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 부문 - 박중진 동양생명 부회장

박중진_동양생명 부회장

김정욱기자 haby@2007.3.28
박중진_동양생명 부회장 김정욱기자 haby@2007.3.28
2009년 10월 8일은 국내 생명보험 업계는 물론 증권업계의 역사를 다시 쓴 날이다. 국내 생보사 최초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이 이뤄진 날이기 때문이다. 최근 삼성생명의 상장으로도 화제가 되고 있는 ‘생보사 상장’의 첫 테이프를 끊은 곳은 동양생명이다.

동양생명의 상장은 업계 전반에 모범 사례를 제시했다. 실제로 2009년 9조1405억 원이었던 총자산 규모가 올 3월 현재 11조976억 원으로 21.41% 증가했다. 자기자본비율도 같은 기간 6464억 원에서 1조211억 원으로 57.9%나 늘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결과는 보험사의 재무 건정성 지표인 지급여력비율의 증가다. 2009년 3월 현재 180.1%에서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2009년 12월 256%를 기록했다. 훌륭한 상장 선례를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2009 회계연도에서 창사 이후 최대 실적을 견인한 사람은 박중진 부회장이다.

지난 2006년 4월에 취임한 박 부회장은 다양한 금융 분야에서 경험을 쌓아 ‘금융통’으로 불린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 산업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박 부회장은 이후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동양증권을 시작으로 시작된 박 부회장과 동양금융그룹의 인연은 증권·생명보험·종합금융 등으로 이어졌다. 업계에서 익힌 다양한 실무 경험, 거기에 학업으로 쌓은 이론까지 겸비한 박 부회장은 부임 이후 동양생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총력 영업 체제 구축 성공

박 부회장은 부임하자마자 ‘총력 영업 체제’ 구축을 위해 방카슈랑스 본부를 신설했고, 텔레마케팅과 홈쇼핑 등의 다이렉트마케팅(DM)을 다이렉트 본부로 통합하는 등 판매 채널을 재정비하는 데 힘을 쏟았다. 또한 각각의 사업 부문에 임원을 임명해 책임 영업제를 강화했다.

총력 영업 체제의 성과는 1년도 안 돼 바로 실적으로 증명됐다. 부임 초인 2006년 4월 동양생명의 ‘월납 초회보험료’는 35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2008년 금융 위기를 겪으며 영업 환경이 급속도로 위축되기도 했지만 지속적인 효율 개선으로 2010년 5월 현재 평균 약 70억 원 이상의 월납 초회보험료를 안정적으로 거둬들이고 있다.

박 부회장 부임 이후 동양생명은 재무 건전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6년 12월 부임 8개월여 만에 누적 손실을 모두 해소하는 성과를 올리며 실질적인 발전을 위한 전기를 마련한 것. 또한 2006년에 두 차례, 2007년과 2009년에 각각 한 차례의 유상증자를 성공적으로 이뤄내 재무 건전성을 크게 높였다.

세 차례에 걸친 유상증자의 성공은 향후 기업공개를 위한 기반이 됐다. 2009년 3월에는 일본의 타이요생명으로부터 503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하는 등 글로벌 금융 위기 속에서도 해외 자본을 성공적으로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박 부회장 취임 후 성과의 하이라이트는 역시 지난해 10월 8일 이뤄진 상장이다. 뜻하지 않은 금융 위기의 여파가 채 가시지 않고 수급에 대한 부담도 컸지만 박 부회장은 적극적인 해외 기업 홍보를 통해 긍정적인 투자 의견을 이끌어냈다. 그 결과 오히려 해외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공모주 청약 경쟁률이 12.67 대 1에 이르렀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동양생명의 총자산은 11조9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22% 증가했다. 세후 당기순이익 역시 큰 폭으로 증가해 2009년 결산 시에는 1051억 원의 창사 이후 최대 흑자를 달성했다. 박 부회장은 앞으로 ‘위험기준자기자본(RBC)’ 비율 도입 이후에도 재무 안정성과 자산 건정성의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는 각오다.

약력 : 1951년생. 75년 서울대 경제학과 졸업. 78년 한국과학기술원 산업공학 석사. 89년 미국 조지워싱턴대 MBA. 93년 동양생명보험 이사. 97년 동양생명보험 부사장. 98년 동양종합금융 대표이사 사장. 2001년 동양종합금융증권 대표이사 사장, 부회장. 2006년 동양생명보험 대표이사 부회장(현).

장진원 기자 jj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