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적의 인재(Right People)와 최고의 인재(Best People)가 있다. ‘최적의 인재’는 긍정적 사고와 열정을 가지고 자신보다 조직의 가치와 발전을 중시하는 사람, ‘최고의 인재’는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을 의미한다.

실제로 조직 내에는 ‘최적의 인재’와 ‘최고의 인재’가 있다. 또 최적의 인재는 이상과 신념에 따라 움직이고 최고의 인재는 유능해 승진과 보상에 따라 움직인다. 인재는 기업 경영의 중심이자 영속성을 갖기 위한 출발점이다. 따라서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최고의 인재와 최적의 인재가 모두 필요하다.

창업 초기에는 최적의 인재가 더욱 필요하다. 물론 능력 있는 최고의 인재가 있어야 빠르게 성공 단계에 도달할 수 있지만 창업 초기에는 제대로 된 대우를 해주지 못할 뿐만 아니라 미래 또한 불확실하기 때문에 실력보다 열정과 성실함을 가진 사람들이 더 적합하다.

전문가 그룹으로 지칭되는 유능한 인재들을 주축으로 시작하는 기업이 의외로 성장의 문턱에서 좌초되는 경우가 많은 이유도 최고의 인재들이 초기 단계에 나타나는 다양한 난관을 헤쳐 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상 받는 대가만큼’이라는 나름의 합리성에 따라 움직이는 그들의 특성상 창업 초기 단계에서 겪게 되는 어려운 상황은 결속보다 내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보다 전문적인 인력, 즉 최고의 인재들을 필요로 한다. 동질적 배경을 가진 구성원들로는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할 수 없기 때문에 성장 궤도에 안착하게 되면 유능한 핵심 인재를 찾는 것이 당연지사다.

예를 들어 연구·개발자들이 세운 벤처기업이 ‘최적의 인재’들의 노력으로 회사가 성장하고 규모가 커지면 보다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 마케팅·재무 부문 등의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는 것과 유사하다.

기업의 성장 속도가 안정적이고 빠르게 정착됐다면 유능한 핵심 인재들을 영입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 있다. 하지만 성장의 전환기나 과도기적 단계에서 조급하게 최고의 인재 영입을 추진할 경우 조직 내 혼란이 가중될 수 있다.

대표적 사례가 열정으로 기업의 성공을 향해 달려온 ‘최적의 인재’와 성공적 안착 후 영입된 ‘최고의 인재’와의 갈등이다. 미래의 성장을 위해 전문적인 체계를 필요로 하는 현실을 놓고 볼 때 최고의 인재는 당연한 선택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적의 인재들은 회사가 어려웠던 시절 생사고락을 같이했는데 이제는 오히려 밀려나는 듯한 불안감을 느끼고 최고의 인재들과 보이지 않는 갈등을 겪게 되는 것이다.

유비가 제갈량을 찾아 나섰던 삼고초려의 이야기만 보아도 그렇다. 관우와 장비는 처음부터 유비가 제갈량을 친히 찾아가는 것에 대해 내심 못마땅해 했다. 유비의 정성에 감복한 제갈량이 하산해 유비를 위해 정성을 다하고, 또 유비가 제갈량을 사부로 모셨을 때도 유비가 제갈량을 신뢰하고 교분이 더욱 두터워지니 도원결의했던 관우와 장비로서는 몹시 불만스럽지 않았겠는가.

기업이 계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성장의 진통을 서둘러 벗어나기 위해 가치를 간과한 채 최고의 인재를 영입하는 데만 주력해도 결국 모두에게 손해다.

최적의 인재와 최고의 인재는 공존해야 한다. 이 두 그룹이 갈등을 넘어 같이 성장할 수 있을 때 기업도 제2의, 제3의 성장기로 돌입할 수 있다. 최적의 인재와 최고의 인재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하는 인재 경영이 기업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
[CEO ESSAY] 최적의 인재와 최고의 인재
이재석 심플렉스인터넷 대표이사


약력: 1968년생. 93년 포항공과대 물리학과 졸업. 95년 한국코트렐 연구원. 96년 한국네트워크비즈니스컨설팅 설립. 99년 심플렉스인터넷(주) 설립, 대표이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