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미래’

이 책을 읽고 새삼스럽게 깨달은 것이 있다. 산소와 수소를 섞어 함께 태우면 실제로 물이 만들어진다는 사실이다. 1781년 영국인 존 월타이어가 이를 처음 발견했고, 질량 불변의 법칙으로 과학사에 불멸의 이름을 남긴 앙투안 라브아지에는 1785년 수십 명의 학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파리에서 이 실험을 재현해 보였다. 즉, 물은 우주에 존재하는 수많은 화합물 중 하나라는 이야기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수소와 산소가 2 대 1의 비율로 결합한 이 화학물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바야흐로 물의 세기인 것이다.하지만 물 문제와 관련해 가장 자주 듣는 말은 ‘물산업’이라는 수상쩍은 단어다. 여기에선 물을 통해 세계를 지배하고, 부를 쌓으려는 끈적끈적한 욕망이 먼저 느껴진다. 프랑스의 ‘국보급 지식인’ 에릭 오르세나는 물산업 또는 물 관리 민영화라는 예민한 문제와는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물 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매우 설득력 있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 책의 힘은 무엇보다 현장성에서 나온다. 저자는 물 문제 탐구를 위해 2년 동안 수많은 나라를 직접 방문해 현장을 취재하고 핵심 관계자들을 인터뷰했다. 풍부한 인문적 상상력으로 풀어놓는 유쾌한 여행담은 책 읽는 내내 웃음을 선사한다.한없이 평화로울 것 같은 히말라야에서부터 이야기를 풀어가 보자. 히말라야는 인류를 품고 있는 거대한 강줄기들의 발원지다. 황하 강과 양쯔 강, 메콩 강, 갠지스 강, 인더스 강, 브라마푸트라 강은 모두 히말라야, 더 정확하게 히말라야의 빙하에서 출발한다. 놀랍게도 세계 인구의 40%가 이 강들과 이들의 지류·지천에서 물을 공급받는다. 만일 히말라야의 빙하가 녹는다면 세계 인구의 절반가량이 갈증과 기근으로 고통 받을 게 분명하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논의들은 이런 가정이 조만간 현실이 될 것임을 말해준다.저자가 방문한 수많은 나라 가운데 가장 충격적인 곳은 방글라데시다. 물로 인한 재난이 가난과 결합하면 속수무책의 비참함만 남는다. 세계 최빈국인 이 나라는 히말라야에서 흘러내려오는 브라마푸트라 강의 침전물로 이뤄진 나라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대홍수는 그나마 별 볼일 없는 살림마저 앗아가 버린다. 제프 시겔 외 지음/이경식 옮김/Human&Books/ 400쪽/1만4500원요즘 주식시장에서 가장 잘나가는 테마주는 단연 녹색주다. 이제 녹색 산업을 차세대 유망 산업으로 꼽는데 주저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녹색주 투자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들에게 필요한 최신 정보를 담았다. 석유와 석탄을 대체할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현황과 연구·개발 비전은 물론 주요 선두 기업, 그리고 주식 투자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실현 모델까지 총망라했다.김학렬 지음/ 학민사/536쪽/1만9500원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부터 2002년까지 금리정책을 둘러싼 숨은 비화를 정리했다. 국내에서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을 비판적 시각에서 정면으로 다룬 최초의 책이다. 좀처럼 공개되지 않는 중앙은행의 내부 작동 구조를 들여다볼 수 있다. 전환기 통화 신용 정책을 둘러싼 한국은행과 재경부의 대립과 갈등이 박진감 넘치게 펼쳐진다. 글로벌 금융 위기로 중앙은행의 역할이 강조되는 오늘 더 큰 의미를 갖는 책이다.오세훈 지음/리더스북/268쪽/1만2000원서울시의 디자인을 대대적으로 바꿔 놓고 있는 오세훈 시장의 ‘자기경영 에세이’다. 성장기에 외환위기를 겪고, 취업 시장에 나설 때 미국발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대한민국 20대 청년들과 고민을 함께 나누는 멘토가 되기 위해 쓴 책이지만, 서울시가 추진하는 ‘창의 시정’을 이해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이호준 지음/다할미디어/325쪽/1만2000원종로 피맛골은 이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대신 그 자리에는 곧 거대한 빌딩이 들어설 것이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저자는 피맛골을 기록으로 남겨두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골목 탐사에 나섰다. 사라져가는 것들은 이뿐만이 아니다. 저자가 휴일이면 카메라 가방을 둘러메고 방방곡곡을 누비며 찾아낸 예스러운 풍경과 자취들을 생생한 사진과 함께 엮었다./이승한 지음/랜덤하우스코리아/1만3000원/윤석금 지음/리더스북/1만2000원/선대인 지음/더난출판사/1만3000원/리처드 탈러 외 지음/안진환 옮김/리더스북/1만5500원/말콤 글래드웰 지음/노정태 옮김/김영사/1만3000원/SERICEO 콘텐츠팀 편/삼성경제연구소/1만2000원/이종선 지음/갤리온/1만3000원/고경호 지음/다산북스/1만1000원/애비너시 딕시트 외 지음/이건식 옮김/쌤앤파커스/2만5000원/장하준 지음/이순희 옮김/부키/1만4000원장승규 기자 skjang@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