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 김동욱 삼성물산 건설부문 브랜드팀 팀장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미래의 아름답고 안전한 집’이란 의미로 지은 ‘래미안(來美安)’ 브랜드는 올해로 10년을 맞았다. 래미안은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조사(2009년 7월, 25~55세 주부 300명)에서 47.7%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의 효시로 일컬어지는 래미안이 걸어온 길은 우리나라 아파트 브랜드의 역사와 함께한다. 래미안 브랜드를 총괄 관리하는 삼성물산 건설부문 브랜드 팀장을 만나 래미안에 얽힌 이야기를 들어봤다.브랜드 아파트는 단기간에 급성장한 시장입니다. 그동안 시장이 호황이었고 그에 따라 브랜드 도입도 성공을 거뒀죠. 2000년에 전체 아파트 광고 시장이 100억 원 규모였는데 이제는 브랜드 하나의 광고액이 100억 원까지 됐습니다. 초반에는 아파트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한 광고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브랜드마다 자기 색깔을 찾아가는 시기라고 보고 있습니다.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분양 수요가 크게 줄어 각 브랜드의 퇴출과 신규 진입 등이 이뤄져 현재 어느 정도 정리된 상황입니다. 그리고 공간 이용, 친환경 등 손에 잡히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실체적인 브랜드 상품이 나오고 있습니다.과거부터 변함없이 좋은 아파트의 ‘자부심’입니다. 이를 근간으로 진화하고 있죠. 초기에는 단순히 좋은 아파트를 소유하는 자부심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며 ‘남다른 생활을 누린다’, ‘좋은 이웃과 살고 있다’ 등으로 자부심이 진화하며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같은 자부심이지만 조금씩 그 느낌과 의미가 다릅니다.래미안의 경우 브랜드 도입 후 2년이 지나 전반적으로 평가가 좋게 나왔지만 하나의 콘셉트로 모아지지 않고 분산된다고 분석됐습니다. 소비자 평가를 보면 ‘뿌듯하다’, ‘자랑하고 싶다’라고 나왔고 비소유자들은 ‘부러움’, ‘선망’ 등으로 이미지가 모아져 핵심 콘셉트는 한 단어로 ‘자부심’으로 정했습니다. 다양한 니즈에 명확하면서도 포괄적인 콘셉트라고 볼 수 있습니다.시각적인 자산을 유지하면서 소비자의 트렌드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줬습니다. 처음에 글자마다 3가지 색이었지만 이를 초록색과 회색으로 줄였습니다. 양옆의 초록색은 자연을 의미하고 가운데 회색은 사람을 의미합니다. 자연과 사람이 하나가 돼 만드는 공간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모던한 이미지를 위해 입체화한 것이 지금의 래미안 브랜드입니다.이제까지 래미안 뒤에 지역 명칭만 붙였지만 지명만으로 각 단지별 주민들의 ‘자부심’을 만족시킬 수 없었습니다. 같은 래미안이라도 차별화됐으면 좋겠다는 요구에 따라 지난해부터 서브 브랜드를 시범 적용하고 있습니다. 래미안 뒤에 ‘퍼스티지(반포)’, ‘에버하임(의왕내손)’, ‘휴레스트(원당)’, ‘하이어스(산본주공)’, ‘노블클래스(수원인계)’ 등이 붙습니다. 서브 브랜드에 대한 반응이 좋아 앞으로 확대할 예정입니다.일반적으로 보이는 것이 브랜드 경쟁이기 때문에 그럴 겁니다. 실체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데 껍데기만 강조하는 것은 포장만 바꾼 것과 같습니다. 브랜드가 없을 때보다 더 많이 좋은 아파트를 고민했고 이에 대한 정당한 프리미엄이라고 봅니다. 삼성전자가 품질과 애프터서비스에 투자함에 따라 소비자가 경험해 보고 인정하면서 브랜드 가치가 높아진 것과 같습니다. 아파트는 사전에 체험하고 직접 만져볼 수 있는 상품이 아니기 때문에 이미지가 중요합니다. : 1969년생. 한양대 경영학 석·박사(마케팅 전공). 한양대 경영학부 강사 및 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 삼성물산 건설부문 주택사업본부 브랜드 팀장(현).이진원 기자 zinone@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