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들이 즐기는 레저 스포츠는?

레저 스포츠로 각광받을 가능성이 가장 높은 종목은 무엇일까. 특히 최고경영자(CEO)급 최상위 고소득자들이 선호하는 레저 스포츠는 어떤 것일까.

미국의 마케팅 대행사인 ‘세이지 컬렉티브(Sage Collective)’는 지난 2008년 12개월 동안 고소득자들이 즐겼던 레저 스포츠 종목을 소득별로 조사해 발표했다. 이 조사는 고소득자를 세 부류로 나눴다. 연봉 25만 달러 이상과 15만~24만9999달러, 10만~14만9999달러 등으로 세분화했다.

소득이 가장 높은 25만 달러 이상이 즐기는 레저는 주로 해양 스포츠로 나타났다. 선호도가 높은 것은 세일링(Sailing)과 크로스컨트리 스키였다. 이 두 종목은 270%의 선호도를 보여 기준(100%)보다 무려 170% 높았다.

그 다음으로 스킨다이빙·스노클링이 230%의 선호도로 기준보다 130%를 넘어섰고 수상스키, 제트스키, 스노보드, 파워보트 등이 각각 220%로 엇비슷한 선호도를 보였다. 이어 테니스(210%), 골프(200%), 바다낚시, 하키(180%) 등의 순이었다.

25만 달러 이상의 최상위 고소득자들이 즐기는 레저 스포츠 상위 12개 종목 가운데 해양 스포츠가 무려 7개나 됐다.

15만 달러에서 24만9999달러의 소득자는 조정(rowing)의 선호도가 195%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어 크로스컨트리 스키와 제트스키가 각각 175%로 2, 3위를 달렸고 스노보드, 테니스, 골프, 조깅, 카누·카약 등이 각각 160%로 그 뒤를 이었다. 세일링, 수상스키, 파워보트, 스킨다이빙·스노클링 등은 각각 150%였다. 상위 12개 종목 가운데 역시 7개가 해양 스포츠와 관련된 것이었다.

고소득자 가운데 가장 낮은 소득자인 10만 달러에서 14만9999달러의 경우 골프가 180%로 인기 스포츠였다. 그 뒤를 이어 하이킹과 조깅이 각각 170%, 수영과 파워보트가 각각 160%였으며 스킨다이빙·스노클링, 볼링, 카누·카약 등이 150%의 순이었다. 테니스와 캠핑은 각각 130%, 수상스키, 세일링, 크로스컨트리 스키, 타깃 사격, 농구 등은 각각 120%였다. 이 소득층에서도 선호도 상위 12개 가운데 7개의 해양 스포츠가 포함됐다.
[한은구의 마이애미 통신] 해양 스포츠 ‘각광’…국내는 골프
세일링·수상스키 등 ‘주목’

미국의 연간 10만 달러 이상의 고소득자들은 대부분 해양 스포츠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상은 국내의 경우에도 크게 어긋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국내는 골프가 고소득자들 사이에 가장 인기 스포츠로 꼽힌다. 아직도 그린피가 비싸고 부킹난이 심각해 부유층의 전유물로 보는 시각이 상존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골프장들이 대거 들어서고 있어 수년 내에 희귀성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골프를 즐기는 층도 과거 부유층에서 일반 서민들이 즐기는 운동으로 변해가는 과정에 있다. 소득이 많아질수록 골프에 대한 선호도는 급감할 것이다.

고소득자들은 남들이 하지 않는 차별화된 스포츠 종목에 깊은 관심을 나타내는 경향이 있다. 이 가운데 ‘럭셔리 스포츠’의 대명사인 해양 스포츠가 ‘상류층의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역할을 담당할 전망이다.

최상위 소득자들이 선호하는 세일링은 스포츠 중에서도 돈이 가장 많이 드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미국에서는 연간 25만 달러 이상을 써야 세일링을 즐길 수 있다. ‘세일링’을 후원하는 기업을 보면 루이비통(LVMH)·롤렉스·BMW 등 세계 명품 기업들이다.

기업들은 고소득자들의 레저 선호도 변화에 깊은 관심을 갖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 아직은 국내에 생소한 세일링·수상스키·제트스키 등에 구매력이 높은 고소득자들이 이동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이 스포츠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해 둘 필요가 있다. ‘그들만의 리그’를 만들어 주고 이를 이끌어 준다면 여러 측면에서 비즈니스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마이애미(미 플로리다 주)= 한은구 한국경제 문화부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