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최대 변수’ 한강변 아파트 재건축
지난해 1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선유도공원에서 한강르네상스의 2단계라고 할 수 있는 한강 공공성 회복을 선언한 지 1년 남짓 지났다. ‘한강 공공성 회복 선언’의 내용은 성냥갑 아파트에 막혀 사유화되고 있는 한강변을 시민의 공간으로 되돌려 한강변의 스카이라인을 획기적으로 바꾸기 위한 것이 핵심이다. 이와 함께 삭막한 아파트로 둘러싸인 획일적이고 단조로운 한강변의 도시 구조를 매력적 수변 공간으로 변모시킴으로써 도시 공간 구조의 변방에 머물렀던 한강의 공공성을 회복시키기 위한 정책 목표도 담겨 있다. 현재 한강변은 85%가 주거지역이며 그중 아파트가 7개 지구로, 주거지역 중 20%는 이미 재건축이 완료됐고 나머지 80%도 기존 방식으로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다.서울시는 한강변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개발의 일환으로 여의도·압구정·성수동·합정동·이촌동 등을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했다. 이 가운데 여의도·용산·압구정 일대 재건축 아파트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대거 쏠려 있다. 특히 압구정동과 여의도 일대 아파트는 여타 강남권의 저밀도 아파트와 달리 중대형 아파트로 구성돼 있어 실거주도 하면서 동시에 투자 수익을 얻으려는 투자자들이 많다.전략정비구역인 용산구와 이촌동·압구정동 일대는 전통적으로 부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이다. 풍수적으로 보더라도 물을 휘감고 도는 지역으로 재물 운이 있는 명지로 알려져 있다. 허리에 벨트를 찬 듯이 집터를 둥글게 감싸는 금성수(金星水)로 재물을 불러들이는 자리라는 후문이다. 즉, 산으로부터 지맥이 뻗어와 지기가 왕성히 응집되고 바람도 순하다. 그 반대는 반궁수(反弓水)다.1990년대 중반까지 우리나라 최고의 부촌의 명성을 유지한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는 2000년대 들어 사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치·도곡동 일대의 아파트로 왕좌 자리를 잠시 양보했다. 그 후 서울시의 전략정비구역 호재로 압구정동 일대 재건축 아파트로 다시 이동하고 있다. 전략정비구역 대상 지역은 강남구 압구정·청담동 일대 144만1267㎡다.1976년부터 1979년까지 입주를 마무리한 압구정동은 현대1∼7차를 비롯해 미성·한양아파트 등이 들어선 강남의 대표적 ‘명품’ 주거 단지다. 압구정동은 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돼 총 23개단지 1만여 가구가 최고 50층 규모로 재건축된다.투자자들은 유독 구현대아파트를 선호하는데 정비구역의 중앙에 위치해 압구정 내에서도 교통·문화 시설의 단지 규모가 크고 대부분의 단지가 한강 조망이 가능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강남구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가격은 반포 일대 아파트 가격보다 20~30% 이상 비싸게 거래돼 왔는데 지난해 말 입주한 반포 2, 3단지 인기에 힘입어 현재 두 지역 간 아파트 값은 비슷해졌다. 현재 서초구 반포동 주공 1단지 105㎡는 15억~16억 원 선으로 압구정동 구현대아파트 105㎡형의 매도 호가와 비슷해졌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압구정동 일대 아파트 가격이 저평가됐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의 발길이 분주하다.압구정동에 이어 또 다른 전략정비구역 중 하나인 여의도 일대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다. 여의도 일대 재건축 아파트는 목화·삼부·장미·한양 등을 묶어 1구역(3000여 가구)과 시범·삼익·은하 등을 묶어 2구역(2300여 가구)으로 나뉘어 개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일대도 압구정동과 같이 최고 50층 초고층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지난 2006년 말 최고점을 뚫은 단지가 많다. 삼부아파트 89㎡(구 27평형) 호가가 10억 원, 시범아파트 79㎡(구 24평형)도 9억 원대로 전고점을 넘어섰다.