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즌 심찬구 대표 & 극단 맨씨어터 우현주 대표 부부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보편적인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냉철한 머리와 뜨거운 가슴을 함께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스포츠 마케팅 컨설팅사인 (주)스포티즌의 심찬구 대표와 창조성이 빛나는 젊은 극단 맨씨어터를 이끄는 우현주 대표 부부도 마찬가지다. 
“사업도 연극도 냉철함과 열정 필요하죠”
심찬구 대표를 일컬어 우리나라 스포츠 마케팅의 개척자, 혹은 한국의 ‘제리 맥과이어’라고들 한다. 스포츠 마케팅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지난 2000년에 스포츠 마케팅 컨설팅 기업인 스포티즌을 창립한 후 10여 년간 줄곧 한국 스포츠 마케팅과 컨설팅의 최전방에서 도전적이고도 진취적인 행보를 거듭해 온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지난 2008년 미술 투자, 아트 마케팅 회사인 아트 컴퍼니 H(Art Company H)를 설립하면서 아트 마케팅으로까지 그 활동 영역을 넓힌데 이어 지난해 아트 갤러리인 ‘살롱 드 H’ 갤러리를 오픈했을 때도 그를 아는 이들은 모두 “역시 심찬구”라는 평가를 내릴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에 있었던 ‘넵스 마스터피스 골프 대회’는 스포츠 마케팅에 아트 마케팅을 접목한 기발한 기획력으로 다시 한 번 ‘심찬구’라는 이름과 스포츠 마케팅 컨설팅 기업 ‘스포티즌’이라는 이름의 저력을 새삼 확인시켜 준 기회였다.

당신은 나의 운명, 나의 멘토

심 대표는 본인 스스로를 ‘우뇌 발달형’ 인간이라고 말한다. 정치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그가 처음 스포츠 마케팅을 자신의 업으로 삼았던 이유 역시 스포츠에 대한 열정도 있었지만 그보다 지극히 이성적으로 철저하게 비즈니스로서의 성공 가능성을 파악하고 예측했기 때문이다.

비록 사업 초기에는 생각했던 것과 다른 현실적인 문제들 덕분에, 또 스포츠 마케팅의 효과와 가능성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던 시장 상황 덕분에 많이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에 이르러서 되돌아보면 결국 그가 확신했던 스포츠 마케팅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당시의 분석과 예측은 적중한 셈이다.

오직 논리와 분석만 중시하던 심 대표가 정해진 틀과 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유연한 사고로 생각하게 되고 직관과 감성을 통해 세상을 보는 방법 등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우 대표의 공이 크다.

“아내는 평상시와 연극에 몰두할 때 그 분위기가 너무 달라요. 연극 작품을 준비할 때면 세상 모든 것에 대한 관심을 접고 오직 연극만 향해 질주하는 듯한 느낌이 들곤 하죠. 아내이자 엄마인 우현주가 아니라 연극인 우현주로서 반짝반짝 빛이 난다고 할까요?

그런 아내를 오랫동안 지켜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저 역시 예술 세계를 간접 경험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이 생겼고 더불어 우뇌적인 부분도 개발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심찬구)

고지식한 논리주의자를 우뇌와 좌뇌가 함께 발달된 창조형 인간으로 탈바꿈시켜준 우 대표는 현재 극단 맨씨어터를 운영하며 연기와 연출·극본·제작까지 1인 4역을 해내는 정열적인 연극인이다. 연극 ‘강 건너 저 편에’,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등에 출연했고 ‘박정자의 뮤직 모놀로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바람의 키스’ 등의 작품에서는 연출을 담당했다.

“고등학교 때부터 그냥 연기가 좋아서 연극을 시작했어요. 생각해 보면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때문에 무대 위에서 자신을 표현하는 연극에 더욱 마음이 끌렸던 것 같아요.”(우현주)

결혼 전에도 연출을 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사실 연출을 본격적으로 하겠다고 마음 먹은 건 결혼한 후부터다. 중학교 1학년 때 같은 반 친구로 만나 첫사랑의 감정을 키워갔던 남편과 서른 즈음이 되어 운명처럼 재회했다.

