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명여자대학교가 개발한 멀티미디어 방식 평가도구로 국가공인 취득
전반적인 의사소통 능력평가로 실질적인 영어 수행 능력 측정 가능


글로벌 사회로 진입하면서 뛰어난 영어 능력이 요구됨에 따라 너도 나도 영어 자격증을 따기 위해 어학학원으로 몰려들고 있다.
하지만 토익이나 토플 등 영어 공인성적이 영어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잣대가 될 수 있느냐의 문제는 항상 논란의 대상이 되어 왔다. 즉 토익이나 토플 등의 높은 점수가 사회에 나와 업무를 처리할 때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의견이 분분하다.
이에 ‘멀티미디어 방식’의 영어 말하기, 쓰기 평가를 통해 일상에서나 업무 수행과정에서 필요한 실제 영어능력을 평가하는 자격시험이 국내의 한 대학에서 시행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글로벌화’, ‘다양성과 조화’, ‘소통(疏通)’의 시대인 21세기를 맞아 숙명여자대학교(총장 한영실 www.sookmyung.ac.kr)는 ‘MATE’라는 멀티미디어 방식의 영어 말하기 및 쓰기 수행능력 평가시험을 개발해 국가공인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MATE’란 Multimedia Assisted Test of English라는 말로 수험자가 주어진 컴퓨터 상에서 소리와 영상, 문자로 제시되는 과제들을 헤드셋(말하기의 경우)과 컴퓨터 자판(쓰기의 경우)을 사용해 답안을 입력하는 말하기·쓰기 평가다.
MATE의 과제(문항)는 실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상황으로 제시되며, 여기에 적합한 언어기능을 측정할 수 있도록 고안됐다. 또한 사소한 문법적 오류보다는 메시지 전달이라는 의사소통 본연의 목적을 얼마나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달성했는지를 전반적으로 평가하는 시험이다.
따라서 수험자는 MATE를 통해 단순한 판정결과를 얻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영어능력으로 수행할 수 있는 일과 한계를 파악하고 그에 근거한 앞으로의 학습 방향을 정할 수 있다.

이 MATE 시험은 ‘MATE Speaking’과 ‘MATE Writing’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말 그대로 MATE Speaking은 영어 말하기 능력 평가로 미국에서 사용되고 있는 ACTFL(American Council on the Teaching of Foreign Languages)의 직접 면담방식(Oral Proficiency Interview)과 CAL(Center for Applied Linguistics), 모의 면담 방식(Simulated Oral Proficiency Interview)의 장점을 살려 영어를 외국어로 사용하는 한국적 상황에 맞게 응용 개발한 시험이다.
또 영어 쓰기 능력 평가인 MATE Writing 역시 ACTFL의 쓰기 능력 평가에 대한 연구를 근거로 해 개발한 평가 모형으로 각 수준별 요구되는 실질적인 영어 쓰기 과제와 평가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숙명여대 영문학부 이형진 교수는 “MATE는 언어표현력, 즉 말하기와 쓰기를 측정하는데 말하기와 쓰기 능력을 평가한다는 것은 이미 듣기와 읽기를 간접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멀티미디어를 사용한 최신의 평가 방식으로 많은 인원이 동시에 응시할 수 있는 경제적인 테스트로 운영과 관리가 편리하다”고 MATE의 특징을 설명한다.
또 표준화된 능력기준표의 단계별 난이도에 다라 테스트 문항(과제)을 출제하고 이 기준표에 근거한 절대평가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테스트의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MATE는 평가 결과에 대한 공신력과 신뢰성, 타당성을 획득하기 위해 말하기 평가의 경우 ACTFL 공인 평가자 확보 및 자체 훈련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또 각 분야의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이 아닌 전체적인 말하기, 쓰기 능력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판단 하는 총체적 지표 방식으로 평가되므로 평가결과가 신뢰할 수 있고 합리적이라는 것이 학교측의 설명이다.

