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

‘하모니’는 ‘해운대’를 만든 JK픽처스의 다음 영화라고 하기엔 다소 규모가 작다고 느낄지도 모르겠다(‘해운대’의 윤제균 감독이 제작자로 나섰고, ‘해운대’의 조감독 출신 강대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하지만 김윤진의 신작이라는 말로 모든 것이 설명된다. ‘세븐 데이즈(2007)’에서도 하나밖에 없는 딸을 위해 동분서주하던 뜨거운 모성을 보여줬다면 ‘하모니’에서도 마찬가지다.정혜(김윤진 분)는 교도소에서 아들을 낳아 기르지만 18개월 후면 본인의 뜻과 무관하게 입양을 보내야 하는 처지다. 그러던 어느 날 교도소를 찾은 합창단 공연에 감동을 받고는 교도소장에게 합창단 결성을 제안한다. 그리고 합창단을 훌륭히 성공시키면 아들 민우와 함께 특별 휴가를 보내달라고 부탁한다. 교도소에서는 합창단을 꾸리기 위한 오디션이 열리고 정혜를 포함한 재소자들은 전직 음대 교수인 사형수 문옥(나문희 분)의 지휘 아래 노래 연습을 시작한다.‘하모니’는 아들을 향한 정혜의 애틋한 마음이 중심에 있지만, 그것을 풍부하게 만드는 건 서로 다른 사연을 지닌 재소자 친구들의 얼굴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어쩔 수 없는 ‘실수’를 저지른 사람도 있고, 의붓아버지로부터의 성폭행을 견디지 못해 살인자의 낙인이 찍힌 사람도 있으며, 뼈를 깎는 고통으로 죄를 씻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여자라는 이유로 정당방위를 인정받지 못해 세상과 담 쌓은 사람들 모두가 노래로 마음의 문을 연다. 아들과의 특박은 그 소통의 결과물일 뿐, 결국 ‘하모니’는 상처 입은 여자들을 향한 따사로운 시선이다.합창 장면의 퀄리티가 썩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오래도록 동고동락하며 연습했는데도 그 이상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사형수이자 지휘자로 등장하는 나문희는 최근 가장 힘든 역할을 소화하지 않았나 싶다. ‘월드 스타’라는 수식어에 다소 어울리지 않을지도 모르는 죄수복을 흔쾌히 걸친 김윤진의 모습도 격려할만하고, 무엇보다 ‘5호방’ 식구들로 호흡을 맞춘 배우들의 앙상블이 놀랍다. 여러모로 작위적인 감동과 하모니를 의식하며 보게 될 것이 뻔한 영화지만 여러 장점들이 이를 상쇄하고도 남는다고나 할까. 주성철 씨네21 기자 kinoeyes@hanmail.net얼마 전 동생이 태어나는 바람에 부모의 사랑을 빼앗겼다고 투덜거리던 학급 친구 요아킴이 진짜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 날부터 부부 싸움이 잦던 니콜라의 부모님도 서로를 향해 미소를 날리기 시작했다. 니콜라는 자신도 부모에게 버림받게 될까봐 겁을 집어먹는다. 먹보 대장 알세스트, 백만장자 도련님 조프루아, 고자질쟁이 아냥, 전교 꼴찌 클로테르 등 니콜라의 친구들은 이 불행한 미래를 막기 위한 방안을 궁리하기 시작한다.성찬(진구 분)은 대령숙수의 칼을 얻은 후 스포트라이트를 뒤로한 채 여전히 트럭을 몰고 전국을 누빈다. 친어머니 같은 수향이 운영하는 춘양각을 찾은 성찬은 수향의 친딸이자 세계적 셰프 배장은(김정은 분)이 귀국해 춘양각을 없애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춘양각을 지키기 위해 성찬은 김치 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정한다. 김치 대회에서 맞붙게 된 두 천재 식객은 그렇게 춘양각의 운명을 놓고 결전을 벌이게 된다.매력적이고 카리스마 넘치는 이상주의자 로버트 F 케네디 상원의원의 캘리포니아 대선 예비선거 사무소가 앰버서더 호텔에 차려진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참모와 자원봉사자, 은퇴를 앞둔 도어맨과 그의 친구, 젊은 예비 부부, 한물간 여가수와 남편, 파티에 참석하러 온 중년 부부 등 수많은 주변 인물들이 거기 함께 있다. 드디어 케네디의 민주당 대선 후보 당선 확정 소식이 전해지고 환호 속에서 파티장을 빠져나가던 그를 향해 총구가 겨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