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떠오를 IT 업계 핫 키워드

2010년은 그동안 개발 단계에 머물렀던 정보기술(IT) 업계 주요 기술이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990년대 인터넷이 등장해 PC들이 네트워크로 묶이면서 IT 업계를 새로운 단계로 옮겨놓은 것처럼 와이브로 등 무선 인터넷 환경이 확산되면서 IT 업계의 근간을 교체할 것으로 보인다.새해 주목받는 키워드를 살펴보면 ‘모바일 인터넷’ ‘클라우드 컴퓨팅’ ‘3D’ ‘매시업(Mash up)’ 등을 꼽을 수 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지난해 IT 업계가 위축된 것과 달리 올해 각 기업들은 신수종 사업에 적극 투자할 계획을 밝히고 있어 주목된다. = 휴대 인터넷과 무선랜 환경 확장은 전체적인 IT 업계의 체질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 이동통신 시장은 세계 인구 68억 명 중 45억 명이 이동통신서비스를 받고 있을 정도로 성숙기에 도달했지만 대부분 음성통화 위주 고객이기 때문에 데이터 통신 비중은 정체된 상황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SKT와 KT 등 이동통신 사업자의 요금 정책으로 음성 통화 비중이 높아 광대역부호분할다중접속(WCDMA) 가입자 비중이 2009년 60%에 가까워졌지만 평균가입자당 수익(APRU)은 4만 원대 전후로 정체됐다.하지만 2010년부터는 이동통신사들이 망 개방, 다양한 인터넷 접속 요금제 도입 등을 고려하고 있어 모바일 인터넷 환경이 확산될 전망이다. 모바일 인터넷을 통해 그동안 이동통신사에 휘둘렸던 콘텐츠 사업자 지위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이동통신사들도 기존 통신료 외에 서비스 업체들과 다양한 협력을 통해 수익을 다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네이버·다음·야후·구글 등 검색엔진과 포털들은 이미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 맞는 웹페이지를 준비했으며 콘텐츠 업체들도 스마트폰에 맞춰 서비스를 다시 구성하고 있다. 모바일 인터넷은 마치 인터넷 시장이 ‘리셋(Reset)’되는 효과를 가져와 기존 PC 기반 인터넷과 달리 업계의 순위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국내 콘텐츠 업체들은 네이버와 다음을 제외하면 아직 모바일 인터넷 환경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기존 PC 기반 웹페이지를 그대로 옮기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보다 모바일 인터넷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구글·트위터·페이스북과 같은 업체들이 모바일 웹페이지 부문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타산지석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모바일 인터넷 환경은 기존 인터넷 시장처럼 선점자가 모두 가져가는 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는 서버에 저장되고 사용자 PC는 단순 정보를 입력, 보여주는 기능만 하는 클라우드 컴퓨팅도 기업뿐만 아니라 일반 사용자 부문까지 확산될 전망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한글과 같은 문서 작성 프로그램과 구글 등이 제공하는 온라인 문서 작성 프로그램을 생각하면 된다. 작성은 사용자 PC로 하지만 데이터 저장은 자신의 PC가 아닌 서버에 저장된다.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필요도 없고 다른 PC로 데이터를 옮기기 위해 USB 메모리 카드를 이용할 필요도 없다.자신의 계정에 접속해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치면 바로 업무를 볼 수 있다.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는 비싼 소프트웨어를 구입할 필요 없이 무료 또는 빌려 쓸 수 있으며 기업은 문서보안 및 관리를 체계적으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인터넷에 연결된 PC, 스마트폰 등 다양한 기기로 어디에서나 업무를 진행할 수 있어 편리하다. PC 업체들과 네트워크 업체들이 클라우드 컴퓨팅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고 있으며, 소프트웨어 업체들도 단품 판매가 아닌 지속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매시업의 사전적 의미는 ‘으깨다’지만 IT 업계에서는 웹으로 제공하고 있는 정보와 서비스를 융합해 새로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등을 만드는 것을 말한다.