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방송센터 부지 매각 결정

MBC가 현 여의도 방송센터 부지를 공개 매각할 계획이어서 관련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의도 방송센터 개발은 서울시가 최근 발표한 한강변 아파트 재건축(한강 공공성회복)과 맞물려 여의도 주택 시장의 대형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각 대형 건설 업체마다 자체 내 전담 인력을 배치해 MBC 여의도 사옥 입찰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MBC 여의도 방송센터 부지는 서울시 최고 노른자위 땅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랜드마크 지역 확보에 사활을 건 대형 건설사로선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는노릇이다.MBC 신사옥추진본부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여의도 사옥 매각을 결정했다”면서 “조만간 매각 주간사를 선정해 본격 매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여의도 MBC 부지는 1만7521㎡(5383평)로 연면적은 5만4380㎡(1만6450평)다. 바로 옆 통일주차장 부지에 영국계 부동산 개발 회사 스카이랜이 지상 69층 규모의 상업 시설 파크원(Parc-1)을 짓고 있으며 바로 건너편에는 AIG 자회사인 AIG 글로벌부동산(Global Real Estate)부문이 시행하는 서울국제금융센터(SIFC)가 들어선다.당초 MBC는 여의도 방송센터 부지를 개발하느냐, 매각하느냐를 놓고 다각도로 저울질해 왔으나 최근 ‘매각’으로 결론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에는 경기 침체로 광고 수입이 줄어든 데다 오는 2013년 3월 상암동에 들어서는 신사옥 건설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내년 3월에 착공에 들어가는 상암동 신사옥은 연면적만 14만8761㎡(4만5000평)로 MBC는 이곳에 지상 14층짜리 초현대식 방송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이는 여의도 방송센터의 3배에 달하는 규모로 상암동 신사옥에는 MBC 자회사들과 봬ダ繭瓚鎌? 일본 후지TV, 중국 CCTV 등이 입주한다.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상암동 사옥의 총공사비는 땅값을 포함해 4500억 원이며 여기에 이전에 따른 디지털 방송 장비 교체 등의 비용까지 합쳐지면 이전 비용이 8000억~9000억 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재 MBC는 토지 대금의 반만 납입한 상태여서 자금 조달이 시급한 과제다. 이 때문에 MBC는 방송센터 맞은편 경영센터 건물을 매각하기 위해 신영에셋을 주간사로 선정하는 등 자금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지하 4층, 지상 16층, 연면적 2만2747㎡(6881평)인 MBC 경영센터는 현재 국내외 기관투자가 3~4곳이 매수 의향을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여의도 방송센터 땅값은 현재 3.3㎡당 1억~1억5000만 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중심상업지구로 기본 용적률만 600%여서 개발에 따른 메리트는 충분하다는 것이 관련 업계의 공통된 입장이다.MBC 여의도 사옥 이전이 가시화되면 여의도 일대 아파트 값은 일대 격랑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이미 서울시가 한강변 아파트 재개발을 선언한 직후 아파트 값이 큰 폭으로 뛴 여의도로선 중심지에 위치한 MBC 부지까지 개발될 경우 강남을 뛰어넘는 유망 주거지로 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강남과 연결되는 9호선 개통이 임박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국회의사당 부지를 제외한 나머지 부지 397만6000㎡를 중심업무지구(28만8000㎡)와 지원업무지구(50만9000㎡) 배후주거지구(65만8000㎡)로 구분해 개발할 계획을 이미 발표한바 있다. 여의도 대교공인 관계자는 “서울시 공공성 회복 선언 이후로 여의도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면서 투자 목적으로 매물을 찾는 수요가 늘어났다”면서 “교통 여건이 개선되면서 전세 값으로 대표되는 실거주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는 모습”이라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거래량도 크게 늘었다. 지난 2개월 사이 여의도 아파트 거래 건수는 100여 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대략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자이공인 오창훈 중개사는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됐지만 서울시 공공성 회복 선언 이후 크게 주목받기 시작했다”면서 “강남에 대한 부동산 투기 규제 해제가 사실상 물 건너간 것도 여의도 아파트로 돈이 몰리는 이유”라고 설명했다.지난 4월 7억6700만 원에 거래된 한양아파트 110㎡(33평)는 현재 9억 원까지 호가가 올랐다. 대교아파트 96㎡(29평)도 매매 값이 연초 7억 원이었던 것이 지금은 9억 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삼익, 은하 등 재건축 예정인 대규모 단지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들 단지는 대지 지분이 넓어 재건축에 따른 개발 이익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상된다.한강공인 최재경 중개사는 “상업 지구에 포함된 서울아파트도 3.3㎡당 매매 값이 4000만 원이나 된다”며 “공공성 회복 선언 이후 주거지역 아파트에 가려 관심도가 떨어졌지만 실수요가 커 여전히 매물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서울시 공공성 회복 선언에 따르면 여의도는 국제업무단지로 개발돼 재건축 시 용적률 600%가 적용된다. 다만, 개발 면적의 35~40%는 시에 기부채납해야 한다.KBS 별관 개발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당초 KBS는 별관을 민간 자본을 유치해 공동으로 개발할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감사원이 수도권정비계획, 방송법 등 관련 법령을 근거로 개발에 브레이크를 걸면서 계획이 전면 보류됐었다.감사원 감사에서 지적 받았듯 문제는 공영방송이 부동산 개발에 나서게 될 경우 불거질 여론의 역풍이다. 공영방송이 부동산 투기를 부채질한다는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KBS가 가장 염려하는 부분도 바로 이 점이다. 애초부터 KBS는 부지 매각보다 민간 자본과 공동 개발로 별관을 재건축해 방송 관련 시설을 제외한 나머지 면적은 장기 임대 후 기부채납받는 방안을 모색해 왔다. 관련 업계에서는 민간 자본을 유치해 프로젝트를 시행한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사례를 들며 “수신료 인상보다 부동산 개발을 통해 수익원을 창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한 대형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난 1978년 건물이 지어져 재건축 시점은 됐다”면서 “일본 아사히TV 등도 공동 개발 방식으로 사옥 건립을 추진한 만큼 개발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다.KBS 별관 부지 면적은 2만7108㎡(8200평)로 바로 앞에 지하철 9호선 역사가 들어서 있어 개발에 따른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에 방송사 수익 사업 다각화에 대한 부분이 포함돼 있어 법 개정 결과에 따라 별관 재건축이 재추진되는 것도 배제할 수 없다. KBS 관계자는 사적인 견해임을 밝히면서 “부동산도 큰 틀에서 보면 방송 시설로 볼 수 있다”며 “1970년 지어진 본관 뒤 연구동도 재개발 논의를 시작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이 밖에도 여의도에서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관이 한창 재건축 중이다. 지난 1979년 완공된 이 건물은 재개의 상징으로 새 회관은 지하 6층, 지상 54층 규모로 오는 2012년 완공이 목표다.한편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파크원과 서울국제금융센터는 글로벌 금융 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공사가 답보 상태다. 파크원은 재무 파트너인 미래에셋이 추가 자금 지원을 철회하면서 대체 투자자를 찾아야 할 고민에 빠졌다. 서울국제금융센터는 AIG가 개발 프로젝트를 전담하고 있는 자회사 AIG GRE에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송창섭 기자 realsong@kbizweek.com