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중 김현경 오모가리 공동대표



김형중(왼쪽)

1970년생. 대위 예편. 세종대 대학원 석사(프랜차이즈 MBA). 2006년 오모가리 인수 및 대표(현). 호원대 겸임교수(현). 장안대 등 외래교수(현).





김현경

1968년생. 로마스꼬 창업. 오모가리 공동 대표(현).





김치는 한국인의 식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반찬이다. 무와 배추 등을 소금에 절여 고춧가루 마늘 파 생강 등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뒤 숙성 발효한다는 점에선 비슷하지만 김치처럼 맛이 천차만별인 식품도 드물다. 양념과 숙성 정도에 따라 발효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게다가 종류도 다양해 나박김치 오이소박이김치 열무김치 갓김치 파김치 양배추김치 통배추김치 보쌈김치 고들빼기김치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얼마 전 방한한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김치를 “다이어트에도 좋은 건강식으로 알고 있다”며 “경이로운 식품(magic food)”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불고기와 김치를 하와이에서 즐겨 먹었다’고 하더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김치찌개 표준화와 현지화에 주력







김치는 세계인의 식품으로 점차 뻗어나가고 있다. 하지만 이를 표준화하기는 힘들다. 숙성 정도에 따라 맛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를 틈타 일본이 ‘기무치’로 세계시장 공략에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지난 2001년 식품 분야의 국제 표준인 국제식품규격위원회에서 김치가 일본의 기무치를 물리치고 국제식품 규격으로 승인받았지만 여전히 김치와 기무치는 국제무대에서 전쟁 중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있는 (주)오모가리(공동대표 김형중 김현경)는 묵은지 김치찌개를 통한 맛의 표준화와 함께 국제화에 나서고 있다. 오모가리는 뚝배기의 전라도 방언이다. (주)오모가리는 김치찌개 프랜차이즈 업체다. 김형중(39) 대표와 김현경(41·여) 대표가 공동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김형중 대표는 지인이 창업한 오모가리의 체인화 등을 옆에서 지원하다가 2006년 이 회사를 아예 인수해 대표를 맡아 키워나가고 있다. 김현경 대표는 최근 합류해 유통과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오모가리는 서울 부산 광주 등 전국 주요 도시에 32개의 가맹점을 두고 있다. 대표 음식은 김치찌개다. 이는 묵은지를 재료로 하는 게 특징이다. 3~4년 정도 숙성한 김치를 재료로 한다.





싱글족 증가로 간편식품이 대세







묵은지는 오래된 김장 김치라는 뜻의 전라도 지방의 김치다. 김장을 하기 전에 담가 저온에서 장기간 숙성 저장해 따뜻한 계절에 김장 김치의 맛을 느끼게 하는 별미 김치를 말한다. 일반 신 김치와는 다르다. 신 김치는 숙성이 빨라서 신맛이 나는 반면 묵은지는 서서히 오랜 기간 숙성돼 시지 않은 게 특징이다. 묵은지는 오래 숙성 저장할수록 깊은 맛이 난다.





“당초엔 전남 장성과 담양 등지의 항아리에 김치를 담근 뒤 저온으로 숙성해 사용해 왔으나 사용량이 늘어나자 최근엔 농협 김치공장 두 곳과 계약해 김치를 위탁 생산해 오래 저장한 뒤 쓰고 있다”고 김형중 대표는 밝힌다.





전남 장성이 고향인 김형중 대표는 “오모가리의 특징은 맛으로 승부한다는 점”이라며 “국내에서 생산되는 재료를 사용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땅끝마을 해남과 진도의 배추, 청양과 양양의 고춧가루, 추자도와 광천의 멸치액젓, 신안 앞바다의 새우젓과 천일염 등을 주로 쓴다”고 덧붙인다.





“일차적으로 재료가 좋아야 김치가 제 맛이 난다”는 게 김형중 대표의 지론이다. “여기에 정성어린 김치 담그기와 오랜 숙성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김치찌개가 시원하면서도 깊은 맛을 낸다”고 설명한다. 특히 “시골 어머니가 해 주신 김치찌개 맛을 재현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덧붙인다.





