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지은 보이스 컨설턴트

[Professional Life] “성공을 부르는 목소리는 따로 있어요”
성공을 부르는 목소리로 바꾸는 일은 아주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어려운 일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싶어요.

당신이 기업의 신입 사원 채용 담당자라고 가정하자. 마지막 최종 면접까지 올라온 사람은 단 2명. 두 사람 모두 유창한 외국어 실력을 갖췄고 시사 상식도 풍부하다. 면접관의 어떠한 질문에도 두 사람은 청산유수처럼 막힘이 없다.

차이점이 있다면 목소리. A는 목소리가 맑지 못하고 탁해 끝이 갈라지는 느낌이다. 반면 B는 은은한 중저음의 아나운서 같은 목소리를 자랑한다. 당신이라면 누구를 뽑겠는가.

오늘날 사람들은 성공을 위해 자신에게 많이 투자한다. 성형수술을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좋은 인상을 만들어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한 수단이다.

그런데 좋은 목소리가 훌륭한 경쟁력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느끼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걸음 더 나아가 자신의 타고난 목소리를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더더욱 드물다.

MBC 아나운서 출신의 보이스 컨설턴트 우지은 W스피치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성공을 부르는 목소리가 따로 있으며 트레이닝을 하면 누구나 이러한 목소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기업체 임원들이나 교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해보면 자신의 목소리나 발음에 불만을 가진 분들이 의외로 많아요. 또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직업을 가진 분들 중에는 목이 쉽게 쉬어서 어려움을 겪는 분들도 적지 않고요. 이는 모두 제대로 된 발성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목소리를 제대로 내는 방법을 익히면 5~6시간 강의를 해도 목소리가 쉬는 일이 없습니다.”

상대방에게 신뢰감을 주며 듣기 좋은 목소리를 이끌어 내기 위한 가장 중요한 핵심은 ‘마스크 공명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목으로만 소리를 내려고 하지 않아야 합니다. 목이 쉬는 가장 큰 이유가 목으로만 발성하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코와 입 주변으로 공기를 모아서 ‘음~’하는 기분으로 울림을 만들어 내야 합니다. 이때 호흡은 복식호흡을 해야 합니다.

공기를 배에 채우고 배에서 소리를 최대한 끌어올린다는 생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뜻이죠. 이때 나오는 소리가 바로 ‘마스크 공명음’입니다. 좋은 목소리는 복식호흡을 통해 코와 입 주변에 모을 때 비로소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목소리와 관련해 많은 사람들이 선입견을 갖고 있다고 우 대표는 지적한다. 목소리는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고 선천적인 것이기 때문에 쉽게 바뀔 수 없다는 것. 자기 목소리에 불만이 있어도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거나 바꾸어 보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 것도 이러한 선입견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목소리는 분명 바꿀 수 있습니다. 성공을 부르는 목소리가 있는 반면에 성공을 막는 목소리도 존재한다는 것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성공을 부르는 목소리로 바꾸는 일은 아주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어려운 일도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하고 싶어요.”

좀더 구체적으로 우 대표가 이야기하는 성공을 부르는 좋은 목소리의 비결을 들어보자. 앞에서도 나왔듯 좋은 목소리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복식호흡이다. 복식호흡은 가슴 위로 쉬는 얕은 호흡이 아니라 공기를 배로 보내며 깊게 쉬는 심호흡이다.

긴장을 완화시키고 집중력을 발휘하게 하는 최고의 방법이 복식호흡이라고 우 대표는 강조한다. 이와 함께 중요한 것은 정확한 발음이다. 우 대표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발음이 의외로 정확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이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수들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고.

“얼마 전 한 대학에서 교수님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면서 ‘외’와 ‘왜’, 그리고 ‘웨’의 차이점을 아느냐고 물어보았더니 다들 웃으시더라고요. ‘무슨 이런 것도 질문이라고 하느냐’는 식으로 절 바라보더군요. 그래서 한번 발음해 보라고 했더니 제대로 발음한 분이 한 분도 없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발음이 좋지 않은 이유를 우 대표는 크게 두 가지로 본다.

첫 번째, 우리말에 대한 무관심 때문이다. 우리말이기 때문에 특별히 공부하지 않아도 의사소통에 별 문제가 없다는 생각에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것. 발음이 좋지 않은 두 번째 이유는 게으른 조음기관 때문이다.

“또렷한 발음이 만들어지려면 무엇보다 발음을 만드는 기관, 즉 혀·입술·턱·얼굴 근육 등의 조음기관이 아주 바쁘고 활발하게 움직여 줘야 합니다. 하지만 이는 에너지 소모도 많고 꽤 귀찮은 일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경제적인(?) 발음을 선호합니다. 입술이나 혀를 많이 움직이지 않고 대충 의미만 전달하는 수준에서 쉽게 발음하는 것이죠.”

목소리가 중요한 자산이기 때문에 우 대표는 술은 물론 발성에 해로운 탄산음료나 우유·요구르트·커피·녹차·홍차 등은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대신 강의 중간 중간에 따뜻한 물을 마신다. 좋은 목소리를 내는 데 따뜻한 물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우 대표는 추천한다.

“사람의 첫인상을 결정하는 요소별 비중을 보면 목소리가 38%로 가장 높다는 조사 보고서가 있습니다. 말의 내용은 불과 7%에 지나지 않습니다. 이는 어떤 말을 하느냐보다 어떤 목소리에 내가 하고 싶은 내용을 담느냐 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목소리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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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목소리 체크리스트

성공을 원한다면 체크해 보세요

다음은 우 대표가 제안하는 15가지 목소리 체크리스트다. 이 가운데 한 가지라도 당신에게 해당되는 사항이 있다면 목소리가 당신의 성공을 방해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해당 사항이 없다면 당신은 이미 성공을 향한 유리한 위치에 올라 있다고 단언해도 좋다. 하루 10분의 목소리 트레이닝으로 당신의 삶을 바꾸어 보라.

목소리에 자신이 없고 불만족스럽다.
목소리가 힘이 없고 작아서 기어들어간다.
목이 쉽게 지치고 아프다.
지금의 목소리 톤이 너무 높거나 낮다.
허스키한 쇳소리가 나며 말끝이 갈라진다.
목소리가 맑지 않고 탁해 듣기 거북하다.
목소리가 딱딱하고 부드럽지 않다.
콧소리(코맹맹이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긴장하면 목소리가 떨리거나 말을 더듬게 된다.
목소리가 무겁고 웅얼거리는 듯 답답한 느낌이다.
발음이 부정확해 대화 도중 사람들이 “네? 뭐라고요?”를 연발한다.
목소리가 생동감이 없고 밋밋하다.
말의 속도가 너무 빠르거나 너무 느리다.
지방색이 드러나는 사투리를 심하게 사용한다.
말투가 어린아이 같거나 혹은 툭툭 던지는 불친절한 느낌이다.

약력 : 1979년생. 홍익대 불어불문학과 졸업. 고려대 언론대학원 석사(방송 전공). 충주 MBC 공채 아나운서. KBS·CBS·YTN 등 방송사에서 전문 MC 및 리포터로 활약. 용인송담대 방송영상학부 외래교수(현). W스피치커뮤니케이션 대표(현).

김재창 기자 cha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