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경마대회 ‘켄터키 더비’의 경제학

40억 달러 경제 효과…일자리도 10만 개
“스포츠에서 가장 짜릿한 2분(Greatest Two Minutes in Sports)”이라는 명성을 갖고 있는 세계 최대 경마 대회 ‘켄터키 더비(Kentucky Derby)’가 5월 2일(한국 시간) 미국 켄터키 주 루이빌의 처치힐다운스 경마장에서 진검 승부를 펼쳤다.

매년 5월 첫째 주 토요일 열리는 켄터키 더비는 최근 1년간 경마 대회 상금 순위 20위 이내에 든 세 살짜리 말 20마리가 1.25마일을 달려 우승마를 가리는 ‘경마의 마스터스’라고 할 수 있다. 2분간의 짧은 한판 승부에 걸린 베팅액은 총 1억1270만 달러다. 지난해에는 1억5500만 달러였다.

총상금은 218만5200달러이며 우승 상금만 142만5200달러다. 더비 직전 상금 랭킹 선두인 경주마 ‘루킨앳러키(Lookin At Lucky)’가 8개 대회에서 6승을 거두며 벌어들인 총상금액 148만 달러와 맞먹는 액수다.

이번 더비에서는 직전까지 상금 랭킹 12위였던 ‘슈퍼 세이버’가 2분 4초 45의 기록으로 승리해 단숨에 상금 랭킹 선두로 올라섰다. 더비 우승마는 우수한 종자로 평가받아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지난 2008년 켄터키 더비 우승마인 ‘빅 브라운’은 5000만 달러에 팔렸다.

지난 1875년 시작돼 올해 136회째를 켄터키 더비는 켄터키 주 지역에 엄청난 경제 효과를 안겨주고 있다. 켄터키 주는 이 더비를 발판으로 경마 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하면서 10만 개의 일자리와 연간 40억 달러의 경제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시청률 월드시리즈와 맞먹어
<YONHAP PHOTO-0240> Big Brown with jockey Kent Desormeaux (far, L) begins his break at the last turn en route to winning the 134th running of the Kentucky Derby horse race at Churchill Downs in Louisville, Kentucky, May 3, 2008.     REUTERS/Jeff Haynes (UNITED STATES)/2008-05-04 12:48:00/
<저작권자 ⓒ 1980-200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Big Brown with jockey Kent Desormeaux (far, L) begins his break at the last turn en route to winning the 134th running of the Kentucky Derby horse race at Churchill Downs in Louisville, Kentucky, May 3, 2008. REUTERS/Jeff Haynes (UNITED STATES)/2008-05-04 12:48:00/ <저작권자 ⓒ 1980-2008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더비 개최 장소인 루이빌의 경우 매년 1억 달러 이상의 부수입을 벌어들인다. 이날 하루 종일 비가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15만5804명의 관람객이 몰려들었다. 관광 수입뿐만 아니라 와인잔, 머그 컵, 컵 받침대, 패션 액세서리 등 더비 관련 상품 판매 등으로 짭짤한 수입을 올린다.

지난 2008년 루이빌은 1억2000만 달러의 수입을 올렸다. 지난해 경제 위기 여파로 1억 달러로 감소했지만 올해 다시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켄터키 주정부는 지난해부터 경마장에 ‘비디오 도박’까지 허용해 연간 6억2700만 달러의 추가적인 수입을 예상하고 있다.

NBC가 중계하는 켄터키 더비의 시청률은 지난해 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 수치로 9.8%를 기록, 지난해 미국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경기 시청률(11.7%)과 맞먹었다. 지난 4월 열린 마스터스 골프 토너먼트의 시청률은 9.0%였다.

NBC는 켄터키 더비 경주 중계를 위해 5년간 4400만 달러의 거액을 베팅했다.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NBC는 켄터키 더비를 동계 및 하계 올림픽과 함께 주요 3대 스포츠 콘텐츠로 선정할 정도로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켄터키 더비와 함께 미국의 3대 경주인 프리크니스 스테이크스(Preakness Stakes:ABC중계)와 벨몬트 스테이크스(Belmont Stakes:ESPN 중계) 경주의 ‘트리플 크라운’ 중계권을 모두 독차지하기 위해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다.

더비는 남성보다 여성들이 더 많이 보는 스포츠 종목으로 포지셔닝에 성공했다. 대회장에는 한껏 멋을 부린 여성 관객들이 나타나 대회장 분위기를 띄운다. NBC는 연예인 등 유명 인사들이 대거 참여하는 레드 카펫 행사, 패션쇼, 요리 경연 대회 등 여성 고객을 겨냥한 다양한 이벤트도 열었다.

공식 후원사는 지난 2006년부터 ‘염(YUM)! 브랜드’와 비자카드·펩시 등이 선정돼 있다. ‘염! 브랜드’는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으로 유명한 KFC 등을 보유한 레스토랑 프랜차이즈로 본사가 루이빌에 있다.

마이애미(미 플로리다 주)= 한은구 한국경제 문화부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