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친절 교육 전문가’ 이미선 코리아매너스쿨 원장

한 사람의 매너는 그 사람의 인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그 사람의 사회적인 능력을 판가름하는 주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사회적으로 자신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시키는 매너, 그리고 만남의 기술을 우리나라의 대표적 서비스 친절 교육 전문가인 이미선 (주)비즈에이드 대표 겸 코리아매너스쿨 원장에게서 배워보자.그녀는 거의 매일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매너에 대한 열강을 펼친다. 그녀에게서 만남의 기술에 대한 방법을 배우고, 매너와 에티켓, 서비스 시스템에 대한 가르침을 받는 이들은 일반 대중들에게부터 비즈니스맨·경찰·교육공무원들, 각종 행정공무원들은 물론 심지어 군인들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다.1994년 코리아매너스쿨을 창립한 후 지금까지 그녀가 교육하고 만난 사람만도 약 400만 명에 달할 정도다. “원래 대한항공 승무원이었어요. 그러다 보니 에티켓이나 매너에 대한 관심이 남다를 수밖에 없었죠.” 9년여의 시간 동안 승무원으로 일하며 선임승무원을 거쳐 대한항공 사장을 비롯해 다양한 VIP 고객들의 의전을 담당했다. 대한항공에 우리나라 최초로 서비스 아카데미가 창설되었을 때는 초대 전임 교육 강사로 대한항공 전 임직원의 서비스 교육을 담당하기도 했다.“이후 우리나라에도 점차 서비스와 고객 만족 붐이 일어나면서 독립했죠. 코리아매너스쿨이라는 브랜드를 가지고 기업체 및 국공립 기관들을 상대로 좀 더 본격적으로 전문적인 고객 만족과 비즈니스 에티켓, 서비스 시스템 등에 대해 교육하게 됐고요.”가장 눈에 띄는 점은 비단 기업이나 각종 의료기관, 국공립 기관뿐만 아니라 군대에서도 매너와 에티켓 등을 강연한다는 사실이다. 경찰이나 공무원들은 대민 봉사를 펼쳐야 하는 조직원들이다 보니 충분히 이해할만 하지만 법원이나 군대에서까지 친절 교육 등을 펼치고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는 이들도 많다.“어느 날인가 대전 육군본부, 그것도 헌병대 쪽에서 저를 부르시더라고요. 육군 헌병대라고 하면 일종의 군대 경찰이라고 할 수 있잖아요. 그곳의 준장님이 제게 그러시더군요. 군인, 즉 사병들을 고객으로 생각하고 헌병대가 무서운 경찰이 아니라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인식할 수 있도록 교육해 달라고요.” 헌병대 교육을 하고 난 뒤 그녀의 이미지 메이킹과 친절 교육은 군대 곳곳에 전파되면서 입소문이 났고 결국 얼마 후에는 군대 간부들만 참석하는 곳에서 강의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육군 참모총장님을 비롯해 대령급 이상의 장교 250분 이상이 참여하셨더라고요. 그분들을 상대로 기본 예절 교육 및 서비스 등을 강의했었죠.”특전사헌병대·해군2함대사령부·수도방위사령부 등에서 그녀의 강의는 계속 이어졌다. 과거의 군인들과 지금의 군인들은 그 성장 환경이나 마인드 자체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예전처럼 무조건 기강만을 강조한 것이 아니라 엄격하면서도 상대를 존중하는 태도에 대한 교육은 많은 이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군대뿐만 아니라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예요. 요즘의 젊은 사람들은 대부분 집안에서 하나나 둘밖에 없는 자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어려서부터 자기중심적인 세계에서 살아 온 사람들이에요. 그런 이들에게 무조건적인 강요와 가르침은 오히려 반발할 거리만 만들어 줄 뿐이죠. 그렇기에 상대를 존중하는 의미에서의 매너와 친절 교육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고요.”그렇다면 직장 내에서, 혹은 비즈니스 상대에게 어필할 수 있는 비즈니스 매너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비즈니스 매너는 많은 분들이 잘 알고 있지만 행동으로 잘못 옮기는 것 같아요.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 존중하는 마음이 매너로 나타나고, 그 매너가 상대로 하여금 나에 대한 호감을 가질 수 있게 만드는 거죠.” 그래서 만남을 준비하는 이라면 우선 자신의 이미지를 결정지을 겉모습부터 단정하게 준비해야 한단다. 약속 장소에는 늘 10분 먼저 나가고 가장 좋은 자리는 언제나 상대를 위해 비워 놓는 배려도 기본이란다.“또 대화할 때 자연스러운 시선 처리도 중요해요. 눈을 피하는 것도 부자연스럽지만 그렇다고 해서 눈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것은 오히려 상대를 부담스럽게 해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거든요. 