지난해 말 한강변 전략정비구역인 용산구 이촌·서빙고동 일대가 제1종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된 후 이 일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초고층 재건축 수혜 단지로 거론되는 용산구 일대 아파트는 이촌동 강변·렉스·한강맨션·신동아 등을 꼽을 수 있다. 렉스아파트는 서울시가 마련한 새로운 기준에 따라 최고 56층으로 재건축할 수 있게 허가됐다. 특히 이촌동 렉스는 가장 먼저 기부채납 25% 조건으로 가구 수 증가 없는 일대일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삼익·왕궁아파트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았다. 한강변 전략정비구역인 용산구 이촌·서빙고동 일대 아파트 가격은 압구정동 일대 전략정비구역에 비해 저렴한 편이다.소액 투자 가능한 유도정비구역 내 빌라에도 관심을 가질만하다. 특히 한강변 개발 수혜가 예상되는 망원지구, 당산동~양평동 일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그중에서도 연립이나 다세대 신축이 가능한 대지 지분이 넉넉한 단독주택이 투자 유망하다.현재 망원지구 유도정비구역 일대 연립·다세대 지분 가격이 3.3㎡당 3200만~3400만 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영등포구 당산~양평동 일대도 망원지구와 지분 값은 비슷하다.전략정비구역과 달리 유도정비구역은 3억~4억 원대 주택이 대부분이어서 전세를 안고 1억5000만 원 내외 투자가 가능하다. 연내 유도정비구역으로 확정되면 동시에 건축 제한 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매물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도 예상된다.전략정비구역과 달리 유도정비구역은 아직 구상일 뿐 현실화된 게 없다. 중·장기적으로 시간이 필요한 개발 유보 지역이다. 전략정비구역은 앞으로 최소한 5~7년, 유도정비구역은 앞으로 7~10년쯤 지나야 철거와 이주 등의 정비 사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여 중·장기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 한강변 유도정비구역 지분 중에는 서울시 조례 개정에 따라 일정 시점 이후 쪼갠 지분 중에 향후 분양권을 받을 수 없는 지분도 있다.또한 향후 한강변에 연접한 지역의 재건축 등 정비 사업의 경우 기부채납을 통해 공공용지 및 기반 시설을 확보하면서 개발 이익을 공유하도록 할 예정이기 때문에 기부채납 비율에 따라 투자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서울시의 한강르네상스 프로젝트가 본격 시행되기 위해선 오는 6월 지방선거가 변수다. 한강변의 입지 여건상 부동산 상승이 우려되는 만큼 단독주택지에 대해서는 지분 쪼개기에 따른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 건축 허가를 제한할 수 있다. 또한 부동산 가격의 상승 또는 투기 조짐이 포착되면 즉시 토지거래허가구역 또는 투기지역 및 주택거래신고지역으로 지정해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유지해 나갈 예정인 만큼 투자에 나서기 전 관련 사항을 체크해야 한다.따라서 여러 가지 변수를 감안해 전략정비구역 내 투자는 실수요 위주로, 유도정비구역 투자는 지하철 역세권 같은 수요가 많아 임대나 매매에 무리가 없는 소형 위주의 지분 투자가 바람직하다.중국의 긴축, 미국의 금융 규제로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금융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출구전략 강도나 시기에 맞춰 급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출구전략의 한 방편인 금리 인상은 부동산 시장에 단기적으로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철저하게 실수요 입장에서 투자에 나서야 한다. : 성수·합정·이촌·압구정·여의도· 한강 연접 토지 이용 변화를 선도할 지역으로 개발 등이 진행되기 전에 합동 개발 방안 및 전략을 마련해 추진할 것으로 예상 : 망원·당산·반포·잠실·구의자양· 중·장기적인 중소 규모 개발이 예상되는 지역으로 체계적 개발을 유도하는 단계적 발전 방안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 : 기타 이외의 지역· 서울시 기본 경관 계획에 따른 관리 방향을 포함, 일반적 가이드라인을 통해 통합 개발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 CEO@youandr.co.kr©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