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분석 - 시니어 창업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 평균 기대수명이 80세를 넘어섰다.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화 시대를 경험한 선진국에 비해 제도적으로 부족한 점이 많아 문제점을 개선하고 있는 단계다.특히 최근에 50대 전후의 시니어 세대들의 명예퇴직 시기가 빨라지면서 이들의 경제활동에 대한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정부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년퇴직 시기를 늦추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요즘 같은 경기 불황에 따른 산업구조 개편과 고령화 사회는 모든 산업구조의 근간을 흔들고 산업 인구의 급격한 이동 현상으로까지 나타나고 있다. 창업 시장에서도 최근 3~4년 전부터 실버 창업, 노년 창업, 시니어 창업 등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시니어 창업은 연령과 체력, 자금에 따라 한정된 아이템 안에서 이뤄지는 특징을 갖는다. 경험과 지식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술 축적형 창업’이나 ‘경험 축적형 창업’이 적당하다. 특히 시니어 창업은 풍부한 경험·자금·인맥 등을 활용할 수 있다는 유리한 점이 있다. 그러나 실패하면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무엇보다 40~60대에 전혀 낯선 창업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경기 침체와 사회구조가 변모하면서 일부 기업에서는 젊은 인재를 등용해 30대 이사, 40대 대표이사를 만들고 있다. 그리고 저금리 시대가 계속되면서 과거에 금리 수입이나 연금, 그리고 퇴직금에 의존하던 50, 60대들이 수익성 모델을 찾기 위해 결국은 창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는 것. 이를 증명하는 근거로는 전년도 프랜차이즈 본사에 가맹점 모집에 대해 문의자 중 50대 이상 문의자가 30%가량 증가했으며 프랜차이즈 박람회를 주최한 기관에서도 창업 희망자 연령별 분포가 50대 이상이라고 밝힌 예비 창업자가 45%로 전년도보다 15%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이처럼 시니어 창업이 증가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시대적 흐름에 발 맞추지 못하고 갓난아이의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게 사실이다. 시니어들을 위한 다채로운 문화 시설, 비즈니스 시스템, 교육기관 등이 현재 전무한 실정이다. 이처럼 사회보장 시스템이 불완전한 사회에서는 새로운 삶을 위해서나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시니어 창업은 반드시 필요하다.시니어 창업은 이제 변함없는 시대적 흐름이 되고 있다. 따라서 늦은 나이에 창업 시장에 꼭 뛰어들어야만 하는 50대 전후 시니어 창업의 경우 치열한 창업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점검해야 할 몇 가지 원칙이 있다. = 시니어 창업의 가장 큰 장점은 인맥·전문성·사회적 경험일 것이다. 오랜 사회 경험을 통해 지식의 습득과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자기 나름의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랜 비즈니스 생활을 하면서 직장 내 동료·거래처·동문·고객 등 모든 루트를 활용해 영업할 수 있는 것이 50대 이상 창업자의 가장 큰 무기이기 때문에 이를 창업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 또 다른 장점은 창업 자금 마련이 젊은 세대에 비해 훨씬 수월하다는 점이다. 직장 생활하면서 모아 둔 여유 자금이나 퇴직금을 활용하기가 좋다. 즉, 젊은 층은 자금력 부족으로 자기자본보다 많은 자금을 차용해 창업하기 때문에 지출이 많아 실수익성이 높지 못한 반면 시니어 창업은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 예전의 직책을 생각하며 향수에 젖는 것 또한 금물이다. 예전에야 식당이나 판매점을 다니면서 고객의 입장이었지만 창업을 하면 정반대의 입장이 되게 마련이다. 고객이 왕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고객을 대해야 하는데 예전에 내가 뭐를 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창업하면 서비스가 다소 소홀해지면서 매출에 지대한 영향력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전문직이나 기술직 출신이라면 자신의 전공이나 경험과 관련 있는 아이템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경험 있는 분야의 아이템을 선정하면 ‘처음’이라는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다. 경험을 되살리면 창업에 드는 준비 시간도 벌면서 자신감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젊지 않은 나이에 창업했다가 실패하면 재기하기가 어렵다. 아이템 선정, 상권·입지 선택, 그리고 프랜차이즈 본사 선택 등에서 성장성이나 가능성보다 안정성을 우선으로 선택해야 한다. 다시 말해 도입기 아이템보다 성숙기 아이템을 선정하라는 것. 새로운 지식을 필요로 하거나 유행을 타는 업종보다 다소 평범해 보이지만 경기를 덜 타는 업종이 좋다. = 시니어 창업의 또 다른 변수는 체력이다. 젊은 층이면 입지와 자금력 부족, 홍보 마케팅 등을 발로 뛰고 몸으로 부딪치며 극복할 수 있지만 시니어 층은 아무래도 힘들 것이다. 이런 면에 배달이 주가 되는 업종보다 내점형 업종을 선택해야 체력을 관리하기 좋을 것이다. 그리고 독립(개인) 창업보다 프랜차이즈형 창업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몇 년째 창업 준비를 하다가 ‘티바두마리치킨(www.tiba.co.kr, 이하 티바)’ 방배점을 야심차게 오픈한 이미숙(49) 사장. 이 사장은 “한 마리 가격으로 두 마리를 먹을 수 있다는 양적인 부분과 맛 역시 A급 브랜드 못지않아 결정이 쉬웠다”고 티바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했다.그녀는 창업하기 전 매체나 지인들을 통해 아이템에 대한 관련 정보를 수집하며 준비해 왔었지만 마땅히 마음에 드는 아이템이 없었다. 게다가 평소 신중한 성격 때문에 함부로 결정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몇 년째 자료 조사 및 준비만 하다가 드디어 티바를 창업하게 된 것.이 사장은 평소에 프랜차이즈 창업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갖고 있었다. 이에 대해 그녀는 “예전부터 창업은 엄두도 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생각도 해보지 않은 분야였다”며 “하지만 나이가 50대에 접어들면서 직장 생활을 하기도 부담스럽고 뭔가 생활에 보탬이 되는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창업 아이템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특히 그녀는 “혼자 매장을 운영하는 것보다 남편과 같이 가족 형태의 매장 운영이 가능한 아이템이 필요했다”며 “그러던 중 여성창업박람회를 통해 1000만 원대 소자본 창업 아이템인 티바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티바는 창업 자금에 부담을 가지고 있는 예비 창업자의 조건에 맞춰 100% 맞춤 창업과 업종 전환을 가장 많이 하는 브랜드로 소문나 있다. 그리고 가맹점과 본사가 서로 협력해 ‘윈-윈’하는 전략이 우수하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이 사장은 원래 카페 겸 호프 가게를 인수받아 저렴한 비용으로 부부가 함께 창업을 시작하게 됐다. 기존에 인수한 가게의 집기 및 비품은 그대로 사용하고 치킨 요리에 필요한 튀김 기계와 오븐기만 새로 들여놓고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인테리어 같은 경우도 칠 정도만 새로 했기 때문에 거품 없는 창업비로 불필요한 비용을 최대한 줄였다.지난해 6월 오픈한 이 사장 부부는 아직 일이 서투르다. 하지만 시니어라는 친근함과 다양한 경험을 살려 전단지 등과 같은 홍보에도 신경 쓰고 있다. 특히 본인들의 나이에 대한 선입견을 깨고 젊은 고객은 물론 비슷한 연배의 중·장년층 고객들에게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이 사장은 “높은 매출과 안정적인 수익이 발생하면서 노후 대비에도 신경을 쓸 수 있어 크게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헌 창업경영연구소장 icanbiz@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