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부문 - 이장호 부산은행 행장
이장호 부산은행장은 부산은행 역사상 처음으로 자행 출신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지난 2006년 봄 특유의 뚝심과 친화력으로 10대 은행장에 취임한 것.이 행장은 그해 3월 취임사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 모두를 은행 발전에 헌신해 3년 내에 부산은행을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의 지방은행으로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행장의 장담은 실적으로 증명됐다. 2009년 2451억 원의 순이익 실현에 이어 올해 1분기 순이익만 1000억 원을 넘어선 것.
이대로라면 올해 순익 목표인 3050억 원도 훌쩍 뛰어넘을 태세다. 취임 당시 20조 원 안팎이던 자산 규모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33조5000억 원을 기록해 6개 지방은행 중 단연 최고다. 취임 4년이 지난 현재 부산은행을 최고의 지방은행이라고 부르는 데 이견을 달 사람은 없다.
자본과 금융을 다루는 은행에서 경영 실적은 기업의 성과를 보여주는 지표다. 하지만 이 행장은 “경영 실적이 전부는 아니다”고 항상 강조한다. 지역을 대표하는 기업이자 향토 은행으로서 지역이 요구하는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지속 가능 경영이 어렵다는 뜻이다. 지역민들에게 사랑받고 지역민들이 자랑할 수 있는 은행을 만드는 것은 이 행장의 경영 철학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대표적인 예가 2007년 말 설립한 부산은행 장학문화재단(현 희망나눔재단)이다. 지역 내 젊은 학생들의 장학금 조성을 위해 부산은행이 50억 원의 출연금을 조성해 설립한 장학재단이다.
출연금 규모는 매년 늘어 현재는 80억 원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장학금 수혜를 받은 학생만 1050명에 지급된 장학금은 11억3000만 원에 달한다. 이제는 장학 사업 외에도 나눔 사업이나 메세나 등 부산 지역의 명실상부한 사회복지재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평이다.
2007년에는 은행권 최초로 비정규직 직원들의 일괄 정규직 전환이라는 신노사 문화를 만들어 화제가 됐다. 이듬해 정부로부터 동탑산업훈장을 받게 된 배경이다. 지역의 고용 창출을 위해 2009년 설립한 BS취업지원센터는 은행이 주도하는 취업지원센터의 신모델이다.
지난 1년간 1300여 명의 채용 실적을 기록해 다른 은행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이 공로로 지난해 12월 ‘2009 일자리 창출 지원’ 유공자 시상식에서 금융권 가운데 유일하게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역색 갖춘 명품 은행
최근 부산은행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벽을 넘어(Beyond The Wall)’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동남권 최고의 종합 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하기 위해 한발 한발 걸어가고 있는 것.
지난해 12월에는 부은선물을 BS투자증권으로 재탄생시켜 명실상부한 지역 종합 증권사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다. 출범 3개월 만에 예탁 자산액이 1조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또한 조만간 캐피털 설립도 예정돼 있어 명실상부한 금융지주사로서의 면모를 갖춰 나가고 있다.
이 행장은 이를 위해 직원들의 마인드 변화를 주문하고 있다. 올해 초 이 행장은 2010년 한마음전진대회에서 “최고의 지역 금융그룹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자세를 완전히 새롭게 가져야 한다”며 “무엇보다 관행과 타성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의식 전환을 통해 우리만의 색깔과 특별함을 가진 명품 은행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다.
본부 직원들의 정신 재무장과 영업 마인드 향상 및 스피드 경영을 강화할 목적으로 부행장을 단장으로 외부 전문 컨설팅사와 함께 ‘의식혁신추진단’도 꾸렸다. 이를 통해 은행 내부의 오래된 관습이나 불필요한 업무 등 개선돼야 할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약력 : 1947년생. 73년 동아대 영문학과 졸업. 86년 동아대 대학원 졸업(경제행정학 석사). 65년 한국은행. 67년 외환은행. 73년 부산은행. 78년 오사카사무소 조사역. 96년 국제금융부장. 99년 이사대우. 2000년 부행장보대우. 2001년 상무. 2003년 부행장. 2006년 부산은행장(현).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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