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코스닥’인 차스닥(CHASDAQ:創業板)이 11년의 우여곡절 끝에 본격적으로 문을 열게 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7월부터 차스닥 주식거래를 위한 계좌 개설이 시작된 데 이어 10월 말에 본격 개장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중국 정부는 기존 거래소시장에 주는 물량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설 초기에 기업들을 대거 상장하지 않고 향후 5년간 시가총액은 거래소시장의 5% 이하, 연간 공모 자금은 25억~300억 위안 범위 내로 유지할 방침이다. 초기 규모가 크지 않지만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보면 중국 촹예반(創業板)의 중·장기 시장 전망은 매우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연간 매출액 1억 위안 이상인 하이테크 기업은 최소 3000개 이상이며 상장 의사를 강력히 밝히는 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차스닥의 개설로 한국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스닥의 출범과 발전은 해외 투자자들이 아시아 지역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코스닥과의 경쟁 관계가 갈수록 부각될 전망이다. 발전 초기 단계에는 차스닥의 기업공개(IPO) 대상 기업이 중국 기업에 한정돼 있어 코스닥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차스닥 개장 이후 중국 정부가 자국 기업의 국내 증시 상장을 독려하고 해외 증시 상장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더욱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아 중국 기업을 유치하려는 코스닥의 어려움이 예상된다.정부 지원책과 긍정적인 시장 여건에 힘입어 차스닥 시장이 향후 급속히 성장을 이루고 외자 기업에 문을 열게 될 경우 코스닥과의 상장 유치 경쟁은 더욱 불가피해 보인다. 실제로 한국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는 미국의 창업 투자 회사인 IDGVC사가 최근 중국 진출 비중을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스닥이 홍콩의 신시장인 GEM과의 통합 가능성을 고려할 때 코스닥은 경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지금부터 제도 개선 등 차별화 전략에 힘써야 한다.또한 차스닥은 중국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 중인 ‘자주창신(自主創新)’과 IT 산업 육성 전략을 반영해 고기술, 고성장의 기업을 중심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차스닥 상장이 중국 우량 IT 기업에는 호랑이에 날개를 달아주는 것과 같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차스닥을 계기로 첨단산업에 속한 기업 육성정책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그러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차스닥이 오히려 한국 기업과 투자자에게 기회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먼저 차스닥 출범에 따라 자본시장 메커니즘의 지속적인 개선과 함께 기업들의 재무 투명성 등도 과거에 비해 제고될 것이다. 이는 현지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우량 신규 협력사를 발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또한 중·장기적인 안목으로 중국에 투자하는 기업이라면 차스닥 상장을 통해 자금 조달 경로 확보 및 지분 매각으로 철수 대안을 마련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금융시장 개혁 방향과 개방 속도로 볼 때 외국 기업의 상장 허용은 결국 피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난 4월 중국 국무원은 외국 기업의 위안화 주식 발행을 허용해야 한다고 거론하기도 했다.중국의 중소 벤처기업 IPO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이에 대한 투자 기회도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은 일정한 자격을 갖춘 기관에 외국인적격투자자(QFII)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따라서 이 자격을 획득한 한국 금융사의 경우 차스닥 시장을 투자 대상으로 삼을 수 있어 포트폴리오 확대가 기대된다. 또한 차스닥은 벤처 투자자에게 자금 회수 경로를 확대시킴으로써 중국 벤처캐피털 시장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국 벤처캐피털의 중국 진출의 길도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약력: 1979년 중국 베이징 출생. 2004년 성균관대 영문과 졸업. 2006년 서울대 국제대학원 국제통상학과 석사.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 선임연구원. 차이나 인사이트 편집장(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