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수 엠브레인 사장

“100만 원 안팎의 비용으로 어떤 조사든 가능”
“이지서베이는 기존 소비자 조사에 비해 비용이 3분의 1도 안 된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국내 최대의 온라인 리서치 기업 엠브레인이 내놓은 ‘이지서베이’ 서비스가 기업 마케터들에게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이지서베이는 7년에 걸쳐 20여억 원의 비용을 투자해 만든 소비자 조사 시스템으로 고객이 직접 쉽고 간편하게 조사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는 게 특징이다.

특히 100만 원 안팎의 적은 비용으로 어떤 형식의 조사든 가능하다는 게 주목할 만한 점이다.

최인수 엠브레인 대표는 “많은 고객들이 비용에 부담을 느끼는 것을 보고 저렴하고도 신뢰할 수 있는 조사 시스템을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개발을 시작했다”며 “특히 중소기업이나 대학교수·대학원생들이 이용하면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서베이가 다른 소비자 조사에 비해 비용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었던 이유는 고객이 직접 설문을 작성하고 이를 분석한다는 데 있다. 먼저 이지서베이에 접속하면 워드프로세서와 비슷한 툴이 보인다.

여기에 조사하고자 하는 내용을 써넣으면 곧바로 엠브레인이 보유한 56만 명의 패널들이 이를 보고 설문에 응답한다. 설문이 끝나면 각각의 문항에 대한 응답 비율이 고객에게 전달되고 이를 직접 분석하면 되는 형태다.

물론 기존에도 이와 비슷한 형태로 인터넷 포털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있었다. 하지만 이지서베이가 이와 다른 점은 조사에 참여하는 패널들의 질이 매우 높다는 점이다.

“수많은 글로벌 리서치 회사들과 12년간 경쟁해 오면서 업계 10위권 안으로 발돋움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인은 패널 관리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에 있었습니다.”

최 대표에 따르면 패널의 숫자도 중요하지만 패널의 질을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일례로 엠브레인은 각 패널들에 대해 일일이 전화로 신상 정보를 직접 확인한다. 이렇게 확인된 200여 개의 개인 정보는 각 조사에 대해 적합한 패널을 선발하는 데 활용된다.

이지서베이 시스템과 함께 엠브레인이 제공하는 ‘트렌드모니터’ 서비스 역시 주목받고 있다. 이 서비스는 국내 리서치 기업으로는 이례적으로 고객의 요구에 의해서가 아니라 자체적으로 조사를 기획해 결과를 발표하는 서비스다.

현재 250여 개에 달하는 다양한 분야의 조사 데이터를 몇 만 원만 내면 아무 제약 없이 살펴볼 수 있다. 최 대표는 이 밖에 “올해 여름쯤부터 포털과 함께 금융 소비자의 성향을 분석해 컨설팅을 제공하는 신개념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귀띔했다.

이처럼 최 대표가 기존 리서치 기업들과 차별화된 다양한 서비스를 끊임없이 개발하고 있는 이유는 뭘까. 그는 “국내 리서치 산업은 3000억~4000억 정도의 시장에 100여 개의 기업이 몰려 있는 레드오션”이라며 “여기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블루오션’을 찾아야만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의 블루오션 전략은 단지 새로운 서비스의 창출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세계 최고 수준의 온라인 리서치 노하우를 바탕으로 중국 대만 등에 진출하고 있는 것.

최 대표는 “2008년 진출한 중국에서 작년 손익분기점을 맞춘 데 이어 올해 1분기에는 흑자를 기록했다”며 “리서치 업계에서 가장 비수기인 1분기에 흑자를 냈다는 사실이 매우 고무적”이라며 연말에 대한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약력 : 1965년생. 1989년 연세대 응용통계학과 졸업. 1991년 카이스트 산업공학 석사. 1996년 카이스트 산업공학 박사. 1998년 한국패널리서치 대표. 2000년 엠브레인 대표이사 사장(현).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