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에게 듣는 창업 노하우-‘박가부대찌개·두루치기’ 당산점 이미경 씨
음식점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로 점포의 가동률을 높이는 방법을 들 수 있다. 점포의 가동률을 높인다는 것은 시간대별 매출 편차를 줄여 하루 종일 꾸준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실제로 최근 창업 시장에서는 점포 가동률을 높여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이 이뤄지고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것이 메뉴를 복합화하는 것이다. 매출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메뉴를 복합적으로 취급함으로써 고객의 선택 폭을 넓히고 수요를 확대해 점포의 효율성을 끌어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넓은 수요층을 가진 대중적인 아이템을 접목한다면 복합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
메뉴 늘리고 24시간 영업체제로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부대찌개 두루치기 전문점 ‘박가부대찌개·두루치기(www.parkga.co.kr)’를 운영하는 이미경(45) 씨. 지난해 말 창업해 요즘 198㎡ 규모의 점포에서 월평균 6000만 원 매출에 1500만 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리고 있다.
이 씨는 이처럼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비결에 대해 “부대찌개로 점심 수요를 잡고, 두루치기로 저녁 술자리 손님들을 끌어 모아 점포 가동률을 극대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이전에 음식점을 두 번 운영한 경험이 있다. 두 점포 모두 지금과 동일한 장소였다. 하지만 한 번은 저녁에만 손님이 몰리고 한 번은 점심에만 손님이 몰리는 등 시간대별 매출 편차가 커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두 번의 실패 경험을 바탕으로 이 씨는 하루 종일 손님이 들어올 수 있는 아이템을 골라야겠다고 판단했다.
그때 이 씨의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박가부대찌개·두루치기’. 대중적으로 넓은 수요층을 가지고 있고 직장인들의 점심 식사 메뉴로도 빠지지 않는 부대찌개에 식사로도 먹을 수 있고 저녁 술자리 안주로도 제격인 두루치기를 접목했다는 점에서 종일 꾸준한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예상은 적중했다. 점심시간에는 수제 햄 부대찌개와 해물부대찌개 등을 먹기 위해 인근 사무실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 매장을 찾았고 저녁에는 삼겹살·오징어·낙지·콩나물 등이 푸짐하게 들어간 두루치기를 안주 삼아 간단한 술자리와 회식 등을 하기 위한 고객들이 모여들었다. 하루 매출액 중 점심시간과 저녁시간의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거의 반반이다.
다만, 그저 두 가지 메뉴를 접목하는데 그치지 않고 각각의 메뉴에 대해 전문점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 그중 두루치기의 경우 부대찌개의 서브 메뉴로 비춰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두부와 김치·삼겹살이 어우러진 ‘두부두루치기’, 매콤하고 칼칼한 오징어 불고기와 야채로 맛을 낸 ‘오징어두루치기’, 낙지가 통째로 들어간 ‘낙삼두루치기’ 등 고기와 야채·해산물이 조화를 이룬 일품요리들로 구성했다.
특히 최근 음주 문화가 한자리에서 식사와 술을 겸하는 형태로 변화되면서 식사와 술안주로도 가능한 두루치기 메뉴가 톡톡히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이 씨는 “1차 식사, 2차 술자리로 옮겨 다니지 않고도 한자리에서 모든 것이 해결되기 때문에 점포의 수익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저녁 술자리 손님이 늘어나면서 밤 10시면 문을 닫던 매장을 24시간 운영 체제로 바꿨다. 이 덕분에 야근이나 밤샘 근무 후 출출한 속을 달래기 위해 점포를 찾는 직장인 수요도 새로 생겼다. “밤 12시~새벽 2시, 오전 6~8시에 식사하러 오는 손님들이 꽤 있어요. 하루 매출액 중 이 시간대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정도에 이른다”고 말했다.
메뉴도 늘었고 24시간 영업을 하지만 점포 운영은 수월한 편이다. 가맹 본사가 필요한 식자재 대부분을 직접 공급해 주는 데다 표준화된 레시피에 따라 재료를 담아 손님 테이블에 내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누구나 손쉽게 조리할 수 있어 굳이 점주가 점포 운영에 종일 매달리지 않아도 된다. 비싼 임금을 줘야 하는 전문 주방장을 쓸 필요가 없어 인건비 절감에도 도움이 된다.