특히 윗사람과 대화할 때 빤히 쳐다보는 것은 삼가야 하죠.” 그래서 상대로 하여금 편안한 느낌을 가지게 하려면 대화 중간에 눈과 멀지 않은 다른 부분을 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예를 들면,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눌 때 자연스레 상대의 눈을 바라보고, 잠시 시선을 거둬 찻잔을 한번 만지작거린 뒤 다시 눈을 마주치는 식이다. 그 뒤 다시 미간을 한 번 바라보고 눈을 마주치고, 인중을 한 번 바라보고 눈을 마주치는 것 등이 그녀가 추천하는 가장 세련된 시선 처리 방법이다.“물론 화법도 중요하죠. 상대로 하여금 마음의 문을 열고 단단한 경계를 풀 수 있게 하는 것이 바로 ‘말’의 힘이니까요.” 그래서 만나자마자 당장 본론부터 시작하기보다 그 상황에 맞는 적절한 ‘첫말’을 준비해 상대방에게 호감을 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비즈니스에서도 좋은 결과를 이끌어낼 수 있는 비결이라고 한다.“대화할 때 말의 시작 부분에 ‘아!’라는 감탄사를 덧붙이면 상대방에게 긍정적이면서도 마음이 훨씬 열린 인상을 주게 돼요. 예를 들면 누군가 이름을 밝히며 전화했을 때 그냥 단순히 ‘안녕하셨어요?’라는 것보다 ‘아… 네, 안녕하셨어요?’라고 받는 편이 훨씬 반가워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거죠.”특히 그녀는 비즈니스맨이나 샐러리맨들이라면 ‘예스(yes), 벗(but)~’ 화법을 익혀두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상대방의 발언이나 입장에 대해 반대되는 입장을 전할 때 무조건 ‘노(no)’라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네 의견도 맞다, 하지만 이러이러한 점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는 식으로 우선 긍정한 후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yes, but~’도 일단 긍정은 하되 부정의 의견을 담고 있기 때문에 상대의 공감대를 사기에 부족할 수도 있어요. 그때 더 강력하게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예스(yes), 앤드(and)~’ 화법이에요.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나의 제안이 당신에게 필요하다고 설득하는 방법이죠.”물론 말 이상으로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가 중요한 것은 당연하다. “저만 해도 그래요. 개인적으로 박준 미용실을 자주 이용하곤 하는데, 그곳에서는 요즘 손님의 머리를 감기는 동안 춥지 말라고 손님의 배 위에 핫 팩을 덮어주곤 해요. 정말 어찌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지만 그런 배려에서 비롯된 작은 서비스 하나가 곧 상대를 감동시키는 최고의 무기가 되는 셈이죠.” 종종 사람들은 그녀에게 “매너를 지키면서 사는 건 너무 피곤하지 않느냐”고 불평을 털어놓는다. ‘겉치레가 뭐가 중요하냐, 결국 중요한 건 속마음이 아니냐’고도 이야기한다.“매너는 단순히 겉으로 나타난 형식이 아니에요. 내 마음을 표현하는 예의 바른 태도죠. 사회가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점점 더 많은 사람들과 부딪치며 살고 있어요. 마음은 외로워질지언정 사람들 간의 물리적인 거리는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죠. 그렇기에 매너 없는 태도는 상대방에게 스트레스와 짜증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스스로에게도 불리한 행동일 뿐이죠. 상대방을 기분 좋게 만들어 주고 나를 성공으로 이끄는 방법이 곧 매너라는 사실을 알았으면 해요.”그래서 그녀의 꿈은 지금까지처럼 기업이나 전국적으로 확대돼 있는 조직들만 교육하는 것이 아니라 대중적으로 매너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어린 아이들도 매너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태어난 그 순간부터 가정에서, 그리고 학교에서 이뤄져야 하는 인성 교육의 첫 번째가 바로 사람에 대한 예절, 세상 만물에 대한 예절일 테니까요.”이미선 약력 : 1962년생. 서울시립대 영문학과 졸업. 고려대 대학원 교육학과 졸업. 일본 JAL 서비스 아카데미 수료. 대한항공 교육원 서비스 아카데미 전임강사. 한국능률협회컨설팅 서비스 칼리지 교수. KBS 감성매거진 행복한 오후 매너 코너 진행. 비즈에이드 대표이사(현). 코리아매너스쿨 원장(현). 저서 ‘이미선의 식스센스’, ‘만남의 기술’, ‘차가운 머리로 만나고 뜨거운 가슴으로 대화하라’ 등.김성주 객원기자 helieta@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