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머시 키친

고급 호텔이 직영하는 레스토랑은 대부분 그 맛과 분위기가 신뢰할 만하다.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그에 어울리는 품격 있는 맛 때문에 일부러 호텔 직영 레스토랑만 찾는 이들도 있을 정도다.신사동의 ‘그래머시 키친(Gramercy Kitchen)’은 호텔 직영 레스토랑의 장점을 두루 갖춘 조선호텔 직영 뉴욕 스타일 레스토랑이다. 영어 고어로 ‘정말 고맙다’라는 의미의 감사 혹은 놀람의 표현인 ‘그래머시(Gramercy)’라는 이름을 단 이곳은 지난 2006년에 문을 열었는데 처음 문을 열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그 특별한 분위기와 맛으로 많은 미식가들에게 사랑받아 온 곳이다.이탈리아의 유명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구이도 스테파노니가 내부 디자인을 맡아 우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오픈 스타일의 주방과 주방 앞에 마련된 대형 와인 냉장고를 비롯해 작은 소품과 테이블에 이르기까지 시선이 닿는 곳 하나하나가 정제된 듯 깔끔하면서도 모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1, 2층 복층 구조로 20여 석의 테라스를 합쳐 전체 110여 석의 좌석으로 따로 프라이빗 룸은 없지만 2층에 프라이빗 파티나 와인 클래스 등 소규모 문화 행사가 가능한 30여 석의 공간이 있어 특별한 소모임 장소로 아주 유용하다. 특히 2층은 주방이 별도로 마련돼 있어 1층의 레스토랑과 분리돼 사적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먹는 이의 건강을 고려하고 원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리는데 주안점을 둔 요리들도 특별하다. 소금은 천일염만을 사용하고 최상급 육질의 쇠고기 및 친환경 식재료를 사용하는 등 까다롭게 선별한 재료들로 만든 그래머시 키친의 메뉴들이야말로 이곳의 고급스러움을 잘 나타내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개장 초부터 지금까지 가장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메뉴는 그 이름도 재미있는 ‘더티 스테이크’다. 두툼한 한우 등심을 뜨거운 숯불에 던져 구워내는 요리로, 풍성한 육즙과 함께 입 안에서 사르르 녹는 부드러운 육질과 목을 넘어가는 그 순간까지 고스란히 살아 있는 숯 향이 일품인 메뉴다.이 외에 새콤달콤한 발사믹 데리야키 소스에 검은 후추를 묻혀 구운 도미구이의 화사한 맛이나 그릴에 구운 참치와 감자, 그린빈스, 토마토, 달걀 등을 곁들인 프랑스 니스풍 샐러드인 니스와즈 샐러드, 버섯 샐러드 등의 깔끔한 맛도 인상적이다. 어디 그뿐이랴. 정식 메뉴 전에 제공되는 투박한 모양의 식전 빵에서부터 달콤한 초콜릿 푸딩이나 홍차 향의 시원한 밀크 티 셔벗, 상큼한 사과 타르트 같은 디저트 메뉴들도 어느 하나 할 것 없이 저마다 수준 이상의 맛을 자랑한다.특히 8월부터는 새로운 메뉴들을 선보인다. 이미 그래머시 키친의 맛을 잘 알고 있는 미식가들은 벌써부터 새로 입맛을 사로잡을 요리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그저 화려하기만 한 뉴욕 스타일이 아니라 세련되고 격조 있는 뉴욕 스타일의 레스토랑을 찾는 이들이라면, 호텔에 가지 않고도 호텔급 메뉴의 진수를 맛보고 싶은 이들이라면, 소중한 분들을 모시고 품격 있는 식사 자리를 가져야 한다면 그래머시 키친을 명심해 두자.영업시간: 12:00~22:30메뉴: 더티 스테이크 4만7000원, 런치세트 3만9000~5만5000원, 니스와즈 샐러드 2만3000원 베이징덕 피자 1만9000원위치: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2번 출구 도보 8분 문의: (02)512-1046김성주·객원기자 helieta@emp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