“친구들과 함께 우연히 들른 술집에서 빈 테이블이 없어 합석하게 된 어르신 한 분이 있었는데, 그분이 바로 아내의 아버지셨죠. 어렸을 때 헤어진 후 그냥 ‘잘살고 있다더라’라는 소문만 듣고 있던 터에 그날의 인연을 계기로 다시 연락하게 되었고, 마침내 이렇게 부부의 연으로 함께할 수 있게 됐죠.”(심찬구)

연기가 좋아 평생 연기만 하고 살 줄 알았던 여배우는 사랑하는 남자를 만나 결혼하고 아이도 낳고 아내와 엄마라는 이름에 점차 익숙해져 갔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연기에 매진할 수 있는 시간적 환경적인 여유가 되지 않았어요. 그런데도 연극에 대한 정열만큼은 쉽게 사라지지 않더라고요. 결국 직접 극단을 창단하고 본격적으로 연극인으로서의 활동을 시작했죠.”(우현주)

극단 맨씨어터를 창단한 후 그녀가 선보인 ‘썸걸즈’나 ‘울다가 웃으면’ 등의 작품들은 여성 작가와 여성 배우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연극 작품으로 대중과 평단 모두에게서 좋은 평가를 얻었다.

“남편 덕이 크죠. 시간적·환경적으로 연극에 마음껏 몰두할 수 있게 도와준 것은 물론 객관적인 입장에서 또 마케터로서의 시각에서 많은 조언을 아끼지 않거든요. 그야말로 남편은 가장 큰 후원자이자 멘토인 셈이죠.”(우현주)

특히 언제나 남다른 통찰력과 카리스마로 자신의 의견을 자신만만하게 개진해 나가며 사업을 이끌어나가는 남편의 모습은 극단을 운영하고 연극 작품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 그녀에게도 톡톡히 자극이 됐다.

“저 역시 마찬가지예요. 한 편의 시나리오가 하나의 작품이 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고 있으면 새삼 흥미진진하고 아내가 하는 일이 대단해 보이죠. 모든 것을 잊고 열정을 불사르는 모습을 보면 저 역시 그 열정에 동참하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심찬구)

예술과 스포츠 마케팅의 공존
“사업도 연극도 냉철함과 열정 필요하죠”
지난해 개관한 ‘살롱 드 H’ 갤러리 본관 6층에는 스포티즌의 사무실이 들어서 있다. 아니 스포티즌의 사옥에 ‘살롱 드 H’ 갤러리가 들어서 있다고 표현해도 좋을 것이다. 스포츠 마케팅 회사와 예술 갤러리가 함께 공존하는 이 건물만큼 이들 부부를 잘 나타내주는 공간도 없다.

“살롱 드 H는 전시에 그치지 않고 공연이나 음악회 등 다양한 예술들을 공유하고 접할 수 있는 공간으로 한층 더 발전해 나갈 계획이에요.

아주 오래전부터 많은 예술인들이 소통하는 공간을 일컬었던 ‘살롱’이라는 이름처럼 이곳을 찾는 많은 분들이 보다 쉽게 예술과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기를 희망해요.

저 역시 연극뿐만 아니라 뮤지컬이나 독립 영화 등 보다 많은 이들과 함께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작품 활동을 계속할 테니까 지켜봐 주셨으면 해요.”(우현주)

“제 목표는 지금까지와 같아요. 우선은 스포티즌이 지금까지 지식 기반의 완성도가 높고 다각적으로 국제화가 이뤄져 전략 마케팅적 접근이 가장 우수한 스포츠 마케팅 회사로 평가받아 왔는데요, 앞으로는 톱클래스 프로퍼티(top-class property)를 보유·개발하는 기업, 세계를 무대로 한국 스포츠의 우수성과 스포츠 마케팅의 우수성을 인정받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심찬구)

심찬구: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졸업. 연세대 대학원 정치학과 석사. 저서 ‘제리 맥과이어 거품 걷어내기’, ‘한국 스포츠산업의 현실을 지적한 스포츠 마케팅 실무 서적’. 논문으로는 ‘한국스포츠산업 발전의 당위성과 필요조건(스포츠비즈니스誌, 2001)’ 등이 있음. 패션 스포츠 마케팅&컨설팅 기업 (주)스포티즌 대표이사 사장(현).

우현주: 미국 뉴욕대 졸업. 연극 ‘엄마는 오십에 바다를 발견했다’ ‘엄마집에 도둑’ ‘차,이,다’ 일본 국립극단 초청 한일 합작 공연 ‘강 건너 저편에’ ‘썸걸즈’ ‘울다가 웃으면’ 등 출연. 연극 ‘나비는 천년을 꿈꾼다’ ‘바람의 키스’ ‘박정자의 뮤직모놀로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울다가 웃으면’ 등 연출. 청주대, 수원대, 서울예대 등 강사 역임. 극단 ‘맨씨어터’ 대표(현).

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