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인 고객 관리 방안

사람은 십인십색(十人十色)이라는 말이 있다. 똑같은 음식을 먹고서도 만족한 고객이 있고 불만인 고객이 있으며, 똑같은 서비스를 제공받고서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싫어하는 사람이 있다. 백화점에 들어갈 때 여직원들이 일렬로 도열해 정중하게 인사하면 고마워하는 사람도 있지만 부담스러워 옆문으로 피하는 사람이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이러한 현상은 사람마다 추구하는 니즈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니즈가 다양한 만큼 상품이나 서비스를 인식하는 방법에서도 차이가 발생하게 마련이다.사람이 저마다 다양한 욕구를 갖게 된 원인은 성장 과정이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또 남자와 여자의 성이 다르며 체질·나이·외모·질병 등 고객의 니즈를 다양하게 만드는 원인은 매우 많다. 이러한 다양성은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자연세계의 본질적인 모습이다. 다양한 유전자가 결합해 새로운 종으로 진화해 온 것이 이 자연의 이치이기 때문이다.학자가 아닌, 비즈니스맨으로서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다양성을 만드는 원인이 아니라 고객의 니즈가 다양하다는 사실이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다양성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는데 의미가 있다.또한 고객의 욕구는 사회가 발전할수록 분화되고 복잡해진다. 이러한 변화를 얼마나 신속하게 파악하고 적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성장이나 생존이 좌우된다.기업이 이런 다양성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바로 세분화다. 남자와 여자로 나눈다거나, 강남 사람과 강북 사람을 나눈다거나, 마티즈를 좋아하는 사람과 그랜저를 좋아하는 사람을 나누는 방식이다. 어떤 식당에 가 보면 수많은 메뉴를 제공한다고 벽에 붙여 놓고 장사하는 곳이 있다. 주인은 많은 손님을 끌기 위해 모든 요리를 할 수 있다고 유혹하지만 손님 입장에서는 전혀 다르게 해석한다. 손님은 그렇게 많은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은 그 모든 메뉴를 다 잘할 수 없다고 해석하기 때문에 다른 음식점에 갈 확률이 높다.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음식 장사를 한다면 한 가지만 똑 소리 나게 잘하는 집을 이길 수 없다.기업 현실에서도 이러한 현상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우유는 서울우유가 부동의 1위지만 분유 시장은 남양이, 가공우유는 빙그레가, 치즈는 매일우유가 1위다. 또 간장은 샘표가 1위지만 된장은 청정원이, 고추장은 해찬들이 1위인 것은 한 기업이 모든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그러면 반대로 특별한 몇 가지만 잘하면 성공할까. 다양한 상품으로 경쟁하는 것도 정답이 아니지만 정반대로 소수의 상품만으로 경쟁하는 것도 정답이 아니다. 그 중간에서 적당히 결정해야 하는데, 전략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먼저 고객의 욕구가 얼마나 다양한지 파악해야 하며 그런 욕구를 지닌 고객이 많은지, 그리고 경쟁사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우리는 잘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하기 때문이다.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기준으로 고객을 나눌 것인가인데, 기준에 따라 고객을 전혀 다른 그룹으로 나눌 수 있기 때문이다. 흔히 기업은 남성과 여성, 강남 고객과 강북 고객 등으로 고객을 나누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법은 구분하기는 쉽지만 활용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강북 사람일지라도 소비 패턴이 강남 사람과 유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분화의 목적이 분류 그 자체가 아니라 똑같은 소비 패턴을 가진 고객으로 나눈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소비 행동을 관찰해서 분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백화점에서 ‘15만 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5000원권 상품권 지급’이라는 광고를 한다고 하자. 이런 광고를 보고 몇 달 만에 그 백화점을 찾아온 고객과 그런 광고를 보지 않고 백화점을 이용한 고객은 똑같은 30대 여성일지라도 전혀 다른 니즈를 갖고 있는 소비자다. 한 고객은 가격이라는 변수에 민감한 반면 한 고객은 그 백화점의 서비스에 민감한 고객이기 때문이다.이런 광고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고객은 충성 고객이라기보다 뜨내기손님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소비자의 반응을 통해 그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해할 수만 있다면 고객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 그리고 그 고객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는 해답이 있는 문제인 것이다. 황경남·컨슈머초이스( thechoice.kr)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