMW가 1만1017대(미니 포함), 메르세데스벤츠 8919대(마이바흐 포함), 도요타 7072대, 아우디 6664대가 뒤를 잇고 있다. 닛산(인피니티 포함)은 4567대로 7위였다. 임기 내 수입차 시장 3~4위가 목표라는 얘기다.

세계시장, 특히 뉴질랜드·남아프리카·태국처럼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온 그는 한국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한국의 경우 교육 수준이 높고 성숙된 시장으로 구매자들의 기대치가 상당히 높습니다.

또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아 2010년에 250만 대(내수·수입 포함) 시장이 예상됩니다. 앞으로 고객의 요구가 점점 높아지면서 수입차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닛산은 인피니티를 포함해 수입차 시장의 4.2%(2010년 5월까지의 누계)로 수입차 업체 중 포드와 혼다에 뒤진 8위에 그치고 있다.

성능 대비 가격이 저렴한 인피니티G 시리즈와 올해 가격을 할인한 알티마가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고 있지만 수입차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중대형 세단에서 킬러 모델이 없는 것이 한계였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이번에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BMW 5 시리즈의 경쟁 모델로 M 시리즈를 내놓았다.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복안은 무엇일까. 나이토 대표는 “고객이 원하는 차를 고객이 원하는 가격에 내놓다는 닛산의 전략은 변함이 없다.

내가 와서 특별히 바뀌진 않을 것이다. M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알티마와 함께 최강의 라인업을 구축했다”고 답했다.

한국 닛산 최고경영자가 타는 차는 무엇일까. 그는 한국에서는 인피니티 Q45를 타고 있고 일본에서는 부인과 공용으로 닛산 프레사주(Presage)를 탔다. 그의 아들은 닛산 큐브를 타고 있다.

약력 : 1962년생. 85년 와세다대 문학과 졸업. 닛산 본사 입사. 96년 닛산 뉴질랜드 세일즈&마케팅 고문. 2000년 닛산 GOM시장 세일즈 매니저. 2003~2008년 닛산 남아프리카 기획 책임자, 태국 기획 부사장. 2008년 중남미 총괄 책임자. 2010년 4월 한국닛산 대표이사(현).

우종국 기자 xyz@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