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금융 위기 이후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하락세를 보였으며 부동산 경기 침체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작년 1분기부터 주택 가격을 중심으로 8개월 만에 회복세를 보여 작년 말 현재 아파트 가격은 거의 전고점을 회복했다.

작년 하반기에는 오히려 주택 가격의 급등을 우려하는 소리가 높아져 DTI(소득 대비 융자액 상한) 규제 강화 등 주택에 대한 금융 규제가 더욱 강화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부동산 시장의 회복에는 저금리 지속, 재정지출 확대, 중국에의 수출 호조, 적극적인 미분양 대책이 크게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2010년의 부동산 시장은 전반적으로 이와 같은 시장 회복의 경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주택 매매 가격이 평균 5% 이내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다만 주택 전세 시장은 가격 증가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 시장에 대해 이와 같은 전망을 내놓는 것은 아마도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8.4% 상승한 것에 기반을 둔 것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지난해 재건축 입주가 완료된 송파구의 경우는 전세금이 평균 16.2%나 올랐기 때문에 전세 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킨 것으로 판단된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나라 주택 시장의 변동성은 크게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지난 24년간 주택 매매가는 연평균 4.2% 상승률을 보였지만 작년에는 1.5% 오르는데 그쳤다. 전세 가격도 지난 24년간의 장기 평균 상승률 6.1%에 비해 작년에는 3.4% 올랐을 뿐이다.

주택 미분양도 최근 증가세로 돌아서긴 했지만 16만 호에서 12만 호로 상당히 감소했다. 최근의 전세금 상승에 대한 우려도 사실은 서울 강남의 일부 지역에 국한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즉, 저금리 기조와 보금자리주택 등 대기 수요에 따라 일시적으로 상승한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향후의 부동산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대폭락론과 낙관론이 대립하고 있지만 대체로 낙관론이 우세한 것으로 보인다. 폭락론자들은 부동산 버블, 지방 미분양, 고령화와 인구 감소를 그 이유로 들고 있다, 부동산 버블이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는 실질 가격이나 소득 증가를 감안한다면 주택 가격이 최고조였던 1990년대에 비해 2009년의 경우 0.4~0.7배 정도에 불과하다. 서울 강남아파트만 따로 보더라도 이 비율은 0.8~0.9배 정도로서 실질 주택가격지수는 아직도 낮다.

지방 미분양은 사실 부동산 폭락의 뇌관과 같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부동산 금융의 상황은 그렇게 비관적이라고 할 수 없다. 예컨대 국내총생산(GDP) 대비 주택 담보대출의 비중은 35%로, 유럽의 50%, 미국의 71%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따라서 금리가 변한다고 하더라도 스프레드 조정으로 극복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요인인 고령화와 인구 감소 요인은 이제부터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임에는 틀림없지만 100인당 주택 수는 28.2호로, 일본의 41.6호보다 낮은 수준이고 2018년부터 전국 인구가 감소한다고 하더라도 가구 수는 2030년까지 계속 증가된다는 통계청의 추계로 본다면 인구에 따른 수요 감소는 크게 우려할 만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인구구조의 변화는 새로운 질의 주택 수요를 일으켜 시장 차별화를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과 같은 낙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출구전략의 시동은 시장에 큰 파급효과를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재정 투입에 따른 경기 부양도 한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 등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를 폐지하고 시장 정상화 차원에서 정책 접근이 이뤄지도록 제도 정비에 힘써야 할 것이다. 장기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안정기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므로 무리한 금융을 동원해 부동산에 투자하는 일은 자제해야 한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약력 : 1953년생. 서울대 공대, 서울대 환경대학원 졸업. 미국 MIT 대학원 도시 및 지역계획학 박사. 서울시 도시계획위원. 건국대 부동산대학원장. 정치대학장. 2007년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