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주목받는 모바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의 대표 격인 트위터는 한 번에 올릴 수 있는 글이 140자다. 그 이유는 처음부터 휴대전화 사용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다. 미국의 휴대전화 단문 메시지(SMS)의 최대 용량은 160자다. 이 가운데 사용자 아이디를 표시할 20자쯤을 빼고 140자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SNS는 이처럼 모바일을 염두에 두고 시작됐고 또 모바일을 통해 꽃피고 있다. 실제로 이미 대다수의 SNS 업체들은 휴대전화나 스마트폰 등의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접속할 수 있다. 특히 모바일 기기를 통해 서비스가 가능한 위치정보 서비스와 SNS가 융합되며 시너지를 만들어 내고 있다.

쉽게 말해 사람의 이동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이를 기반으로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거나 즉석 만남을 가능하게 하는가 하면 음식점 찾기 등의 정보를 제공하기도 한다. 또 아이템 획득, 보물찾기 등 현실과 연결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휴대전화 업계도 SNS ‘열풍’
위치정보 서비스 ‘융합’… IT산업 ‘금맥’
포스퀘어와 고왈라는 이 같은 모바일 중심 SNS의 대표 격이다. 포스퀘어와 고왈라는 휴대전화로 위치를 알리고 메모를 남겨 친구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친구의 친구와도 연결해 준다.

이들 서비스는 여기에 게임의 기능도 접목했다. 여러 사용자들이 등록한 지점을 보다 많이 찾아가고 또 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게 되면 게임상에서 그 지역의 영주가 되는 ‘땅따먹기’ 형태의 게임이다. 특히 작년 12월께 출범한 고왈라의 경우 여기에 아이템 획득과 교환 기능을 더해 게임의 재미를 보다 높였다.

이들 두 서비스가 길어야 1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각각 100만 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확보하면서 기존의 SNS 업체들도 위치 기반 서비스를 활용한 모바일 SNS 시스템을 보다 강화하고 있다. 트위터는 지오태깅(Geotagging)이라는 서비스를 내놨다.

이 서비스는 자신이 올린 사진이나 블로그 글, 동영상 등에 실시간으로 위치 정보가 실린다. 또 페이스북의 경우 상대적으로 뒤진 모바일 서비스를 만회하기 위해 위치 기반 서비스 제공 업체인 룹트(Loopt)를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근 구글이 선보인 SNS 서비스인 버즈도 위치 정보 서비스에 기반한 모바일 중심의 SNS다. 스마트폰에서 버즈를 이용하면 글을 올리는 것과 동시에 자신의 현재 위치를 알릴 수 있다. 구글 맵과 연동해 주변 위치 탐색이 가능하며 이를 다른 버즈 이용자들과 공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근처에 있는 친구들의 업데이트 소식도 모바일 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받을 수 있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는 풀 수 없는 숙제처럼 모바일 기기의 진화로 SNS 서비스가 성장하느냐 아니면 SNS의 성장으로 모바일 기기가 진화하느냐는 알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최근 들어 모바일 기기 생산 업체들이 SNS에 특화된 단말기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

휴대전화 업계 세계 1위인 노키아는 지난 4월 14일 3종의 보급형 스마트폰을 내놨다. 스마트폰이면서도 90~220유로(13만~33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장점인 이 제품들의 타깃은 바로 SNS 사용자들이다. 이들은 모두 풀 쿼티(QWERTY) 키보드를 채용해 문자 메시지와 e메일 기능에 특화돼 있다.

삼성전자가 주력 스마트폰으로 내세우고 있는 갤럭시S 역시 SNS 기능이 장기다. 이 제품에는 통합 메시징 서비스인 ‘소셜 허브(Social Hub)’를 탑재해 휴대전화 주소록을 중심으로 페이스북·트위터·마이스페이스와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LG전자 역시 SNS 특화 기능 휴대전화를 속속 내놓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안드로-1, 미니 등이다. ‘SNS매니저’라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SNS 사이트에 바로 접속할 수 있는 것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특히 다양한 SNS 사이트 계정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기능까지 제공한다.