MATE는 수험자의 전반적인 영어 의사소통 능력을 평가(holistic assessment)하는 테스트로, 수험자의 실질적인 영어 수행 능력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다. 일시적인 시험 준비에 의해서 점수가 높아질 수 없으며, 영어 능력 평가 결과와 실제 영어 수행 능력간의 차이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 기존 영어 자격시험과의 차이점이다.
무엇보다 MATE는 영어 말하기 및 쓰기 능력 평가의 기본 유형, 평가 방법, 평가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특정 목적 및 특정 수험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개발될 수 있다. 따라서 초·중·고등학생들은 물론 대학생, 기업체 직원, 정부 기관의 공무원 등 개별 목적과 특성에 따라 문항을 개발하고 수정함으로써 실제적인 평가가 가능하다.

이러한 이유로 MATE 시험을 보는 응시자들에게서 공통적으로 찾을 수 있는 성향은, 기존의 영어 학습을 통해 읽기와 듣기 능력은 일정 수준 정도 도달했으나 상대적으로 말하기와 쓰기 영역에서의 의사소통 능력이 저조해 이같은 어학 능력의 영역별 불균형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MATE는 영역별 불균형을 좁힐 수 있는 학습 방향성을 학습자에게 제시하려 하고 있다.

숙명여대 관계자는 “기존의 토플이나 토익 시험의 점수가 영어에 대한 어휘 및 문법적 지식의 척도로서만 기능하고, 높은 점수를 받은 수험자들이 실제 상황에서는 점수에 비해 영어 표현력이 상당히 부족한 현상들이 반복되는 등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에 반해 MATE 시험은 수험자의 영어의사소통 능력의 실질적인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시험을 통해 산출된 결과는 일상에서나 업무 수행과정에서 필요한 수험자의 실제 영어능력을 판정하는데 효과적이다”고 소개했다.

MATE 시험은 현재 숙명여대 졸업 자격시험으로 운영되고 있어 모든 재학생들은 졸업 전에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시험이다.
정기시험은 짝수달 첫째 토요일에 시행되며 Speaking 시험은 오전 9시부터, Writing 시험은 오전 10시부터 시행된다. 숙명여대는 사회교육관에 전용시험장을 마련하고 있으며, 숙명여대 재학생이 아니라도 응시를 원하는 자는 시험 시행 2주 전부터 1주 전까지 MATE 홈페이지(www.mate.or.kr)를 통해 신청하고 응시료를 입금하면 된다.
또 Speaking의 경우 Test A(General Rating: Rudimentary(초급)에서 Expert(최상급)까지 12등급 평가)와 Test B(Special Rating: Rudimentary(초급)에서 Moderate High(중급-4단계)까지 6등급 평가)로 구분된다.
시험 응시 후 3주 후 MATE 홈페이지에서 시험결과 확인이 가능하고 인증서는 우편으로 받아볼 수 있다. MATE의 판정등급은 응시일로부터 2년간 유효하다.


정기시험과 함께 특별시험이 있는데 이 특별시험은 자격인정이 아닌 영어능력을 평가하는 맞춤형 테스트로 단체(외부기관에 있는 50명 이상의 수험자)의 요청이 있을 때 수시로 진행된다. 특별시험을 의뢰하는 기관이나 단체는 시험 실시 약 15일 이전에 공문으로 MATE에 신청하면 된다.

이형진 교수는 “외국어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성인 학습자가 겪게 되는 좌절은 외국어 구사능력을 모국어 구사능력과 상대적 비교를 하면서 비롯된다”며 “외국어 학습은 모국어 구사능력에 비해서 얼마나 못하느냐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 하나의 외국어에 대한 백지상태에 비해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느냐의 관점에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고 조언한다.
이런 맥락에서 이 교수는 “효율적인 영어학습을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영어의 가치에 대한 사회의 제도적인 관점의 변화가 더욱 급선무”라며 “외국어에 대한 평가는 학습이나 업무에 필요한 일정 수준에 도달하면 그 이상은 더 이상의 가치를 부여하지 않는 방식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시험 문의: 02-710-9167
홈페이지 참고: www.mate.or.kr

한국경제매거진 박병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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