김형중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싱글족이나 핵가족이 급속도로 증가하면서 집에서 조리하는 대신 간편하게 데워 먹을 수 있는 간편식품인 ‘가정식 대용 식품(HMR: Home Meal Replacement)’의 열풍이 불고 있다”며 “이런 추세에 발맞춰 김치찌개의 가공식품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다. “국물까지 넣어 만든 김치찌개를 레토르트(retort) 용기에 포장한 뒤 멸균하는 방식으로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인다.





이런 수출 작업은 김현경 대표가 할 예정이다. 김현경 대표는 “수출 지역은 미국 일본 중국과 동남아 호주 뉴질랜드 등을 구상하고 있다”며 “동포는 물론 현지인들을 겨냥한 것”이라고 덧붙인다. 그는 “다만 지역별로 좋아하는 맛이나 재료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금기시하는 지역엔 닭고기를 넣는 등 현지화도 시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한다. “일본의 경우 조금 단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에 맞게 양념을 하고 미국의 경우 돼지고기보다 참치를 넣을 예정”이라고 덧붙인다.





김형중 대표는 “묵은지 김치찌개를 수출 상품화할 경우 맛의 표준화를 실현할 수 있는데다 일본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이 있다”고 설명한다. 재료 자체가 한국산이어서 흉내 낼 수 없는데다 전통 방식으로 김치를 담가 3~4년 정도 숙성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나오는 구수하면서도 시원한 맛은 일본이 도저히 따라올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지난해에는 약 1000톤의 배추를 사용했는데 올해부터는 연간 사용량이 5000톤에 이를 전망”이라며 “김치를 담글 땐 전통 방식을 쓰지만 저장할 땐 과학적인 방법으로 숙성해 최대한 맛을 표준화하고 있다”고 덧붙인다.





김형중 대표는 오모가리 김치찌개의 원료가 되는 김치 제조 공법을 이렇게 설명한다. 첫째, 김치를 담글 땐 사전 계약된 곳으로부터 사들인 배추를 직접 선별해 품질 검사에 합격한 것을 골라 사용한다. 둘째, 알맞은 크기로 자른 배추에 적절한 비율의 천일염수를 순환시켜 골고루 스며들도록 한다. 셋째, 적당히 잘 절인 배추를 위생적인 시설에서 흐르는 물에 3회 이상 청결하게 세척한 뒤 24시간 이상 탈수한다. 넷째 17가지의 국내산 양념 등 농산물과 자연 숙성된 젓갈 4종류를 사용해 속을 만든 뒤 정성껏 버무린다. 다섯째, 저온 용기에서 오랫동안 숙성한다.





묵은지는 조상 지혜가 담긴 웰빙 식품







“이런 복잡한 과정을 거쳐 김치를 만들면 오랜 숙성 과정에서 젖산과 아미노산이 풍부해져 깊고 구수하면서 시원한 맛을 낸다”며 “이들 묵은지를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뚝배기에 돼지고기와 함께 팔팔 끓인 게 바로 오모가리 김치찌개”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 메뉴와 함께 매운 갈비찜, 두루치기, 부대전골 등을 개발했으며 묵은지 계란말이, 떡갈비, 찜, 수육, 감자탕 등도 메뉴로 선보이고 있다. 이들 메뉴 앞에는 대부분 수식어인 오모가리가 붙는다. 이 중 오모가리찜은 돼지고기와 묵은지를 함께 쪄낸 뒤 죽죽 찢어 먹는 요리다.





김형중 대표는 “오모가리는 독창성과 간편성 대중성 안전성을 통해 묵은지의 명품화에 나설 것”이라며 “한국의 전통 웰빙 식품으로 자리 매김시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다.







<회사 개요〉





창업: 2003년(법인 전환은 2006년)





본사: 서울 강남구 대치동





직원: 12명





가맹점: 전국 주요 도시에 32개





김낙훈 편집위원 nhkim@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