지도 서비스에 현재 사용자 위치를 파악해 음식점 정보 등 지리 정보를 추가하는 것이 대표적인 매시업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포털 및 검색엔진 업체들은 자신들의 데이터베이스를 엮어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 내고 있는데, 매시업은 이종 간 업계가 다양하게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다. 구글이나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자신들의 지도 서비스, 콘텐츠 서비스와 뉴스, 취미 등을 엮어 내놓고 있다.구글은 지도에 부동산 매출 정보를 결합한 ‘하우징 맵스’를, 네이버도 비슷한 ‘네이버 부동산’ 등을 서비스 중이다.매시업의 장점은 기존 서비스를 결합하기 때문에 개발비와 기간이 독자 서비스를 개발할 때보다 훨씬 줄어든다는 것이다. 또 각 기업들은 자신의 서비스를 활용해 매시업 서비스를 만들려는 업체들에 정보를 제공하므로 기존 서비스 사용자 확대 및 정보의 재생산까지 가능하다. =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3개의 축으로 만들어진 3차원 공간으로 이뤄져 있지만 지금까지 IT 업계에서는 대부분 정보를 2차원으로 제공했다. 1980년대 이전 점이나 문자만으로 정보를 제공했던 시대에 비하면 빠르게 발전한 셈이지만 여전히 표현은 2차원에 머물러 있었다.하지만 올해부터는 스타워즈 같은 공상과학영화에서 보던 3차원 영상 시대가 실현될 것으로 전망된다. 3차원 영상은 이전에도 놀이공원, 산업 및 연구용으로 활용돼 왔지만 올해에는 3D TV, 영화 등에 활발히 도입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가전업체들은 3D TV를 내놓겠다고 밝혔으며 최근 개봉된 ‘아바타’ 등 영화는 관객들이 특수 안경을 쓰고 3D로 감상하는 형태로 상영됐다.영화 업계는 애니메이션과 공상과학 영화를 중심으로 3D 제작 및 상영이 더 활발해질 전망인데, 이를 위해 영화 제작 시부터 촬영과 그래픽 작업을 3D로 해야 하기 때문에 촬영 기자재에서부터 3D 변환 작업 등에 필요한 새로운 IT 수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이 밖에 GPS나 이통사 데이터를 이용한 위치 기반 서비스, 전기자동차 부문, 친환경 및 신·재생에너지 관련 부문도 2010년 IT 업계를 이끌어 갈 주요 키워드로 꼽힌다.각 키워드들은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최근 나온 기술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만화·영화 등을 통해 소개됐다. 일부 기술들은 대중화를 눈앞에 두고 있으며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기술도 있다.하지만 각 키워드들은 하나의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기술이 가지고 있는 불편을 줄이고 사람들이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기술이 추구하는 본질의 끝에는 항상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q블루투스 탑재 휴대전화의 판매 대수가 누적 1000만 대를 돌파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블루투스를 이용한 차량용 통신 서비스가 속속 등장해 인기를 끌고 있다.블루투스는 휴대전화와 주변장치를 연결하는 케이블을 대체하기 위해 개발된 무선 인터페이스로, 소비전력이 적고 가격이 저렴해 휴대전화는 물론 PC, MP3와 주변 디지털 가전기기(디지털카메라·프린터·마우스·스피커·헤드셋) 간의 통신 및 파일 전송에도 쓰인다.최근에는 블루투스가 근거리 통신에 유리하고 이동성이 뛰어나다는 점에 착안, 차량과 센터의 통신을 중개하는 무료 인터페이스로 각광받고 있다.SK마케팅앤컴퍼니가 내비게이션 기반으로 제공하고 있는 ‘디지털허브’는 블루투스 모듈이 탑재된 내비게이션을 장착하고 전국 SK주유소에 진입하면 기기와 주유소 AP(Access Point) 간 통신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업·다운로드 할 수 있는 서비스다. 다운로드 서비스는 게임·MP3·UCC·동영상·동화 등의 콘텐츠를 내비게이션에 다운로드받아 이용하는 ‘콘텐츠 서비스’와 지도 속성 정보, 안전 운전 데이터 등 내비게이션 맵의 주요 정보를 업데이트해 주는 ‘업데이트 서비스’로 구성돼 있다.현대자동차 쏘나타에 적용된 ‘모젠 오토 케어’ 서비스는 차량 내부의 진단 모듈에 저장된 각종 ECU(엔진 컨트롤 유닛) 정보를 주유소를 방문할 때마다 차량과 AP 간의 블루투스 교신을 통해 센터로 전송해 주는 서비스다. 전달된 정보는 센터에서 분석되며 이를 통해 차량 이상 유무, 경제 운전 분석, 소모품 교환 시기 등의 결과가 운전자에게 전달된다. 이 서비스는 향후 출시되는 현대·기아자동차 신차에도 적용될 예정이다.2010년에 떠오를 IT 업계 핫 키워드기술 신대륙 선점하는 자가 ‘위너’ 된다이형근 디지털타임스 기자 brupri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