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정영태 중소기업청 차장
“정부가 생각하는 1인 창조기업의 기본 취지는 모든 국민이 기업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데 있습니다. 번뜩이는 재능과 끼만 있으면 충분하죠. 나머지는 정부가 다 도와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자격·기준·연령에 제한이 없는 것이 바로 1인 창조기업입니다.”정영태 중소기업청 차장은 1인 창조기업의 첫 번째 요건으로 ‘창의성’을 꼽았다. 그는 인터뷰 내내 아이디어를 제외한 나머지는 정부가 확실하게 챙기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개청부터 지금까지 중소기업 업무만 담당해 온 그는 지난 1월 25일 대전 청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해까지 1인 창조기업의 저변 확대에 주력했다면 올해부터는 1인 창조기업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될 것”이라면서 “청년들이 취직에만 목매지 않고 창업·창직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1인 창조기업의 원년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근본적으로 일자리를 만들 수 있는 업종들이 과거에 비해 많이 줄어들고 있습니다.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려면 지식 서비스 기반의 산업이 활성화돼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죠. 또 하나는 일자리에 대한 젊은 층의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벤처 정신이 퇴색되고 있는 것이 걱정입니다.앞서 말씀드렸지만 직업에 대한 생각부터 달라져야 합니다. 직업을 떠올릴 때 먼저 취업부터 생각하는데 이제는 취직에서 창직, 취업에서 창업으로 바뀔 때가 됐다고 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학교에서 경제 마인드를 많이 가르쳐야 합니다. 학생들이 기업에 대해 너무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기업인, 부자라고 하면 죄다 부정적인 방법으로 부를 일궜다는 생각부터 하죠. 창업에 대한 선순환 구조가 자리잡기 위해선 인식 개선이 필수입니다.1인 창조기업은 커다란 시대적 조류입니다. 미래 사회는 감성과 창조적 사고로 대표되는 ‘우뇌의 시대’입니다. 창조적 미래 사회를 주도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 모두가 기업을 일구는데 적극 나서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볼 때 1인 창조기업은 우리의 미래가 걸린 사업입니다. 가령 남과 다른 방법으로 고추장을 만드는 사람이 있다고 칩시다. 바로 그런 사람이 바로 1인 창조기업입니다.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1인 창조기업을 ‘국가적 아젠다’로 수립한 것이 지난해 3월입니다. 이제 1년이 돼 가고 있는데요, 그동안 중기청은 1인 창조기업의 정신을 학계나 학교에 보급하는데 주력했습니다. 최근 조금씩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켜봐 주십시오.지난해는 1인 창조기업의 저변 확대에 주력했다면 올해는 사실상 원년의 해가 될 것입니다. 국민들 사이에 1인 창조기업이 파고들게 만드는 것이 정부 정책의 목표죠. 다양한 성공 사례를 발굴하는데도 주력할 생각입니다. 영농 후계자는 영농 후계자대로 대학생은 대학생대로 퇴직자는 퇴직자대로 다양한 성공 사례가 나온다면 50%는 성공한 셈이죠. 창업 절차를 간소화하는 방안도 마련 중입니다. 최소한 절차가 복잡해서 창업하지 못하겠다는 생각만큼은 바꾸겠습니다. 1인 창조기업은 진입과 퇴출이 쉬워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게 되면 사회적인 분위기는 분명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최근 스마트폰 열풍으로 앱스토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1인 창조기업을 준비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앱스토어에 올라가 있는 소프트웨어만 15만여 개라고 합니다. 1개의 기업이 2개의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고 해도 기업 수가 7만 개에 달합니다. 이들 기업이 모두 1인 기업이라고 가정하면 일자리는 결국 7만 개라고 할 수 있죠. 제조업체를 세우려면 최소 수억 원의 비용이 들어갔는데 지금은 아이디어 하나만 있으면 누구나 기업인이 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습니다. 1인 창조기업들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올해도 온·오프라인 홍보를 병행할 예정입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올해는 파워 블로거를 통한 홍보를 준비 중입니다.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홍보를 지방으로 확대시키는 것도 고려하고 있습니다. 1인 창조기업 전문가가 전국 방방곡곡을 다니도록 드림버스를 5대 구입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전문가들이 1인 창조기업을 만드는 노하우 등을 설명할 것입니다. 대학 내 각종 동아리를 활용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맞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아이템이 중요합니다. 대형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1인 창조기업 간 원·하청 구조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죠. 1인 창조기업들이 갖고 있는 기술들을 중소기업이 바로바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중기청은 올해부터 1인 창조기업을 활용한 연계형 기술 개발(C&D) 지원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1인 창조기업이 중소기업 기술의 틈새를 뒷받침하는 구조죠. 이를 위해선 1인 창조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연계할 수 있도록 만남의 장을 많이 만들어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형성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1인 창조기업은 자기가 모든 일을 해야 합니다. 1인 다역이 요구되죠. 그러다 보면 자칫 세세한 것을 놓치기 십상입니다. 지원센터가 맡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공동 비서라고나 할까요. 독특한 아이디어로 1인 창조기업에 선정되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약간의 관리비만 내면 되죠. 현재 전국 21곳에 마련돼 있는데 올해는 지방으로 권역을 더 확대할 계획입니다.정책 자금은 올해 대폭 늘릴 계획입니다. 다만 저는 1인 창조기업에는 자금 지원보다 더 절실한 것이 판로를 열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출 발생이 중요하죠. 정부가 중소기업과 만남의 장을 많이 만들어 다양한 판로를 열어주거나 공동 컨소시엄 구성에 노력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입니다.1인 창조기업의 기본 취지는 모든 국민이 누구나 기업인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별한 자격이 필요 없어요. 창의력만 갖추고 있으면 되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장년층의 노하우도 충분히 상품화할 수 있습니다. 재능과 끼만 갖추고 있다면 가능합니다.여러 차례 강조하지만 이제는 일자리에 대한 생각이 달라져야 합니다. 참신한 아이디어가 돈이 되는 세상이 눈앞에 와 있습니다. 생활 속에서 불편한 사항을 상품화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이를 위해선 학부모 교육도 필요하죠. 취직을 하지 못했다고 해서 집안에서 천덕꾸러기로 전락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볼 때 엄청난 손실입니다. 여성과 장애인도 마찬가지죠. 가령 공무원 시험에 여러 차례 떨어졌다면 이젠 그 노하우를 토대로 1인 창조기업을 만드는 것은 어떨까요. 생각이 바뀌면 길은 보입니다. 이젠 누구나 기업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저변이 확산되면 일자리 문제도 조금씩 해소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1956년생. 82년 전남대 화학공학과 졸업. 2003년 고려대 행정대학원 석사. 2003년 중소기업청 기금운용과장. 2004년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 2006년 성장지원본부장. 2008년 중소기업정책국장. 2009년 중소기업청 차장(현).대담= 김상헌 취재편집부장정리= 송창섭 기자 realsong@kbizweek.com©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