서민형 음식에 웰빙 품격 접목
이 씨의 또 다른 성공 노하우는 웰빙 등 친환경 코드를 내세워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였다는 점이다.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 문화가 소비 트렌드를 점령한 지 오래인 가운데 건강을 위한 소비자들의 잣대는 매우 엄격해졌다.
특히 음식에 대해서는 훨씬 더 까다로워졌다. 이 씨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욕구를 간파하고 서민형 음식인 부대찌개와 두루치기에 웰빙이란 품격을 부여함으로써 고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부대찌개는 대중적이고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지만 저가 소시지와 라면스프 맛으로 건강한 맛과는 거리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씨는 수제 햄을 사용해 기존 부대찌개와 차별화했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수제 햄은 국내산 돈육 100%로 착색 필름이나 스모크오일(목초액)을 사용하지 않고 48시간 참숯으로 훈연해 만든다. 여기에 사골을 우려낸 육수를 사용해 웰빙 부대찌개를 만들어 냈다.
‘L-글루타민산나트륨’, 흔히 ‘MSG’로 불리는 인공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특징이다. MSG는 음식의 맛을 내기 위해 흔히 쓰이는 인공 첨가물이지만 과다 섭취할 경우 두통이나 메스꺼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 씨는 MSG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천연 재료를 듬뿍 사용해 맛을 내고 있다.
이러한 친환경·건강 코드는 요즘 소비 특성인 가치 소비에도 딱 맞아 새로운 수요를 이끌어 내는 데도 한몫하고 있다. 점포가 오피스 상권에 있어 이전에는 주말에 손님들이 별로 없었지만 요즘은 인근 아파트 단지의 가족 단위 고객들이 크게 늘면서 오히려 평일보다 주말 매출이 더 높게 나오고 있다.
이 씨는 “부대찌개와 두루치기가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메뉴인 데다 인공 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건강 먹을거리’라는 인식 때문에 일요일 등 주말에는 아이들을 동반하고 외식에 나서는 가족 손님들이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
친환경 코드는 점포의 홍보 및 마케팅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주문을 받을 때나 계산할 때 손님들에게 MSG를 일절 넣지 않고 수제 햄과 국내산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친환경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또 점포 내에 MSG 무첨가 마크 등의 홍보물이나 전단 등을 비치해 손님들이 자연스럽게 인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찬을 재활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식사할 때 반찬을 남기지 않는 고객에게는 라면 사리 쿠폰도 지급한다. 음식을 남기지 않음으로써 환경을 보호하는데 동참하고 공짜 라면 사리 쿠폰도 얻는 일석이조 캠페인에 고객들의 호응도 매우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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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Tip 점포 가동률 높이는 메뉴 복합화 성공하려면…
1. 점포 특성, 상권 분석, 소비자 수요 분석 등을 기초로 상호 연관성이 높은 메뉴를 접목해야 한다.
2. 낮과 밤 등 시간대별로 주 고객층이 다른 메뉴를 접목해 시간별 매출 편차를 줄이는 것도 좋다.
3. 각각의 메뉴가 전문점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야 복합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4. 시식 쿠폰이나 할인 쿠폰 제공 등 메뉴 간 연계 마케팅을 실시해 고객들의 관심을 유발하고 신규 수요를 창출하는 것도 좋다.
5. 섣불리 메뉴 복합화를 시도할 경우 매장이 어수선해지고 점포의 정체성만 흐려질 수 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6. 특히 외식 업종의 경우 서로 궁합이 맞지 않는 상반된 아이템을 취급하면 식재료 낭비는 물론 인력 손실 등의 이중고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7. 메뉴 복합화에 드는 비용이 매출 증대 효과보다 커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연세대 사회복지학과를 나와 중앙대 창업대학원에서 창업학 석사학위를 받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대학 등에서 창업 및 기업가정신 강의를 하고 있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 kb06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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