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레스토랑 아그라 명동점

새로운 ‘맛의 판타지’를 만나다
명동은 그야말로 발길에 채일 정도로 수없이 많은 맛집들이 밀집한 곳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사람들은 명동에서 맛있는 곳을 찾기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그 때문에 외국인과의 동행이 아니라면, 또는 쇼핑을 하다 잠시 쉬기 위해 찾는 것이 아니라면 굳이 분위기 좋은 한 끼 식사나 데이트를 위해 명동에 있는 레스토랑을 찾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아그라 명동점’은 명동에 있는 맛집들 중에서도 유난히 데이트족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인도 요리 전문 레스토랑이다. 원래 ‘아그라’는 이태원에서 오랫동안 특유의 분위기와 수준 높은 맛으로 인기가 높았던 핫 플레이스였다.

이태원의 인기를 바탕으로 명동에 진출한 것이 바로 지난해의 일이다. 명동 진출 1년여가 안 돼 벌써부터 명동의 데이트 스폿으로 소문난 이곳의 강점 중 으뜸은 뭐니 뭐니 해도 명동의 번잡스러움과 소란스러움이 좀처럼 느껴지지 않는 실내 분위기다.

한낮인데도 밤인지 낮인지 잘 구분이 가지 않는, 은은하면서도 신비로운 분위기는 젊은 연인들이 로맨틱 무드를 즐기기에 그만이다. 660㎡(구 200평)에 이르는 넓은 실내 공간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건 금빛으로 빛나는 환상적인 자태의 샹들리에들이다.

마치 파티션이라도 되는 양 홀 중간을 가로지르듯 하늘하늘 드리워진 주렴들 사이로 바닥에 닿을 듯 길게 내려와 있는 거대한 샹들리에는 사람들의 시선을 단번에 지배해 버린다. 홀이 거대한 금빛 샹들리에로 분위기를 압도한다면 홀 좌우에 배치된 12개에 달하는 각각의 룸들은 저마다의 독특하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로 연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게다가 흡연실과 메이크업실도 따로 마련해 놓아 고객의 편의성을 높인 점도 이곳을 찾는 이들의 만족지수를 높인 비결 중 하나다. 가장 인기 있는 주 메뉴는 역시 인도 요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탄두리 치킨이다.

국내산 닭고기를 인도 전통 소스에 마리네이드(marinade:양념장에 재우는 것)한 다음 인도식 오븐인 탄두르(tandoor) 화덕에 구워내는 이곳의 탄두리 치킨은 미리 구워낸 고기를 데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 즉시 구워주기 때문에 야들야들한 부드러운 육질에 그 특유의 향과 맛이 살아있기로 유명하다.
새로운 ‘맛의 판타지’를 만나다
탄두리 치킨 외에도 야채·육류·해산물 등의 재료를 이용해 만든 40여 가지에 달하는 카레 요리와 플레인 난(nan: 납작하고 부드러운 빵), 버터 난, 갈릭 난, 망고 난 등의 다양한 난들이 인기다.

또한 감자와 완두콩 등으로 속을 채워 기름에 튀긴 바삭하면서도 깔끔한 맛의 인도 전통 만두 ‘사모사(Samosa)’는 물론이요, 달콤한 시럽과 함께 제공되는 인도 치즈볼인 ‘굴랍자문(Gulab Jamoon)’, 인도식 요구르트인 ‘라시(Lassis)’, 인도식 생강 밀크티인 ‘진저차이(Ginger Chai)’ 등의 메뉴들이 기대한 만큼, 아니 그 이상의 충족감을 선사해 준다.

조금은 독특한 맛과 분위기, 그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데이트코스를 찾는 이들에게, 특히 명동의 분주함과 부산함에 실망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영업시간 : 11:30~22:00(금·토요일 11:30 ~23:00)
메뉴 : 탄두리 치킨 2만 원, 카레 1만3000~1만6000원, 사모사 4000원, 진저차이 4500원
위치 : 지하철 4호선 명동역 6번 명동 중앙로
예약 문의 : (02)3789-4320

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