휴대전화 주소록에서 SNS 사이트 연계 기능을 갖췄다. 팬택도 미투데이·트위터 등 SNS 기능을 담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리우스’를 출시했다. 시리우스는 약속 정하기, 길 찾기 등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한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해 사용자들이 새로운 놀이 문화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에 진출한 마이크로소프트가 내놓은 킨 원, 킨 투도 철저히 SNS 서비스에 최적화돼 있다. 두 제품 모두 쿼티 키보드가 내장돼 있어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타자를 칠 수 있으며 기본 바탕화면에 친구들이 올린 글과 사진, 동영상이 올라오도록 했다.

휴대전화 첫 화면부터 SNS 서비스에 올라오는 최신 정보를 살펴볼 수 있도록 한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엔터테인먼트&디바이스 부문 로비 바하 사장은 “킨 원과 킨 투는 자신의 일상생활을 친구와 공유할 수 있는 소셜 제너레이션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황금알 낳는 거위’ 될까

SNS는 모바일 기기 생산 업체는 물론 이동통신사까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주목하고 있는 중이다. 미국의 이동통신사인 AT&T와 버라이즌와이어리스는 가입자들이 월정액 데이터 요금제에 가입하도록 유도하는 핵심 도구로 SNS를 염두에 두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AT&T는 코드명 ‘세서미’라는 명칭 아래 스마트폰 외에 여타 휴대전화에서 모바일 홈페이지의 검색 및 웹브라우징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연구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치정보 서비스 ‘융합’… IT산업 ‘금맥’
국내에서는 아이폰보급으로 ‘스마트폰 열풍’을 일으킨 KT가 치고나왔다. KT가 서비스하는 ‘쇼(SHOW) 모바일 모임(약칭 모모)’가 바로 그것. 쇼 모모는 휴대전화로 모바일상에서 모임을 만들어 회원을 모집하면 모임 회원들의 연락처가 서로 공유되고 이를 통해 좀 더 편하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다. 여기에 접속하면 모임 게시판이나 개인 홈페이지에 글을 쓸 수 있고 회원 간에 통화·메시지전송·쪽지송수신이 가능하다.

KT 홍보실 관계자는 “기업의 임직원 주소록과 연동해 보다 편리하게 직원 조회가 가능한 기업용 주소록 서비스를 상반기에 출시할 예정”이라며 “스마트폰에서도 똑같이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발할 계획이어서 SNS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SK의 경우 그룹 내 이동통신사인 SK텔레콤보다 SNS 기업 SK커뮤니케이션즈(이하 SK컴즈)가 보다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SK컴즈는 ‘싸이월드’와 ‘네이트온’을 서비스하는 SK컴즈는 이들을 스마트폰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유무선 연동 서비스를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인 T옴니아2에 탑재된 ‘네이트 컨택트’와 ‘미니홈피’,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업로드’가 바로 그것. 네이트 컨택트는 네이트온 ‘대화 상대’와 싸이월드의 ‘일촌’ 관계를 스마트폰에서도 그대로 이어가게 도와준다. ‘미니홈피’는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자신과 일촌 싸이월드에 새글과 댓글이 달릴 때마다 이를 스마트폰으로 확인하게 해주는 애플리케이션이다.

‘UCC 업로드’는 블로그와 미니홈피에 동영상을 포함한 게시물을 올리는 용도다. 특히 SK컴즈는 SK텔레콤과 함께 오는 5월 무선 네이트 페이지(m.nate.com)를 열고 올해 안에 가칭 ‘싸이폰’을 3종 이상 출시할 계획이다. SK컴즈 관계자는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다양한 모바일 기기에 운용체제(OS)와 맞는 특화된 SNS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며 “무선 경쟁력 확대를 위해 이동통신사, 휴대전화 제조사, 콘텐츠 사업자 등과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홍표 기자 hawlli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